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이제 무엇을 할 것인가?’
‘세월호, 이제 무엇을 할 것인가?’
  • 양재영
  • 승인 2014.08.09 0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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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운동 방향과 과제 정리를 위한 토론회(본보 후원)

지난 4월 16일 전라남도 진도군 조도면 부근 황해상에서 청해진 해운 소속의 국내선 여객기 세월호가 침몰하여 294명이 사망하고 10명이 실종된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지 100여일이 지났다. 세월호 관련 특별법 제정에 대한 주요 안건이 합의되었고, 청문회 날짜도 잡혔지만 어느것 하나 만족스러운 것은 없다. 7월 30일 보궐선거는 보란 듯이 여당의 압승으로  끝났으며, 새누리당 권은희 같은 의원은 ‘새월호 유가족 내에 선동꾼이 있다’는 막말을 서슴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이곳 LA에서도 9차에 걸친 세월호 관련 집회와 총영사관 앞 기원소를 중심으로 한 추모 행사를 거행했다. 교회를 중심으로 한 기독교 단체와 내일을 여는 사람들(이하 내여사), LA 시국회의, 미시 USA등의 단체가 구심점이 되어 진행한 세월호 관련 행사를 정리하고, 앞으로의 운동 방향과 과제를 모색하자는 취지로 지난 5일 ‘세월호, 이제 무엇을 할 것인가?’라는 주제의 토론회가 평화의 교회에서 열렸다.

뉴스 M이 후원한 이번 토론회에는 박상진 목사(LA 기윤실), 이용식 대표(LA 시국회의), 안태형 박사(내일을 여는 사람들), 남관우(기원소) 등이 발제자로 참여해 2시간 여 발제와 토론이 진행되었다. 이번 토론회 내용을 요약 정리해서 지면에 옮겼다.

   
▲ 박상진 목사(좌), 남관우, 안태형 박사, 이용식 대표(우) © 뉴스 M

“세월호 참사를 어떻게 바라보는가?”

박상진 목사 – 세월호 사건은 대한민국의 민낯을 보여준 대표적 사건으로, 초기대응에 실패한 공권력, 무책임한 언론들, 불법적 관행들 등의 총체적 문제를 보여준 대표적 사건이었다. 100일이 넘었는데도 진실에 가까이 가지 못하고 있어 안타깝다. 생명경시의 대한민국호는 세월호에서 내리지 않고 아직도 타고 있는 실정이다.

이용식 대표 -세월호 사건은 국가의 존망과 정권의 무능력이 걸린 일인데, 시민사회와 운동권들이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것 같다. 시국회의가 박근혜 정부의 불법성에만  매달리다 보니까, 사건 발생 초기 가족들과 함께 슬픔을 나눌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 그것을 놓치는 순간 탄력을 잃지 않았나 생각된다.

안태형 박사 –국가는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다. 대한민국 헌법 34조 6항을 보면 국가는 재해로부터 국민을 보호해햐하는데, 이번 세월호 참사에서는 침몰의 근본 원인이 되었다.

   
▲ 기원소 남관우 © 뉴스 M

사회계약론에 의하면 우리가 국가에게 권리를 양도한 이유는 국가가 재산과 생명을 지켜주기 때문이다. 국가가 국민의 안전을 지키지 못하면 국민은 언제든지 국가에 책임을 물을 수 있다. 그렇지 못하면 칼 마르크스가 말한 것처럼 국가를 계급착취의 도구로 볼 수 밖에 없다.

남관우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이후, 총영사관은 한국인 영토를 상징하는 것이니까 세월호 추모 공간을 만들기에 좋은 공간이라 생각되었다. 지난  4월 22일 집행위원을 만들어 기원소를 조직했으며, 아홉차례의 대중집회에 적게는 20명, 많게는 600명까지 참여하기도 했다. 오는 8월 16일 또한번의 대중집회를 계획하고 있다.

“세월호 참사 과정에서 발견된 문제와 이슈”

안태형 박사 -이번 사건의 가장 큰 문제는 골든타임을 헛되이 보냈다는 것이다. 처음에 구조된 사람들은 스스로 나온 사람들이고, 민간 어선에 의해서 구조된 사람이다. 국가에 의해 구조된 사람들

   
▲ 내일을 여는 사람들 안태형 박사 © 뉴스 M

은 거의 제로였다. 컨트롤 타워가 없고, 재난 안보, 대통령 리더십 부재, 무능한 해경 등 국가의 역할이 전무했음을 고스란히 보여줬으며, 아직까지도 골든타임에 대통령이 무엇을 했는지 밝혀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사고 이후엔 유병언과 구원파, 해경을 희생양 삼아 문제의 본질을 회피하기에 급급했으며, 국정조사에서 제대로 할 수 없도록 방해와 왜곡을 일삼았다. 청문회나 세월호 특별법을 무효화 시키려는 시도에 야당은 존재감도 없고, 무책임했고, 정치 정략적으로만 이용하려 했다.

