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를 위해 다시 일어날 신앙부흥운동
정의를 위해 다시 일어날 신앙부흥운동
  • 최봉실
  • 승인 2007.04.20 17:5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뉴스 M 아카이브>는 나누고 싶은 과거 기사 ‘다시보기’ 코너입니다.

▲ 윌버포스는 'Clapham Sect' 회원들과 함께 18년간 노예 무역 제도를 폐지시키는 데 최선을 다했다. 1807년 영국 하원은 그에게 열광과 존경을 보내면서 '노예 무역 금지법'(The Slavery Abolition Act)을 통과시켰다.
몇 년 전 영국에 방문했을 때, 런던 남부의 클래팜 커먼(Clapham Common)에 위치한 성 삼위일체 교회(Holy Trinity Church)를 둘러보았다. 그곳은 역사적인 곳이다. 이 영국 국교도 교구교회는 윌리엄 윌버포스(William Wilberforce)가 다닌 교회다. 그는 영국의 반노예 거래 법률을 작성한 노예제 폐지론자이며, 하원의원이었다. 18세기 후반과 19세기 초 영국 땅을 휩쓸었던 수많은 사회 개혁의 배후에는 윌버포스와 그의 기독교 동료들, 그리고 ‘성인들(the Saints)'로 알려진 평신도 그룹이 있었다. 현 교구 목사는 아주 자랑스럽게 우리를 안내했다. 벽에는 전형적인 영국 신사들의 사진이 걸려 있었다. 그 사진 속의 얼굴들이 바로 자신의 나라를 전복시킨 주인공들이다.

안내하는 목사가 마지막으로 가리킨 것은 낡아 빠진 오래된 탁자였다. “이것이 바로 윌리엄 윌버포스가 반노예 법안을 작성한 탁자입니다. 지금은 주일 성찬 탁자로 쓰고 있지요”라고 그는 자랑스럽게 말했다. 나는 그 순간 가슴이 뜨거워짐을 느꼈다. 성찬 예식의 극적 상징인 이 탁자에서, 성과 속이 한데 어울려 강력한 역사적 힘으로 드러난 것이다. 우리는 어떻게 성과 속을 따로 떼어냈는가? 정의를 위해 사회를 변화시키는 것이 자신의 의무임을 믿는 종교가 도대체 어떻게 되어 버렸는가?

윌리엄 윌버포스와 그의 친구들은 그들 시대의 정치적, 사회적 풍조를 심대하게 변화시켰다. 윌버포스는 18세기 영국을 변모시킨 신앙부흥운동 시대에 기독교인이 되었다. 그의 삶과 하원의원으로서의 그의 소명은, 자신이 새롭게 찾게 된 신앙에 의해 깊고 광범위하게 변하게 되었고, 도덕적 정치의 원동력이 되었다. 그의 스승(멘토)인 존 뉴턴(John Newton)은 목사가 되기 전 노예 무역 시장에서 일했으며, 많은 사람들에 의해 사랑받는 찬송인 ‘Amazing Grace’(놀라우신 은혜)를 작사한 것으로 매우 유명하게 되었다. 후에 그는 종교 지도자인 자신의 영향력을 발판 삼아 노예제와의 투쟁을 주도했다. 그러한 노력에 비추어볼 때, 그의 불멸의 노랫말인 ‘Amazing grace, how sweet the sound, that saved a wretch like me'(나 같은 죄인 살리신 주 은혜 놀라와)는 개인적인 죄와 신앙심에 대한 증거일 뿐만 아니라, 인간의 몸을 사고 판 죄로부터 진정 돌이키게 되었음을 증거하는 것으로 읽을 수 있다. 그는 예수 그리스도를 믿음으로써 스스로가 변혁되었을 뿐 아니라 사회적, 정치적 변혁까지 일으켜냈던 것이다.

윌버포스도 동일한 사건을 경험한다. 어릴 적 뉴턴의 설교를 처음 들었지만, 자신의 진정한 개종은 1785-86에 있었던 일련의 대화들을 거치면서 확고하게 되었다고 그는 여겼다. 이 대화의 결론에 뉴턴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고 한다. “주님은 교회와 나라를 위해 그대를 들어 쓰시고 계십니다.” 2년 후, 윌버포스는 첫 번째 반노예 무역 법안을 의회에 발의했다. 그러나 이는 거부되었으며, 1807년 마침내 통과될 때까지 무려 아홉 차례 이상이나 좌절당하고 만다. 1807년에 결실을 맺은 발의안 통과는 역사의 승리이며 도덕의 승리였다. 하지만 윌버포스는 노예제가 완전히 폐지될 때까지 만족할 수 없었다. 윌버포스의 새 전기는, 존 웨슬리가 ‘아마도 마지막으로 쓴 것으로 짐작되는 편지’가 윌버포스를 격려했다고 기록한다 (존 웨슬리는 이 편지를 전하고 6일 후 세상을 떠난다. 역자 주). “선을 행하다 낙심하지 마십시오. 계속 전진하십시오. 하나님의 이름과 그의 능력으로 말입니다.” 윌버포스는 그 목적을 향해 그 다음 해에도, 그 다음 해에도 계속해서 지치지 않고 그 목적을 향해 나아갔다. 1833년, 마침내 하원은 노예제를 폐지하는 법안을 통과시켰고, 윌버포스는 3일 뒤에 눈을 감았다. 기어이 자신의 일을 완성한 것이다.

