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천지 비유 풀이 제대로 알고 속지 말자
신천지 비유 풀이 제대로 알고 속지 말자
  • 한경민
  • 승인 2013.04.23 2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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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기독교사연구소·미래목회포럼, '신천지의 이단성과 성경 해석 비판 포럼'...신현욱 소장 "신천지의 비유 풀이는 말장난"

   
 
 

▲ 한국기독교사연구소와 미래목회포럼이 개최한 '한국교회 이단 사이비 운동 비평 심포지엄'이 4월 22일 신반포중앙교회에서 열렸다. ⓒ뉴스앤조이 한경민

 
 
"원숭이 엉덩이는 빨개, 빨가면 사과, 사과는 맛있어…비행기는 높아, 높으면 백두산"

여자아이들이 고무줄놀이를 할 때나 남자아이들이 콧노래로 많이 불렀던 추억의 노래다. 이 노래는 사물의 특성을 연관 지어 낱말을 계속 이어 나가는 방식의 놀이로 쉽고 재미있어 어린아이들에게 인기가 많았다. 그러나 이 노래를 부르면서 원숭이 엉덩이가 진짜 백두산이라고 믿는 아이는 아무도 없었다. 누구나 알듯 원숭이 엉덩이와 백두산은 전혀 다른 실체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만약 누군가 이 노래처럼 성경을 해석한다면 어떨까. 그리고 노래 속 원숭이 엉덩이가 백두산이 되어 버리는 것처럼, 성경에 기록된 재림하실 주님이 전혀 다른 누군가가 되어 버린다면 어떻게 될까. 무턱대고 그렇게 믿거나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 것 같지는 않다. 그러나 신천지의 교육을 듣다 보면 그렇게 된다고 신현욱 소장(한국기독교이단상담소 협회 구리상담소장·신천지대책전국연합 대표)은 주장했다.

한국기독교사연구소와 미래목회포럼이 4월 22일 개최한 이단·사이비 비평 심포지엄에서 신 소장은 위와 같이 얘기하며 신천지의 성경 해석을 비판했다. 신 소장은 1984년 신천지에 입교해 20여 년간 신천지 안에서 교리 교육을 담당하다 2006년 탈퇴한 신천지 전문가다. 신천지가 단어와 문맥, 시대적 상황에 대한 이해 없이 필요한 단어들만을 선별하고 연결해서 아전인수 격으로 성경을 해석한다고 신 소장은 주장했다. 또한, 신천지의 이런 낱말 위주의 비유 풀이는 이만희 씨를 성경의 재림 주로 여기게 하는 데 이용된다고 그는 덧붙였다.
   
 
 

▲ 신현욱 소장은 신천지에 오랫동안 몸담았던 전문가로서 신천지의 왜곡된 성경 해석과 비유 풀이에 대해 강의했다. 신 소장은 "신천지는 자신들이 주장하고자 하는 것을 성구를 이용하여 성경적으로 포장할 뿐 전혀 성경적이지 않다"고 강조했다. ⓒ뉴스앤조이 한경민

 
 
신 소장은 마태복음 13장의 겨자씨 비유를 예로 들며 신천지의 성경 해석 방법을 설명했다. 그는 이 본문에서 예수님은 천국을 '겨자씨'에 비유했지만, 신천지는 겨자를 빼 버리고, '씨'에만 집중한 다음 성경의 다른 본문을 가져와 씨를 '하나님의 말씀'으로, 씨가 뿌려진 밭은 '사람의 마음'으로, 큰 나무는 '거듭난 사람', 하늘의 새는 '성령'으로 풀이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그것을 다시 조합해 어떤 사람(밭)이 하나님의 말씀(씨)을 받아 거듭나면(나무) 성령(하늘의 새)이 깃들게 된다는 말도 안 되는 결론을 내린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러한 비유 풀이는 결국 이만희 씨가 천국의 비밀을 깨닫고 거듭난 사람이라는 것을 설명하는 데 이용된다고 말했다.

신천지의 이런 성경 해석 방식은 논리적 비약이 심해 오류도 있다. 신 소장은 이만희 씨가 계 8:1의 '반 시'라는 단어를 시의 한자 뜻이 '때'이고 때라는 단어는 다른 성경 구절에서 '1년'으로 나오기 때문에 반 시를 6개월로 해석했다고 한다. 그러나 이것은 터무니없는 논리적 비약이다. 영어 성경에는 요한계시록 8장 1절의 ‘반 시’가 30분이라고 나온다. 신 소장이 신천지에 있을 때 이 문제를 지적하자 이만희 씨가 주장한 6개월은 30분으로 수정됐다고 한다.

   
 
 

▲ 심포지엄에 첫 강연자로 나온 이승구 교수는 신천지를 명백한 이단이라고 규정했다. 이 교수는 "신천지가 예수님과 성령님, 삼위일체뿐 아니라 거의 모든 교리와 성경 구절들을 왜곡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뉴스앤조이 한경

 
 
신학자의 눈으로 본 신천지의 성경 해석도 심각했다. 포럼에 첫 강연자로 나선 이승구 교수(합신대 조직신학)는 신천지를 명백한 이단이라고 말했다. 성경의 구절들을 교묘하게 끼워 맞춰 이만희 씨를 재림 주로 믿게 하고, 오직 신천지에만 구원이 있다고 주장하기 때문이다. 그는 "단언하건대, 신천지는 성경을 따라가지 않으며, 항상 거짓으로 성경을 왜곡하고 있다"고 결론을 내렸다.

이런 말장난과 같은 비유 풀이에 많은 기독교인이 성경적이라고 생각하고, 매력을 느껴 신천지에 넘어간다. 신 소장은 기독교인들 대부분이 성경 구절을 인용하기만 하면 성경적이라고 생각하고, 생소한 내용을 접하면 신비감을 갖게 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현상은 성도들이 성경적이라는 말에 대한 오해와 비유에 대한 무지, 전통적인 해석에 대한 불신과 영적인 갈급함 등 복합적인 요인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그는 주장했다. 따라서 신천지의 이단적 가르침에 대한 주의도 필요하지만, 한국교회 내부의 잘못도 함께 성찰할 수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모든 강의가 끝나고 한 청중이 교회에 들어와 있는 신천지를 구별하고 막을 방법에 대해 질문했다. 이에 대해 신 소장은 "이미 들어와 있는, 혹은 들어오려고 하는 신천지를 막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대부분 전도받아 온 것처럼 위장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신천지를 막을 가장 나은 방법은 신천지에 대한 예방 교육을 철저히 하는 것밖에는 없다"고 답했다. 덧붙여 교회가 성경 해석에 대한 바른 이해와 왜곡된 비유 풀이에 대한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경민 기자 / 한국 <뉴스앤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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