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는 선교의 황금어장
군대는 선교의 황금어장
  • 양재영
  • 승인 2014.06.06 0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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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목 그레이스 김 목사 - 한인목사들 도전해 볼 만

매년 5월의 마지막 월요일은 미국의 공휴일인 메모리얼 데이(Memorial Day)이다. 남북 전쟁 당시

사망한 군인들을 기리기 위해 제정된 이 날은 1차 세계 대전 이후 전쟁 등에 의해 사망한 모든 이들을 기리는 것으로 바뀌었다. 메모리얼 데이를 맞아 미국 군대 안에서 사역하고 있는 한인 군목의 현장을 알아봤다. (편집부)
 

   
▲ 사병들과 함께 한 그레이스 김 목사. ⓒ <미주뉴스앤조이>

미 육군을 대상으로 목회하는 군인목사(Chaplain)가 약 1,500명 정도 되는데, 이중 약 120 명 정도가 한국계라고 한다. 미군 내에서는 ‘한국계 목회자들이 없다면 군 선교가 불가능할 것이다’라고 할 정도로 그 비중이 크지만 아직 한인교계의 목회자들에게는 잘 소개되지 않은 미개척의 목회지이자 선교의 황금어장이다.


그레이스 김 목사는 미국 장로교(PCUSA) 소속의 여 목사로서 텍사스 엘파소에 위치한 육군 부대에서 풀타임 군목으로 사역 중이다. 6년 전 목사 안수를 받고 2011년 2월에 군목으로 임관하여,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군인으로서 사회생활을 갓 시작한 18,19세의 청년들과 함께 상관이자 목회자이며 친구로서 군 생활을 하고 있다. 아들의 졸업식을 위해 가족들이 있는 LA로 5일간의 휴가를 받아 온 김 목사를 만나 미 육군 군목 생활에 대해 함께 나눌 수 있는 시간을 가졌다. 

- 반갑습니다. 우선 군목이 된 계기와 과정에 대해 듣고 싶습니다. 

목사 안수를 받고 군에 입대하기 3년 전부터 부르심(calling)이 있었지만 신체적인 조건이 맞지 않다고 생각했기에 그 소명을 거부했었습니다. 일단 체력적, 신체적 조건들이 맞지 않다고 생각했었죠. 전 US Army Chaplain Corps에서 요구하는 모든 조건들을 갖추고 있었지만 체력 때문에 3년간 망설였습니다. 하지만 평소 Young Adult를 위해 기도해 왔었고, 이들을 위해 뭔가 의미 있는 일을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에 2010년 9월에 입대하기로 결정을 내리고 수속을 통해 2011년 2월에 임관하게 되었습니다. 

- 여성으로서 막상 군에 들어가 생활하니 어땠습니까? 

처음 군에 들어가면 3개월 간 기초 훈련을 받습니다. 새벽 4시에 일어나 PT 및 기초훈련을 받았는데, 몸이 너무 힘들어 ‘내가 왜 이렇게 살아야 하지?’라는 생각에 밤마다 울면서 보냈습니다. 

그런데 자대배치를 받고 가서 아이들을 보니까 가슴이 뛰기 시작하는데, 첫사랑 때 가슴이 벌렁거림과 같은 묘한 기분이었습니다. 제가 평소 기도했던 아이들이 거기에 다 와있더군요. 고등학교 졸업 후 18세 부터의 아이들이 그 자리에 있었는데, 그곳엔 상처 많고, 사랑을 맛보지 못한 아이들도 많았어요. 전 그 자리에서 아이들을 사랑하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Youth Ministry를 하면서 자녀들이 고등학교 졸업과 동시에 교회생활도 졸업하게 되는 것을 많이 보고 경험했습니다. 그 때부터 꾸준히 다음 세대를 책임지고 갈 일꾼들인 Young adult를 위해 기도하게 되었죠. 처음 군인들을 만나는 날 저의 기도가 응답되어진 것에 감사하며 소름이 끼칠 정도로 가슴이 뛰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 이곳 한인 목회자들에게 군목이 되는 조건과 방법에 대해 간단히 설명해 주세요. 