이와 유사하게 19세기 미국에서는, 신앙부흥운동이 노예 폐지 및 사회 개혁 운동과 직접적으로 맞물리게 된다. 기독교도들은 노예제 폐지 투쟁과 어린이 노예화를 종식시키려는 노력, 노동 대중을 지원하고 노동조합을 건설하는 계획과 여성 선거권 획득을 위한 투쟁을 주도했다. 바로 여기에 사회적 대의를 위해 싸웠던 복음주의 기독인들이 있었다. 그러나 그 이후 최근까지는 그러한 사회 개혁 운동에 복음주의자들은 참여하지 않고 있다. 19세기 미국 복음주의자인 찰스 피니(Charles Finney)는 주저 없이 복음과 반노예 제도의 대의를 동일시했다. 그는 신앙부흥운동가이며 또한 노예제 폐지론자였다. 그에게 있어 그 둘은 하나였다.

▲ 그는 노예 무역 제도 금지 법안이 통과되는 데 만족하지 않고, 인류 최대 악습인 노예 제도를 폐지하기 위해 애썼다.
윌버포스의 생은 기독교인이 되는 것이 가지는 힘과 인내의 신앙을 증거한다. 나는 종종 내가 시대를 잘못 태어난 19세기 미국 복음주의자라고 말하곤 한다. 하지만 지금은 새로운 복음주의 세대의 학생들과 목사들이 성장해가고 있다. 그들은 가난의 노예화와 성 매매, 환경, 인권, 다포 대학살, 그리고 전쟁과 평화의 윤리에 깊은 관심을 기울인다. 그들이 의식하든 의식하지 않든지, 그들은 진실로 21세기를 살아갈 19세기 미국 복음주의자들(또는 영국의 18세기 복음주의자들)임에 틀림없다.

최근에 미국 중서부에 있는 한 복음주의 기독 대학에서 설교를 했다. 나는 새로운 세대의 마틴 루터 킹과 윌리엄 윌버포스가 될 사람들을 외쳐 불렀다. 후에, 두 명의 젊은 여성이 길게 늘어 선 줄 제일 끝에서 나를 기다렸다. 마침내 이야기할 순서가 오자, 그들은 내 눈을 똑바로 쳐다보며 말했다. “우리가 다음의 마틴 루터 킹과 윌리엄 윌버포스가 되겠습니다. 그걸 말씀드리고 싶었어요.” 나는 그들이 유명해지기 전에 만날 수 있어 기쁘다고 말해 주었다. 하지만 그들은 진지했고, 나 역시 진지했다. 앞선 세기의 역사가 고투하고 있는 젊은 기독 세대들에게 어떻게 우리 시대에 신앙과 사회 정의를 통일시킬 수 있는지를 알려줄 수 있다. 두 젊은 기독 여성은 그 역사를 뜨거운 심정으로 읽어내려 갈 것이다.

주목해야 할 새 영화가 개봉되었다. ‘Amazing Grace : The Story of William Wilberforce'(놀라운 은혜 : 윌리엄 윌버포스 이야기)다. <소저너스>는 캘리포니아 파사데나에서 열린 '2006년 9월 회합(컨퍼런스)' 중 미국에서 처음으로 그 영화를 보았다. 나는 윌버포스의 전설적인 이야기에 깊은 인상을 받았으며, 미국 전체도 그 영화에 깊은 감동을 받으리라 믿는다. 그 영화와 함께, ‘Amazing Change'(놀라운 변화)라 불리는 새로운 운동이 일어나고 있다. 이 운동은 현 시대의 노예제, 그렇다. ‘현대 노예제’ 문제를 부각시킨다. 데이빗 뱃스톤(David Batstone)은 윌버포스 영화와 함께 나올 자신의 책 <Not For Sale>(판매 거부)에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많은 사람들이 현재의 착취 관행을 표현하는데 노예(slave)라는 단어를 쓰는 것을 거슬려 한다. … 그러나 대서양 노예 무역이 행해진 4세기 동안 거래된 것보다 진실로 더 많은 노예들이 오늘날 예속 상태에 놓여 있다. 그 영향력은 어떤 다른 곳에서보다도 저개발 국가의 어린이들에게 가장 잔인하고 야만적으로 행사되고 있다. 유엔 보고서 ‘Ten Million Children Exploited for Domestic Labor'(국내 노동 착취 피해 1천만 어린이)는, … 누구도 그들이 노예화되었다고 보고 있지 않기 때문에 그 어린 생명들은 아주 긴 세월 동안 노예 상태로 묻혀 있다고 지적한다."

2007년 3월 <소저너스>는 이 책을 살펴보았다. 그대도 책을 읽고 그대의 삶 곳곳에서 현대의 노예 거래를 반대할 수 있는 모든 일에 동참하길 바란다. 이로써 나는 이 시대의 새로운 노예제 폐지론자들이 잉태될 것임을 확신한다. 


* 짐 월리스는 <소저너스>의 편집장이다. 
* 번역 / 최봉실


<미주뉴스앤조이>는 <Sojourners>의 허락을 받아
Jim Wallis의 칼럼 원문, 번역문, 해설을 동시에 게재합니다.
이 시리즈를 통해 양심적인 미국 지성인들의 생각을 알 수 있을 것이며,
동시에 수준 있는 글로 영어도 공부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입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