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기총, 이단 세탁소가 되려 하나
한기총, 이단 세탁소가 되려 하나
  • 이규혁
  • 승인 2013.10.07 12:18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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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송대책위원장 허호익 교수, "설립 취지도 상실"

   
 
 

▲ 10월 5일 방송 예정인 CBS '크리스천 NOW'에 한기총소송대책위원회 위원장 허호익 교수가 출연했다. 허 교수는 한기총이 다락방 같은 이단을 해제하는 것을 보고 전국의 신학자들이 심각한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뉴스앤조이 이규혁

 
 
한기총소송대책위원회 위원장 허호익 교수(대전신학대학교)가 CBS '크리스천 NOW'에 출연해, 지금을 전례가 없을 정도로 이단이 발흥하는 시대라고 규정했다. 허호익 교수는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대표회장 홍재철)가 다락방 같은 이단을 해제하는 것을 보고, 전국의 신학자들이 심각한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뉴스앤조이> 김종희 대표는 한기총이 홍재철 대표회장 체제 이후 이단 세탁소가 되고 있다며 우려를 표명했다.

전국 25개 대학 교수 172명은 지난 7월 9일 한기총의 다락방 이단 해제를 비판하는 성명을 냈다. 같은 날 한국복음주의신학회 등 6개 학회도 연합 기구인 한기총이 이단을 결정하거나 해제할 자격이 없다는 취지의 성명을 발표했다. 한기총은 이날 성명에 반발하며 8월 1일 대학 교수 172명과 6개 학회, 그리고 소속 대학 24개 법인에 명예훼손으로 10억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허호익 교수는 신학자들이 집단으로 이단 관련 성명을 발표한 일도, 집단으로 소송당한 일도 유례를 찾기 힘들다고 했다. 그만큼 위기 상황이고 심각한 일이라고 했다. 그는 한국교회가 지금처럼 이단으로부터 흔들린 일이 있었는지 반문했다. 김종희 대표는 지금의 한국교회가 취약하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김 대표는 "건강이 약하기 때문에 바이러스에 맥을 못 춘다"고 설명했다.

   
 
 

▲ 허호익 교수는 한기총이 자신들에게 반대하거나 비판하는 그룹들에게 소송으로 재갈을 물리려고 한다며 비판했다. ⓒ뉴스앤조이 이규혁

 
 
김종희 대표는 이단을 해제하고 가입시키는 한기총의 무리수를 욕망과 욕망의 만남으로 해석했다. 잇따른 교단 탈퇴로 입지가 좁아지는 한기총의 조직 확장 욕망과 주류로 편입하고 싶은 이단의 욕망이 맞아떨어지고 있다는 뜻이다. 그는 한기총이 이단의 온상으로 변질하는 게 아닌지 우려했다.

교단이 정한 이단, 멋대로 해제하고 가입시키는 한기총

한기총의 이단 해제가 논란이 된 것은 201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한기총은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통합‧합신 등으로부터 교류 금지 및 이단성이 있다는 판정을 받은 장재형 씨와 예장합동‧백석 등으로부터 이단 및 교류 금지 판정을 받은 변승우 씨에게 '이단 무혐의' 결정을 내려 물의를 빚었다.

홍재철 대표회장 체제 이후 한기총이 이단 해제를 한 다락방은 여러 교단으로부터 이단 판정을 받은 단체다. 한기총이 다락방 이단 해제에 나선 것은 작년 12월 28일이었다. 이날 다락방 류광수 씨는 한기총이 주관한 신학 사상 검증회에서 "죄송하다. 한국교회와 함께 가겠다"는 공개 사과를 했다. 뒤이어 2013년 1월 14일 한기총 실행위원회는 다락방 이단 해제를 선언했다.

가입 교단이 정한 이단 및 교류 금지 판정을 무시한 채, 다락방을 이단 해제한 한기총에게 교단들의 비판이 쏟아졌다. 예장합동은 공식적인 유감을 표명했으며, 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 이승구 교수는 6월 20일 'C채널 이슈를 보는 창' 인터뷰에서 다수 교단이 이단으로 규정한 다락방을 이단 혐의가 없다고 선언한 것은 잘못됐다고 논평했다. 이 교수는 이단 해제는 교단의 신학위원회나 이단대책위원회에서 할 일이지, 연합 기구인 한기총이 할 일은 아니라고 못 박았다.

그러나 오히려, 한기총은 억울하게 이단 판정을 받은 단체들을 구제하겠다며 이단 재심 신청을 받기도 했다. 여러 교단으로부터 이단으로 판정된 박윤식·김기동 씨 등 10곳이 넘는 단체가 재심 신청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총회에서 예장합동‧통합‧합신 등 다락방을 이단으로 판정했던 교단 중 이단 해제를 한 곳은 한 군데도 없다.

반발하는 언론과 단체 소송으로 탄압, 이단 판정까지 

한기총의 '내 멋대로' 행보는 이에 그치지 않는다. 한기총의 이단 해제를 문제 삼은 언론사들의 출입을 금지시키는가 하면, 교계 인사들에게는 억대의 고소장을 남발하고 있다. <뉴스앤조이>, <들소리신문>, <기독교보>, CBS 등 한기총의 이단 해제가 문제 있다는 내용의 기사를 내보낸 언론사들은 한동안 한기총 출입을 제한당했다.
   
