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 보고, 정직하게 하십니까?
세금 보고, 정직하게 하십니까?
  • 황진기
  • 승인 2007.04.22 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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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M 아카이브>는 나누고 싶은 과거 기사 ‘다시보기’ 코너입니다.

그리스도인과 세금 보고, 눈앞에 이익보다 하나님의 칭찬을

해마다 이맘때쯤이 되면 세금이 모든 사람들의 초미의 관심사가 된다. 세금 보고 마감 시한이 다가왔기 때문이다.

소득 여건과 형편에 따라 사람들은 세금 보고에 대해 저마다 다른 반응을 보인다. 소득이 비교적 낮은 사람들은 보통 세금을 내는 것보다 환불 받는 액수가 많기 때문에 아무래도 좀 더 느긋할 수 있다. 반면 소득 여건이 그래도 일정 수준 이상인 사람들은 어떻게 하면 세금을 줄일 수 있을까를 두고 많은 고심을 한다.

물론 이와 같은 고심 자체는 잘못된 것이 아니다. 특히 소득의 3분의 2 이상을 집 페이먼트와 유지비에 쏟아 부어야 하는 사람들의 경우 세금을 약간이라도 더 내고 덜 내는 것이 피부에 와 닿는 현실적인 관심사일 수밖에 없다. 더욱이 비영리단체 기부금이나 자녀 교육비 등과 같이 소득세 공제 대상이 되는 지출이 있음에도 세법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세금을 더 많이 낼 가능성도 없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는 세금에 대한 이러한 고심이 우리를 한 가지 치명적인 유혹에 넘어가게 할 수도 있다는 점을 간과하면 안 된다.

세금을 줄이는 가장 간단한 방법은 소득을 줄여 보고하는 것이다. 직장에서 세금을 미리 제하고 월급을 받는 사람들은 이런 유혹의 가능성이 적겠지만, 음식점이나 마켓 등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들은 특별히 현금 거래가 많은 경우라면 소득을 실제보다 적게 보고하게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러나 이것은 우리의 양심의 소리를 저버리는 일이며, 세법은 물론 세금에 대한 성경의 가르침과도 위배되는 일이다.

예수님은 로마 제국 황제에게 세금을 바쳐야 하느냐 말아야 하느냐는 질문을 받고 "황제의 것은 황제에게 하나님의 것은 하나님께 바치라"(마 22:21)고 말씀하셨다. 예수님은 비록 황제의 정통성이나 정책 세법 등에 대해 동의하지 않으셨을지는 몰라도 세금을 내야 할 필요성 자체는 부정하지 않으셨다. 마태복음의 또 다른 곳에서도 예수님은 세금을 낼 필요성을 인정하셨고 직접 ‘성전세'라는 세금을 내기도 하셨다(마 17:25-27).

사도 바울은 두 가지 이유로 세금 받을 자에게 세금을 내는 것이 합당하다고 말했다(롬 13:1-7). 첫째는 하나님께서 그를 선을 이루는 하나님의 일꾼으로 세우셨기 때문이다. 세금을 내는 것은 그를 세우신 하나님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행위다. 둘째는 선이 무엇인지를 분명히 가르치는 우리 양심이 더럽혀지지 않게 하기 위해서다. 따라서 위반이 드러났을 경우의 처벌에 대한 두려움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선을 이루고자 하는 소원이 세금을 내는 우리의 동기가 돼야 한다.

각박한 이민의 삶 속에서 세금을 덜 내기 위해, 혹은 더 많은 환불액을 받기 위해 소득을 실제보다 줄여 보고하는 것은 참으로 뿌리치기 쉽지 않은 유혹임에 틀림없다. 그리고 어떤 면에서는 세상의 관행이자 아메리칸 드림에 이르는 지혜로 비쳐질 수도 있다.

그러나 하나님은 우리 크리스천들이 세금 보고를 통해 양심에 거리낌이 없기를 원하고 이를 보다 적극적으로 선을 행하는 기회로 삼기를 원하신다. 물론 이렇게 하는 것이 당장에는 개인적으로 경제적 손실을 의미할 수도 있다. 그러나 궁극적으로는 그 손실을 보상하고 남는 하나님의 칭찬이 있으리라 확신한다.

* 황진기 / 풀러신학교 교수, 한인목회학박사원
* 이 글은 LA기윤실 소식지 4월호에 실린 것으로, LA기윤실의 허락을 받아 게재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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