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대한감리회(감리회) '세습 방지법' 입법안이 공개되자 언론은 일제히 환영하며 교회 세습 관행이 없어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자 지난 2008년 아들 김정민 목사에게 교회를 물려준 김홍도 목사(금란교회)가 발끈했다. 김 목사는 9월 1일 자 <조선일보> 22면에 '시기가 왜 무서운 죄인가?'라는 전면 광고를 내 세습을 옹호했다.
신문지 한 면을 빼곡히 채운 글의 90%는 '시기의 무서움'을 설명하는 데 할애됐다. 김 목사는 가인, 사울 등 질투 때문에 범죄를 저지른 성경 속 인물들과 공산주의 혁명, 일본의 독도 소유 주장 등을 나열하고 "시기를 잘 다스리지 않으면 엄청나게 무서운 결과를 가져온다"고 역설했다.
김 목사는 "세습을 하면 인간을 죄짓게 하는 시기를 막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목사도 사람인지라 후임으로 온 목사가 너무 잘하면 질투가 나는데, 아들이나 사위가 하면 흐뭇한 마음이 들어 나쁜 마음이 생기지 않는다는 것이다. 반면에 전혀 관계없는 사람이 후임자가 되면 서로 시기하는 탓에 교회가 편할 수 없다는 논지를 폈다.
김 목사는 지난 4년간 감리회가 파행한 원인도 시기심이라고 말했다. 사람들이 "김선도·홍도·국도 등 왜 한 가문에서 감독회장을 해 먹게 두느냐"며 방해하는 바람에 김국도 목사가 투표에서 많은 표를 얻었음에도 취임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김 목사는 "시기하는 사람은 하나님이 심판하신다"며 "시기심이 일어날 때마다 빨리 기도하여 물리치고 마귀를 쫓아내야 한다"는 말로 변명을 마쳤다.
▲ 아들에게 교회를 물려준 김홍도 목사가 세습을 옹호하고 나섰다. 김 목사는 <조선일보>에 전면 광고를 내고 "세습은 시기심을 막는 방법"이라고 주장했다. (<조선일보> 갈무리) | ||
김은실 / 한국 <뉴스앤조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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