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의 비만, 초기 증상 감별법
교회의 비만, 초기 증상 감별법
  • 김형국
  • 승인 2014.04.01 2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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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몸, 건강한 교회를 향한 다섯 가지 길

석 달의 금식을 포함한 식이요법과 운동으로 몸속의 체지방을 15% 전후로 만들어 놓고서, 아침마다 체중계에 올라간다. 혹시라도 과하게 체중이 늘었을까 염려가 돼서다. 석 달간의 훈련을 통해서 체중을 어떻게 조절하는지 조금 알게 되자, 체중이 늘 조짐이 보이면, 애초에 그 싹을 잘라 버리고 정상 체중을 유지하기 시작했다. 아직은 초기 단계여서 긴장해 가능하지만, 조금 지나면 맘이 헤이해져서, 스스로 정해 놓은 저지선이 무너지고 다시 체중 세 자리대를 향하여 돌진할지도 모를 일이다. 그래서 늘 조심한다.

비만을 막으려면, 나에게 비만으로 이끄는 초기 증상이 있는지를 살펴보아야 한다. 그리고 늘 경계해야 건강한 몸을 유지할 수 있다. 같은 이치가 교회에도 적용된다. 교회가 비만증에 걸릴 수 있다? 그렇다. 교회가 그리스도의 몸으로서 유기체적인 성격을 띄고 있는데, 만약 교회를 구성하고 있는 세포 하나하나가 자신의 역할을 제대로 감당하지 않고, 몸 전체가 건강을 유지하지 않는다면 교회도 세상을 변혁시키는 하나님나라 복음의 영향력은 드러내지 못하고, 사이즈만 비대해질 가능성이 얼마든지 있다. 게다가, 오늘날 한국교회에서는 이렇게 비대해진 몸을 화려한 건물과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수놓은 특대형 사이즈 옷으로 치장한 교회에 '부흥'이라는 이름을 붙여서 박수를 보내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니, 비만증은 정신을 바짝 차리지 않으면 언제든지 건강한 교회를 파고들 수 있다.

그렇다면, 교회가 비만해지려고 할 때, 다시 말해 건강하게 자라가는 것이 아니라, 비정상적으로 비대해지려고 할 때 나타나는 증상이 있을까? 몸에 일어나는 비만 초기 현상과 닮은 증상이 있다. 먼저, 비만은 식사와 관련이 있다. 소화하지 못할 양을 먹으면, 그것은 지방으로 전환되어서 체내에 쌓인다. 영적인 공동체도 마찬가지여서, 영적인 깨달음과 은혜를 받되, 받기만 하고 그것을 삶으로 살아내지 않을 때, 과영양이 오히려 재앙이 된다.

오늘날 많은 교회의 교인들은 은혜를 헛되이 받는다. 깨달은 진리를 삶의 현장에서 고민하지 않고 축적만 하게 되면, 좋은 설교와 강의를 듣고, 책을 읽고 세미나에 참여해도 비만증이 시작된다. 매일매일 말씀을 삶으로 읽어 내는 훈련이 필요하다. 그날 읽은 본문이 나에게 어떤 영향력을 발휘하며, 그 주일에 들은 메시지가 그 주간에 나의 삶에 어떤 영양분을 제공하는지 고민해야 한다. 매일 성경 읽고, 1년 52주 주일예배에 참석해도 건강해지기는커녕, 비만증이 교회를 뒤덮을 수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좋은 설교와 강의에 감동받고 감탄하는 성도들에게 그에 걸맞는 삶을 살아 내려는 고민이 없다면, 그 교회는 비만증 증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보아야 한다.

두 번째는 과영양보다 더 심각한 것으로, 가려 먹지 않는 것이다. 몸은 대단한 자정 능력이 있어서 한 끼 정도 좋지 않은 음식을 먹어도 그것을 걸러 낼 수 있다. 그러나 좋지 않은 음식을 지속적으로 먹을 때, 몸은 자정 능력을 잃는다. 입에는 감칠 맛인 음식들이 대부분 비만을 가져오는 좋지 않은 음식들이다. 교회도 좋은 음식을 먹지 않고 세속 가치를 종교적인 언어에 얼버무려서 먹게 되면, 사람들의 세속적 입맛에 맞아, 숫자가 늘게 되고 그래서 교회 사이즈는 커져 간다. 그러나 그런 교회는 이미 세속 가치에 의해 심각하게 독성화된 상태이다. 뭐가 문제인지조차 제대로 분별할 수 없는 상태가 된다. 세상의 가치를 세련되게 포장한 교회일 수록 교인이 넘쳐 나는데, 이는 비만 증상이지, 절대 부흥이라 부를 수 없다.