다시말해 세월호 사건은 정부의 무능력과 국가의 부재를 고스란히 보여주었다. 국가가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순 없지만, 이런 문제는 반드시 국가가 해결해야 한다.

박상진 목사 –세월호 참사 이후 교회의 반응은 많은 이슈가 되기도 했다.

대표적으로 이찬수 목사는 “누구탓이다 정죄하지 말고 침묵하라”는 말로 지탄의 대상이 되기도 했고, 오정현 목사는 남가주 사랑의 교회의 한 모임에서 “(정몽준 의원 아들의) 미개하다 말한 것이 틀린 것이 아니다. 유가족들이 미개하다”라고 말한 녹음본이 유출되어 논란의 중심에 섰다. 또한 한기총 부회장인 조광작 목사는 “가난한 집 아이들이 가까운데 가지 왜 제주도로 가서 사단이 됐는지 모르겠다”는 망언으로 오정현 목사와 함께 유가족으로부터 명예훼손으로 고소당하는 일도 있었다.

이런 목회자들의 발언을 보며 차라리 침묵하는 것이 낫지 않았을까라는 생각도 들었다.   목사들의 이런 발언은 신앙과 고난의 의미를 돌아보는 신학적 성찰의 부족과 목회자들의 열악한 역사의식의 단면을 보여주고 있다.

이에 반해 몇몇 진보 기독인 단체와 보수 계열이라 할 수 있는 예장 통합, 합동 교단의 세월호 특별법 제정 촉구 성명서 발표는 ‘이웃을 사랑하라는 기독교 종교로서의 당연한 행동의 발로’라고 본다.

안태형 박사 – 이번 세월호 사건을 바라보는 몇가지 시각들을 정리해 보겠다.

이번 세월호 사건을 ‘단순한 교통사고이다’고 주장하는 이들이 있었다.  이런 주장은 타인에 대한, 생명과, 공동체에 대한 윤리의식이 없는 이들의 주장이며, 사회 병리학적으로 정신병이 있는 듯한 주장인데, 이 사람들이 정부 요직이나 국민의 대표자리에 있다는 게 문제이다.

 ‘유병언, 청해진, 선장, 선원, 무능한 해경의 책임이다’고 말한 이들도 있었다.  물론 그들에게 분명한 책임이 있다. 하지만 이들에게만 책임을 묻는 것은 이런 사건의 재발을 발생시키는 요인이다. 근본적 원인을 찾아야 이러한 사건의 재발을 막을 수 있다.

‘세월호 사건은 신자유주의 정책의 결과다’는 주장도 있었다. 그럼 왜 신자유주의의 대표적 국가인 미국이나 영국에서 이런 류의 사건들이 일어나지 않고, 유독 한국에서 자주 일어나는지 의문이 가질 수 밖에 없다. ‘자본주의가 이 사건의 원인이고, 이기적 인간이 원인이다’는 식의 주장으로  환원될 가능성이 있기에 우리는 여기에서만 머물러서는 안된다.

또한 ‘우리 모두의 책임이다’라며 우리 자신을 돌이켜 보자는 주장도 있다. 삶의 자세로는 훌륭한 자세이나, 우리 모두의 책임이라고 하면 문제의 본질을 희석시킬 가능성이 있다. 이번 사건에 대한 분명한 진상규명과 함께, 이런 사건들이 반복적으로 발생할 수 밖에 없는 사회구조적 문제가 무엇인지를 같이 물어야 한다.

이용식 대표 – 이번 세월호 정국을 돌아보면, 박근혜 정부와 대립각을 세워온 기존의 시민단체 입장에서는 잠시 대립각을 내려 놓고 진상규명에 초점을 맟추고 지원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지 않았나 생각해 봤다. 정권의 무능과 대처를 잘못한 것을 중심으로 탄핵 쪽에 중심을 두고 전개했어야 했다. 시민운동 단체가 정권의 책임을 몰아갈 수 있는 근거를 제시하고 몰아가야 했는데 그게 부족한 것 같아 아쉽다.

남관우 – 한국 사람이나 미국 사람이나 마치 무정부주의자들처럼 조직된 운동에는 알러지 반응을 보인다. 하지만 이런 특성을 잘 이용하면 새로운 운동성이 생길 것이다. 다시말해 기존의 조직 운동, 시민 운동도 운동의 프레임을 바꿀 때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세월호 이후의 방향과 대안은?”

   
▲ LA 기윤실 박상진 목사 © 뉴스 M

박상진 목사 – 세월호 참사를 통해 교회와 기독교가 가졌으면 하는 세가지 키워드가 있다. ‘분노’, ‘연대’, ‘성찰’ 이 그것이다.