 
 

▲ 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 이승구 교수는 'C채널 이슈를 보는 창' 인터뷰에서 이단 해제는 교단의 신학위원회나 이단대책위원회에서 할 일이지, 연합 기구인 한기총이 할 일이 아니라고 했다. (C채널 '이슈를 보는 창' 갈무리)

 
 
예장합동 목사들로 구성된 '총회정상화를위한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는 <기독신문>에 한기총의 이단 해제를 비판하는 성명을 발표한 일이 있다. 이에 한기총은 비대위 임원 및 자문위원, <기독신문> 중역 등 32명에게 업무방해 및 명예훼손으로 5억 5000만 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이 사건은 한기총이 10월 1일 고소를 취하하면서 일단락됐다.

허호익 교수는 한기총이 자신들에게 반대하거나 비판하는 그룹들에게 소송으로 재갈을 물리려고 한다며, 수억의 고소장을 남발하는 행태를 비판했다.

한기총은 이단 해제를 반대한 인사들을 오히려 이단이라고 판정하기도 했다. 한기총은 장재형 씨의 이단 해제를 비판한 최삼경 목사(빛과소금교회)를 '월경 잉태론'과 '삼신론'을 주장했다며 이단으로 판정했다. 또 신천지의 이단성을 폭로한 신현욱 소장(한국기독교이단상담소 구리상담소)과 진용식 목사(안산상록교회)를 최삼경 목사와 교류했다는 이유로 이단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대표성 상실한 한국기독교총연합회, '기독교연합회'로 불러야

한국교회를 대표하는 연합 기구로 알려졌던 한기총이 이제는 대표성을 상실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CBS TV 보도국 송주열 기자는 이미 많은 교단이 한기총을 탈퇴했으며, 국내 최대 규모의 교단인 예장합동 역시 한기총 탈퇴를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총신대학교 신학생들 역시 교단에 한기총 탈퇴를 요구하는 여론이 많다고 했다. 송 기자는 더는 '한국기독교총연합회'라는 이름을 걸맞지 않다며, '한국'과 '총'을 뺀 '기독교연합회' 정도로 부르는 게 합당하다고 말했다.
   
 
 

▲ 2011년 9월 길자연 목사(오른쪽)가 대표회장이던 한기총은 다락방전도총회와 통합한 대한예수교장로회 개혁(다락방)을 회원으로 인정했다. 2013년 1월에는 홍재철 대표회장이 류광수 씨의 이단 판정을 해제했다. 길자연·홍재철 목사는 다락방을 영입하고 이단 해제를 한 한기총 대표회장으로 남게 됐다. ⓒ마르투스 구권효

 
 
예장합동은 9월 27일 총회에서 한기총 탈퇴 안건을 다뤘다. 다수 총대가 탈퇴를 요구했으나, 한기총이 남발한 고소를 취하하는 조건으로 행정 보류 결정을 했다. 이후 예장합동 안명환 총회장은 한기총이 교단 목사를 상대로 한 고소를 취하했다며 행정 보류 철회를 발표했다.

예장고신도 올해 총회에서 한기총과의 행정 보류 상태를 유지하기로 했다. 다락방 이단 판정은 계속 유지하기로 했다. 또 한기총에 소속된 인터콥(최바울 대표)은 '참여 자제'와 '예의 주시'할 것을 결의하고, 1년간 조사하기로 했다.

172명의 대학 교수가 한목소리를 낸 이유가 이단 문제 때문만은 아니라고 허호익 교수는 설명했다. 지금의 한기총은 자정 능력뿐만 아니라, 설립 취지 역시 상실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한기총 정관에 나온 설립 취지를 △좌우로 치우치지 않는다 △한국교회 연합에 힘쓴다 △한국교회 위상을 높인다로 요약하며, 지금의 한기총이 이 중 하나라도 제대로 하고 있는지를 물었다.

허호익 교수는 패소하는 일이 있더라도 뜻을 굽히지 않겠다고 했다. 허 교수는 일제강점기 한국교회가 신사참배한 일은 강압 때문이었지만, 오늘날 한기총의 이단 해제는 자발적인 의사로 죄질이 더 나쁘다고 말했다. 이를 교회사적 사건으로 보고 소송이 끝나는 날까지 모든 과정을 기록으로 남기겠다고 했다. "승소‧패소와 관계없이 우리 시대 신학자들이 한기총의 이단 해제에 어떻게 싸웠는지 후대에 남겨야 한다"는 것이 허 교수와 지금은 200명이 넘은 한기총 비판 성명에 참여한 대학 교수들의 생각이다.

이규혁 기자 / 한국 <뉴스앤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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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정조 2014-01-12 14:16:04
세탁이나 할 줄 아는 이들이 세탁소를 운영한다 해야지 원....
세탁할 수록에 더 더러워지는 세탁소

뉴조는진짜이단엔관대해 2013-10-09 10:36:19
이단이 아닌데 이단으로 몰아가는데 선수들인 사람들 논리만 뉴조는 실어줘. 예수목회세미나 동영상 들어봤나. 거기 예수 육체부활을 문자그대로 믿는 색기들 있다면 내 손에 장을 지지요. 그런 이단엔 무척 관대해. 인터콥,다락방,박윤식에 대해선 문선명보다 더 미워해. 걱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