우선 현역은 37세, 예비역은 42세의 나이 제한이 있습니다. 미국 시민권자로 4년제 대학을 졸업하고 신학대학원 3년의 과정을 마친 목회자로 미 국방부에서 인정하는 교단에 소속되어 있어야 합니다. 예비역 군목은 영주권자에게도 자격이 주어지므로, 예비군 군목으로 활동하다 시민권을 받고 입대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한국에서 안수를 받은 목사님의 경우도 이곳 배서인(endorser)을 통해 자격이 통과되면 지원이 가능하므로, 많은 한인 목사님들에게 좋은 대안 사역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 군목으로서의 대우나 혜택은 어떻습니까? 

대위로 임직 중인 장교들은 연차에 따라 조금씩 다르지만 보통 5,000-6,000 달러 정도의 월급을 받고 있으며, 군목에게는 기본적으로 관사가 제공됩니다. 하지만 저 같은 경우는 가족들이 이곳 캘리포니아에 있는 관계로 예외적으로 주택비를 따로 지급 받고 있습니다. 정부 보조로 학업을 지속할 수 있으며, 다양한 베니핏도 주어지는 등 군목으로 누릴 수 있는 혜택은 정말 많습니다. 

(군목 지원 조건, 방법, 혜택에 대한 자세한 사항은 http://www.goarmy.com/chaplain/about.html 에서 확인할 수 있다.) 

- 군목으로서의 보람은 무엇일까요? 

저 같은 경우는 새벽부터 몸이 지쳐서 쉬고 싶다 하기 전까지 하루 종일 아이들과 함께 있으면서 아이들 한명 한명에게 ‘사랑한다’고 고백하면서 안아 주고 있습니다. 처음엔 아이들이 사랑의 의미를 알지 못해 오해도 있었고, 거부감도 있었죠. 하지만 지금은 아이들이 저의 사무실 문턱이 닳도록 드나들고 있고, 저도 아이들이 있는 곳이면 훈련장이든 감옥이든 경찰서든 병원 응급실이든 어디라도 함께 밤을 지새우며 그 아이들과 함께 하려고 합니다. 

제가 있는 엘파소 지역 뉴스에서는 며칠 동안 연달아 보도 되었던 큰 사건이 있었습니다. 19살 난 군인이 친구의 부인을, 그것도 산달이 한 달 정도 남은 임산부를 36군데 찔러 죽인 사건이었습니다. 저와 함께 있던 아이였는데, 그날 저녁 부대로 돌아와서 “목사님, 저와 함께 있어 주세요. 저는 감옥에 갈거예요.”라며 피 묻은 손으로 제 손을 잡고 흐느꼈죠. 

제가 그 친구를 신고하였고, 함께 밤을 새우며 같이 있었는데 저에게 “당신이 함께 있다는 것 자체로 평안합니다”라고 말하더군요. 군목으로서 가장 슬픈 순간이었지만, 한편으론 사역의 의미를 되새겨 볼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 파병에 나간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네, 금년 9월 말 또는 10월 초 경에 카타르와 바레인으로 파병 나갑니다. 

군목은 보통 ‘Provide and perform religious service' 라는 두 가지 일을 합니다. 자기의 종교에 대해서는 ’Perform'을 하지만, 타종교에 대해서는 병사들이 그들의 종교를 수행할 수 있도록 ‘Provide' 해주는 역할을 하죠. 파병도 그 일환의 하나로, 보통 3년에 한 번씩 나가는 데 한 번 나가면 1년 정도 머무르면서 군목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합니다. 

그레이스 김 목사는 지금도 새벽 4시면 일어나 아들뻘 아이들과 함께 매일 4-5마일을 함께 뛰고 있다. 여전히 육체적으로 힘들고, 체력적으로 뒤쳐져 늘 꼴찌로 달려야 하지만, 그 아이들과 함께 자신이 꿈꿔왔던 사역을 할 수 있다는 생각에 늘 감사하며 살고 있다. 

양재영 기자 / <미주뉴스앤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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