이찬수 목사 "대형 교회 해체 선포 이슈화 곤란"
이찬수 목사 "대형 교회 해체 선포 이슈화 곤란"
  • 정재원
  • 승인 2012.07.09 0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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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준 절차 밟기 전 보도에 아쉬움…교계 환영, '목사 중심적인 발표' 지적도

   
 
 

▲ 이찬수 목사는 대형 교회 해체 발언과 관련하여 "이벤트화 또는 이슈화는 곤란하다"며 "10년 뒤에 완성될 일을 벌써 떠벌리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 (분당우리교회 설교 동영상 갈무리)

 
 

분당우리교회 이찬수 목사는 지난 7월 1일 설교 시간에 했던 대형 교회 해체 발언이 화제가 되는 것에 대해 당혹스러움을 나타냈다. 이 목사는 7월 6일 자신의 트위터(@ChanSooLee153)에 글을 올려 "지난주 설교 시간에 던졌던 '선포'는 앞으로 우리 교회 방향에 대한 '선언적 의미'가 크기 때문에 이런 식으로 '이벤트화', 혹은 '이슈화'는 곤란하다"며 "10년 뒤에나 완성될 일을 벌써 이런 식으로 떠벌리는 것은 결코 옳지 않다"고 했다.

이 목사는 "이제 정식으로 절차를 밟아, 당회와 순장님들과 전 성도님들이 축제처럼 이 일에 대해 한마음으로 '인준 절차'를 밟아야 하는데, 기사가 너무 앞서나간 것이 야속하다"고 했다. 하지만 "이 일조차도 하나님의 뜻으로 믿고 수용하기를 원한다"며 "이제부터라도 조용히, 그리고 내실 있게 하나님 뜻을 구하면서 답을 찾아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 목사의 대형 교회 해체 선언과 650억 원에 매입한 교육관을 되팔아 한국교회와 사회에 환원하겠다는 발언이 교계 안팎으로 큰 환영을 받는 가운데, 일부에서는 목사 중심주의라고 지적하거나 10년 뒤로 미루지 말고 지금부터 구조적으로 개혁을 단행하라는 적극적인 주문도 나왔다.

전강수 교수(대구가톨릭대)는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이 목사의 교회 해체 소식을 전하며 "내용만 보면 아주 선한 결정을 했다"고 평하면서도 "이 중요한 결정을 그가 어느 새벽에 혼자서 결단했다"는 점에서 문제가 있다고 봤다. 교인들과 사전에 논의 과정을 거치지 않은 채 결정을 내린 건 "극단적인 목사 중심주의의 또 다른 표현"이라는 것이다.

전 교수는 "교회 개혁을 위해 교회 규모를 줄이고 교회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목사 중심주의를 타파하는 것, 즉 목사를 교회 내 많은 직임 가운데 하나로 되돌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전 교수는 이 목사가 교인들과 토론하는 과정을 거쳤어도 결론은 같았을 거라며, 교인과 소통하기 전에 중요한 교회 방향을 발표한 것에 진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젊은 목회자들은 이번 선언을 의미 있게 받아들이면서, 교회 개혁을 뒤로 미루지 말고 지금부터 구조적으로 추진할 것을 바랐다. 김요한 목사(새물결교회)는 "이번 선언에 대한 홍보(?) 효과로 당장 이번 주부터 분당우리교회는 더 많은 사람이 몰려 올 것"이라며 "10년 후에 (교회 해체를) 시작할 것이 아니라 지금 시작해서 10년 후에 자리를 잡게 하겠다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진오 목사(더함공동체)도 "벌써 2만 명인데 10년 후가 되면 감당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이런 목회가 꿈이 되고 방향이 되기보다는 처음부터 분립을 염두에 두고 구조를 만들어, 감당할 수 있는 내용과 방향으로 가는 게 좋겠다"고 했다.

정재원 / 한국 <뉴스앤조이> 기자

* 이 기사는 한국 <뉴스앤조이>에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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