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정현 목회학 박사 논문, 대체 누구 작품인가
오정현 목회학 박사 논문, 대체 누구 작품인가
  • 김은실
  • 승인 2013.04.08 23:23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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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목사와 기획실 소속 교인이 만든 자료 사용…논문 파일 작성자는 부목사 이름

남아공 포체프스트룸대학 신학 박사 논문 상당 부분을 표절한 미국 바이올라대학 목회학 박사 논문도 오정현 목사가 순전히 자기 힘으로 작성하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 정황이 포착되었다. 목회학 박사 논문에서 표절이 발견되지 않은 부분은 절반에 못 미치는데, 그 일부마저 다른 사람이 작성한 셈이다.

목회학 박사 논문의 부록(Appendix B)내용은 당시 미국 남가주사랑의교회 기획실 소속 부목사와 교인이 만든 자료를 일부만 수정한 것이다. 문제는 작성 과정이나 작성자에 관한 설명이 논문 어디에도 없다는 것이다.

1999년 봄, 남가주사랑의교회 기획실에서 일하던 박현수 씨(가명)와 김종석 목사(가명)는 제자 훈련을 받은 교인 143명을 상대로 훈련 만족도를 평가하는 설문 조사를 했다. 질문지는 박 씨와 김 목사가 함께 만들었고, 설문 결과를 바탕으로 통계 자료를 만든 뒤 영어로 번역하는 일은 박 씨가 맡았다.

박현수 씨와 김종석 목사는 자신들이 만든 자료가 오 목사 논문에 들어간 줄 몰랐다. 박 씨는 "교회 안에서 사용할 자료라고 생각했다. 다만 설문 조사 결과를 영어로 번역하라고 해서 외부로 제출하려는가 보다 생각했다"고 말했다.

한 신학대학원 교수는 "사회과학적 분석을 할 때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을 수는 있지만, 도움을 준 사람을 알리지 않고 자신이 쓴 것처럼 한 것은 정당하지 않은 자료 사용이다"고 지적했다. 또 "비록 다른 사람이 쓴 부분이 논문에 부록으로 첨부된 자료(Appendix B)라고 해도, 이론을 토대로 목회 현장을 성찰하는 목회학 박사 논문에서는 중요한 부분인데, 다른 사람이 썼다는 건 논문의 의의가 상실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오정현 목사의 목회학 박사 논문에 다른 사람의 자료가 쓰였다는 사실을 뒷받침하는 내용은 또 있다. '오 목사의 논문 초고(Pastor Oh's dissertation draft)'란 이름의 컴퓨터 파일 묶음이다.

파일 묶음은 오정현 목사의 목회학 박사 논문과 매우 유사한 형태로 정리되어 있으며, 내용도 상당히 비슷하다. 파일 묶음 안에는 박현수 씨가 작성한 자료를 포함해 총 9개의 문서 파일이 있는데, 각 파일의 내용은 목회학 박사 논문의 장과 많은 부분이 일치한다.

파일들을 분석한 결과를 보면, 파일 작성자는 오정현 목사가 아닌 다른 사람이다. 설문 결과를 정리한 파일 작성자는 박현수 씨로 되어 있고, 나머지 파일의 작성자는 박 씨와 같이 설문 조사를 한 김종석 목사로 되어 있다. 파일을 마지막으로 수정한 사람도 김 목사다. 일부에는 'Jung Oh'라는 이름으로 수정한 기록이 있다.

그러나 김종석 목사는 <뉴스앤조이>와의 통화에서, 오정현 목사의 목회학 박사 논문 파일을 작성한 적이 없다고 했다. 오 목사의 신학 박사 논문을 일주일간 교정한 적은 있지만 목회학 박사 논문은 본 적이 없다고 했다. 부목사들은 업무량이 많았기 때문에 다른 일을 할 겨를이 없었다는 말도 덧붙였다.

설문 조사를 한 건 기억했다. 교인들이 제자 훈련에 만족하지 못한다는 말이 나와서 평가를 제대로 해 보자는 생각에 1999년부터 매년 교회 차원에서 벌인 설문 조사라고 했다. 김 목사는 "담임목사가 자신의 교회에서 한 설문 조사 결과를 논문에 사용할 수 있지 않으냐"고 말했다.

컴퓨터 문서에 자신의 이름이 남은 이유를 묻자, 기억이 전혀 나지 않는다고 했다. 김 목사는 혹시 자신의 컴퓨터를 오정현 목사에게 주어서 그런 게 아니겠느냐고 조심스레 추측했다.

그러나 컴퓨터 파일은 모두 1999년 봄부터 가을까지 작성되거나 수정됐다. 1999년은 남가주사랑의교회가 새 예배당으로 이사한 해로, 교역자들의 컴퓨터를 모두 새로 산 시기다. 교역자들이 굳이 서로 컴퓨터를 바꿔야 할 필요가 없었다. 당시 남가주사랑의교회에서 일했던 한 목사는 "부목사들 간에 컴퓨터를 바꾸는 일이 없었고, 담임목사와 부목사가 컴퓨터를 바꾸지도 않았다"고 기억했다.

오정현 목사의 글에 부목사가 연루된 일은 전에도 있었다. 오 목사는 1995년 월간지 <빛과 소금>에 '미국 문화 읽기'라는 주제로 1년간 글을 연재했다. 이 글 중 일부분은 수석 부목사의 지시로 부목사들이 작성했다. 자신의 글이 오 목사 이름으로 발표된 사실을 나중에 알게 된 부목사 한 명이 문제를 제기했지만 교회는 별다른 조처를 하지 않았다.

부목사가 쓴 글이 자신의 이름으로 연재된 사실은 오정현 목사도 간접적으로 인정했다고 한다. 오 목사는 지난해 사랑의교회 당회가 구성한 조사위원회가 이 사건을 조사했을 때 "수석 부목사와 부목사들이 합의해서 글을 작성해 주기로 했는데 나중에 말을 바꾸었다"고 항변했다고 알려졌다.

<뉴스앤조이>는 목회학 박사 논문에 다른 사람이 만든 자료가 아무런 설명 없이 들어가 있는 점에 대해 오정현 목사의 반론을 듣고자 질문을 보내고 답변을 기다렸다. 오 목사 측은 질문한 내용을 파악하기 어려워 답하기 곤란하다고 답했다.

김은실 기자 / 한국 <뉴스앤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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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그만 2013-04-14 15:26:17
이제 오목사 이야기 그만 할 때 되지 않았나요? 꼭 이렇게까지 파헤쳐야 하나요?

사임시켜야하나요 2013-04-14 07:49:41
오 목사 논문 표절한 것 본인이 시인하고 당회에서 치리했으면 하나님께 그의 앞날을 맡기는 믿음도 있어야 되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꼭 오목사를 사임 시켜야 속이 시원하겠습니까? 뉴스 n 죠이가 뉴스 n Kill 같아요.

김집사 2013-04-11 02:19:25
오목사, 니 와이라노?
도대체 끝이 어디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