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로서 첫 발을 내딛습니다”
“기자로서 첫 발을 내딛습니다”
  • 오경환
  • 승인 2012.08.19 21:42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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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오경환 필라 주재기자…‘불편한 진실과 마주하기’

   
 
 

▲ 기자로서 첫 발을 내딛습니다. 설레는 마음과 동시에 두려운 마음도 있습니다. 모르는 것도 많고 배워야 할 것도 많습니다. 무거운 책임감이 필요한 자리입니다. 두렵고 떨리는 마음으로 시작합니다. ⓒ미주뉴스앤조이 오경환

 
 
모난 돌이 정 맞는다’라는 속담이 있습니다. 융통성 없이 고집스럽게 굴거나 기존의 인습에 저항하고 거스르면 어려움을 당한다는 뜻입니다. 오랜 친구에게 <미주뉴스앤조이> 기자로 일하고 싶다 이야기하자, 완곡한 어조로 만류하며 들려준 말입니다. 친구의 심정은 충분히 이해했지만, 감히 이 일에 도전해 보고 싶었습니다.

아버지는 제가 첫 돌을 맞기 전 교회를 개척하셨고 지금도 그 교회를 섬기고 있습니다. 저는 학부에서 신학을 전공했고, 졸업한 지금도 신학을 공부하고 있습니다. 저는 어렸을 적부터 교회에서 자라고 성장하였습니다.

교회는 하나님의 몸이자 믿는 자들의 신실하고 복된 공동체였습니다. 대학에 입학한 뒤, 세상이 도리어 교회를 걱정하는 불편한 진실과 마주했습니다. 상식조차 통하지 않는 교회의 모습과 거룩을 상실한 채 세속화된 교회를 보며 가슴이 아팠습니다. 저는 하나님이 결코 포기하지 않으시는 교회를 섬기기를 소망하게 됐습니다. 교회와 세상의 관계, 한국교회의 수많은 문제 등을 고민했습니다. ‘교회 개혁’이란 주제가 제 심장을 삼킨 것입니다.

최근 한국에선 용산참사 문제를 다룬 독립영화 ‘두개의 문’이 상영됐습니다. 영화 상영을 마친 후, 관객들과 감독이 함께 이야기를 하는 도중 토론자 중 한명인 정혜신 정신과 의사가 ‘노이로제’라는 표현을 언급하였습니다. 정신의학에서 이 말은 ‘정당한 고통을 회피한 대가’라는 뜻으로 쓰인다고 합니다. 교회 안에도 우리가 치러야 할 정당한 고통이 있습니다. 우리는 현재 교회가 마땅히 치러야 할 고통을 회피하여 2차·3차 트라우마를 겪고 있습니다. 교회 안에서 비상식적이고 비윤리적인 일들이 버젓이 일어납니다. 강단에서는 자의적인 성경 해석과 탐욕의 복음이 선포되고 있습니다. 저는 독자들이 교회의 불편한 진실을 마주하여 끊임없이 불편하게 만들려고 합니다. 동시에 교회의 역할과 본질에 대해 나눌 수 있는 열린 소통의 장을 만들고자 합니다.

제가 살고 있는 필라델피아에는 많은 교회가 있습니다. 뉴욕·뉴저지·델라웨어·워싱턴 DC·메릴랜드·버지니아 등 멀지 않은 곳에도 많은 교회가 있습니다. 저는 이 지역의 다양한 이슈들을 취재하여 소개하려고 합니다. 이민 1.5세와 2세의 정체성 갈등과 같은 사회 문제도 함께 다뤄보려 합니다. 건강한 교회를 지향하며 노력하는 곳도 소개하려 합니다. 이민교회가 나아가고 추구해야 할 방향을 함께 나눴으면 좋겠습니다.

기자로서 첫 발을 내딛습니다. 설레는 마음과 동시에 두려운 마음도 있습니다. 모르는 것도 많고 배워야 할 것도 많습니다. 무거운 책임감이 필요한 자리입니다. 두렵고 떨리는 마음으로 시작합니다. 성실함과 겸손함으로, 또 치열함과 냉정함을 잊지 않겠습니다. 기자의 책무를 다하겠습니다. 애정 어린 조언과 격려로 이 일에 함께 동참해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오경환 / <미주뉴스앤조이> 필라델피아 주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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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rles 2014-12-31 23:32:45
모난돌이 아니라 bad apple이라는 표현이 맞을듯 싶다 불난 교회에 "불이야"하면서 떠들면 누가 좋아하겠냐! 다루는 이슈나 사건들은 신앙생활에 전혀 도움되지 않는 비난과 비방이 주된 기사로 대부분 흥미위주나 논평들, 현장취재는 전무후무한 기사를 누가 보며 한 개인의 개인사업장같은 "기독교언론사"를 누가 좋게보겠냐. 최소한 밥값과 촌지를 찾는 기자는 되지말아야지
지나가다 옛기사가 눈에 띄어 적어 본다

김준원 2012-08-23 23:06:48
귀한 발걸음에 격려를 더합니다^^ 때로는 정맞을 수도 있겠지만 지금껏 보고 듣고 경험하며 생각하고 느끼고 결심한 것들 잃지 말고 주어진 사명 위해서 꿋꿋이 나아가는 오기자님 되기를 소망합니다^^

귀하게 쓰이시기를 2012-08-22 01:43:43
진정한 기독교 신문의 지사의 사역도 선지자들의 목소리를 현대에 전하는 것입니다. 욕을 먹고, 보이지 않는 돌에 맞아야 할 때가 많을 것입니다. 그러나 꿋꿋하게 정론을 펼치시기를 바랍니다. 하나님과 응원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