셋째, 어느 날부터 내 몸이 자꾸 편하길 원하고, 그래서 먹고 눕고 자기를 원한다면 비만증이 시작될 위험성이 있다. 운동을 하면 몸이 좋아한다는 것을 알지만, 정기적인 운동을 건너뛰기 시작하면, 비만증이 오는 것은 당연하다. 교회도 마찬가지여서, 자신들이 살아 내야 할 부르심을 위해서 땀을 흘리는 대가를 지불하지 않으면 교회도 비만증에 걸린다.

그런 면에서 성도들을 편안하게 해 주려는 교회는 비만증을 간절히 바라는 교회이다. 성도들이 교회에 와서 위로를 받기를 원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하나님에게서 참된 위로를 받았다면, 우리는 세상 속에서 더욱 치열하게 싸우는 삶을 살게 된다. 개인적으로 공동체적으로 자신이 지불해야 할 대가를 피하고, 좀 더 편한 신앙생활을 추구하는 모드가 되면, 비만증이 오는 것은 시간 문제다. 아니, 겉으로 드러나지 않았어도 복부 비만은 이미 시작된 것이다.

넷째, 살이 찔 때는 근육이나 관절이 다치거나, 몸의 어떤 내부 기관에 문제가 생길 때이다. 몸이 아프고 기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할 때에는 약해진 부분을 잘 보살펴서 건강하게 만들어야 한다. 그러나 많은 경우, 이런 상황 속에서도 그 약해진 부분을 계속 무시하고 혹사시키며 생활을 하거나 운동을 한다. 그러면 더 상하게 되어서 운동을 못하고 쉬어야 하는 상황이 오고, 이때 스트레스로 인해서 식사량이 느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운동하는 사람들은 세상에서 제일 나쁜 운동이 다치는 운동이라고 한다.

그리스도의 몸의 각 지체가 약해져서 어려움을 겪을 때, 우리는 가던 길을 멈추고, 그 지체가 강건해지는 것을 위해서 시간을 써야 한다. 몸의 지체가 서로를 돌아보며 약한 부분을 살피고 강화하는 일이 없으면, 당연히 약한 지체는 상하게 된다. 우리가 공동체 식구들의 약함을 가볍게 여기고 계속 전진만 외치면, 결국 공동체 전체가 올스톱하는 것을 피할 수 없다. 그러면 공동체는 건강하게 성장하는 모멘텀을 잃고, 비만증으로 빠져들 공산이 크다.

마지막으로, 몸의 순환계와 신경계에 문제가 있으면 몸은 비대해질 가능성이 있다. 혈액순환에 지장이 있는 혈관이나 심장에 문제가 있거나, 신경계가 균형을 잃으면, 대부분 몸의 대사량이 줄어들고, 결국 비만이 오는 경우가 많다. 특별히 혈액의 순환과 건강한 신경계는 몸 전체가 하나가 되어 움직일 수 있게 해 주는 매우 중요한 기능을 감당한다.

교회 공동체도 마찬가지여서, 교회 공동체의 지도자들은 이런 면에서 공동체를 전체적으로 하나로 아우르게 만드는 기능을 한다. 이들이 제 역할을 감당할 때, 전체적인 소통이 제대로 이루어지고, 몸의 각 상황에 대하여 민감한 반응을 하고 균형을 잡을 수 있다. 그러나 지도자들이 기도와 예배에 깨어 있지 않고 지체들의 소리에 귀 기울이지 않으면, 이 소통과 민감성, 그리고 균형을 잡는 일에 게을러지게 된다. 이럴 때, 교회 공동체는 매년 해 오던 프로그램을 반복적으로 돌리며, 교인 숫자를 유지하는 것에 집착하거나 느는 것에 매료되어 교회의 건강성을 놓치게 된다.

사람의 몸과 교회 공동체는 닮았다. 왜냐하면, 둘 다 유기체이기 때문이다. 나는 오늘 아침에도 체중계에 올라갔다. 유산소 운동을 약간하고, 사과 한 알과 계란 세 개로 아침을 먹었다. 무릎에 약간의 통증이 있어서 뛰는 운동을 오늘 아침에는 거르고, 대신 가벼운 상체 운동을 했다. 그리고 가뿐한 몸으로 하루 일과를 진행하고 있다. 교회 공동체도 어떻게 하면 자신의 건강을 지킬 수 있는지 유념해야 한다. 적당한 영양 섭취, 나쁜 음식 거절, 적절한 운동, 다친 부분의 보호와 치료, 그리고 건강한 순환계와 신경계…비만 초기 증상을 감별할 수 있는 요소이다. 몸의 건강성을 분별할 수 있는 것처럼, 우리는 그리스도의 몸의 건강성도 분별할 수 있다. 증상이 보이면 초기에 대처하면 된다. 당신의 몸은 어떤가? 당신이 속한 그리스도의 몸은 어떤가?

이 글은 김형국 목사(나들목교회)의 허락을 받아 올립니다. - 편집자 주

김형국 / 하나님나라복음DNA네트워크 대표, 나들목교회 대표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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