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뉴욕에 청년들이 살고 있다
[취재수첩] 뉴욕에 청년들이 살고 있다
  • 전현진
  • 승인 2012.12.09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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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에 연이은 청년 행사… 청년 눈높이 맞춰줄 사역자가 필요하다

   
 
 

▲ 뉴욕 청년들이 스스로 크리스천 문화를 만들어가고 있다. 사진은 12월 7일부터 열린 청년연합집회 'Blessing New York'. ⓒ미주뉴스앤조이 전현진

 
 
<미주뉴스앤조이> 취재 현장엔 늘 근엄한 목사들과 장로들이 있었다. 미국에 온지 5개월이 조금 안된 기자는 그들에게 한 가지 공통적인 인상을 받았다. 한국의 목회자들보다 더 보수적이라는 점이다. 모두 그런 것은 아니지만, 그들의 신앙과 가치는 언뜻 한국의 그것보다 딱딱했다.

취재하며 만난 한인들은 이런 현상에 대해 다들 같은 해석을 내놨다. '70년대에 미국으로 온 사람은 70년대에, 80년대에 온 사람은 80년대에서 시간이 멈춘 것'이라고. 그래서일까. 교계 목회자들의 모습에서 한국에선 이미 자취를 감춘 구태도 보였다.

한 1.5세 목회자는 이런 구태의 영향이 엉뚱한 곳으로 튀고 있다고 평가한다. 청년들이 교회를 떠난다는 것이다. 1.5세와 2세들은 개혁적이고 개방적인 청년 본연의 성향이 있기 때문에, 소통이 되지 않는 목회자들의 모습에 교회를 떠나거나, '선데이 크리스천'으로 전락한다는 것이다.

   
   
 
 

▲ 청년들의 눈높이에서 신앙과 삶에 깊이를 더해줄 목회자들이 필요한 시점이다. 사진은 청년 집회 인기 강사인 박수웅 장로. 박 장로는 블레싱 뉴욕 집회에서 청년들의 연애 상당에 나서 호응을 이끌어냈다. ⓒ미주뉴스앤조이 전현진

 
 
많은 1.5세 목회자들이 1세 목회자들과의 갈등으로 사역지를 떠나는 것도 한인 사회를 가로지르는 세대 갈등의 단면이다. 청년의 열정을 갖고 있던 1.5세(혹은 2세) 목회자들이 70~80년대 한국 목회 스타일을 고수하는 1세 목회자들과 깊은 소통이 어렵다는 말이다.

교회에 모이는 청년들은 더 이상 설교를 들으러 오는 것이 아니다. 그들을 잡아주는 것은 또래들이 모이는 소그룹이고, 찬양이며, 하나님의 은혜이기도 하다. 청년 사역을 전담하는 젊은 목회자들이 있지만, 이들 역시 교회 안에선 소수자이다. 이런 상황에서 청년들이 스스로 신앙의 활로를 찾아 나서고 있다.

12월 7일부터 열린 청년 연합 집회 'Blessing New York'(블레싱 뉴욕)과 뉴욕장로교회 청년부에서 주관한 '뉴욕크리스천영상제'에는 뉴욕을 살아가는 청년들의 고민이 비친다. 두 행사 모두 청년들이 주도적으로 준비하고 만들어갔다. 준비에서 기획, 행사 실무까지, 청년들은 자신의 신앙과 문화를 세우기 위해 분투했다. 그들이 속한 교회와 교계는 크고 작은 후원과 지원을 했을 뿐이다. 스스로 만들어가는 행사에서 그들은 성장하고 있다고 말한다.

   
 
 

▲ 12월 8일 열린 뉴욕장로교회 청년부가 주관한 '뉴욕크리스천영상제'. 이날 행사는 기획부터 진행까지 청년들이 직접 나서 준비했다. 사진은 행사를 위한 식사 준비를 하고 있는 청년들. ⓒ미주뉴스앤조이 전현진

 
 
뉴욕에 청년들이 살고 있었다. 더 많은 청년들이 숨어 있다. 청년들 스스로 만들어가는 행사로 부족함이 있다. 많은 청년들이 찬양을 부르고 기도하며 말씀을 사모하고, 세상과 다른 문화와 삶을 만들고 있지만, 상황이 어렵다. 청년의 때는 교회 사역을 도맡아 하는 '노동'의 시간이 아니다. 다음 세대를 이끌어갈 하나님의 자녀들이 꿈과 희망을 품는 시간이다. 새 시대에 태어난 청년들의 성장을 도와줄 목회자들과 리더가 필요하다. 목회자들이 새롭게 눈을 떠야 하는 이유다.

전현진 기자 / jin23@www.newsnjoy.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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