우리는  함께 분노해야 한다. 손봉호 장로는 돈이 모든 가치에 중심이 된 오늘의 현실을 개탄하며 ‘이번일을 계기로 국민들이 화를 잔뜩 내고 눈을 뜨고 감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성경엔 2000번 이상 이상 반복되는 명령이 있는데, 고아와 과부를 돌보고 나그네를 학대하지 말라’는 구절이다. 이는 정의와 관계된 말씀이다.

오늘날 한국교회가 ‘부정의한 사회 속에서 예언자적으로 외쳐야함’을 잊어버리고 살고 있다. 과거 개신교가 7-80년대 민주화 운동에 가장 앞장섰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어느덧 배가 부르기 시작하면서 이러한 정의의 외침을 많이 잊어버렸다. 교회는 모임과 시위를 조직하고 참여하고 분노하고 앞장서야 한다.

기독교 신앙에서 ‘영성’은 무엇인가? ‘영성’은 타인의 고통에 공감하는 능력이다.  고난당하는 자들과 연대하고,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 교회의 근본적이고 본질적 사명이다. 비록 한국의 유가족과 함께 할 수는 없었지만, 미주 한인들이 시위와 서명을 통해 함께 하는 모습이 자랑스럽다 생각한다. 우리는 유가족들의 요구인, 재발방지 안전대책을 위해 특별법을 만드는데 함께 지지하고 동참해야 한다.

또한  한국 사회는 세월호 사건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고 한다. 우리는 세월호 사건을 통해 한국 사회의 나아갈 방향에 대한 본질적 질문을 던져야 하며, 이웃과 공동체에 대한 근본적인 성찰을 있어야 할 것이다. ‘불법적인 문화에 적응되어 사는것은 아닌지’,’ 맘몬에 사로잡혀 사는 것은 아닌지’, ‘공동선을 추구하는지, ‘인생의 참된 가치가 무엇인지’ 등에 대한 진지한 성찰을 해야할 때다. 교회가 그일을 할 수 있도록 돕고 함께해야 한다.

   
▲ LA 시국회의 이용식 대표 © 뉴스 M

이용식 대표 -미국의 65세 이상의 사람들 대부분은 현재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문제에 대해 이스라엘이 잘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심지어 젊은 사람도 20퍼센트가 찬성한다. 미국 자체에 시민 운동이 줄어들고 있으며, 전체적으로 사람들이 먹고 사는데 집중하지, 인권과 관련된 이슈에 관심이 없다.

언론도 마찬가지이다. 언론이 자꾸 다른 쪽에 관심을 가지는 바람에 아주 힘들었다. 그런 의미에서 대안언론을 개발하는 것이 중요하다. 야당이 대안 세력이 될 수 없으므로 우리만의 독자적 세력을 구축해야 된다. 진보적 정당의 형성이 있으면 좋겠지만 그것도 쉽지 않고, 시민단체의 역량을 강화해 기성 정치에 맞설 수 있는 논리를 개발하는 것이 중요하다. 시민 세력들이 연합해 서로 밸런스를 맞추어가며 나아갈 필요가 있다.

“우리에게 남은 과제는?”

박상진 목사 - 교회는 ‘세월호 이후 무엇을 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해야 한다. ‘이런 비극적인 사건이 우리의 이웃과 공동체에서 왜 일어나는가?’, ‘ 왜 하나님은 이런 사건을 허락하시는가?’와 같은 상실과 절망의 상황에서 신앙적으로 기독교적으로 정답을 줄 자신은 없지만, 이해되지 않는 현실을 받아들이고 묵묵히 가야한다. 하나님은 고통받는 자들과 함께 고통받는 분이시다. 함께 공포를 느끼시고, 가족들과 함께 울고 계신다. 우리시대의 교회가 감당해야 할 일이 바로 이것이라고 본다.

이용식 대표 -기원소가 생겨서 추모를 시작함으로 100일을 넘게 끌고 갈 수 있었다. 미주한인들이 아마 세월호에 관해서는 가장 열심히 활동한 것 같다. 예전 광우병때  3개월 정도 가다가 시들해진 것을 생각한다면 세월호 정국이 이렇게 지속되는 것은 대단한 일이다. 이 역량을 잘 유지해 앞으로시민운동의 역량을 확대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았으면 좋겠다.

천안함 사건과는 다르게, 이번 세월호 유가족들이 단식하는 등 고생을 하고 있는 것을 보면 눈물 날 정도로 고맙다. 과거를 잘 정리하고 미래로 나갔으면 하는 바램이다.

안태형 박사 – 지난 7.30 재보선에서 새누리당의 압도적 승리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세월호 사건을 통해 국가능력의 부재를 확인했다면, 정치권력의 획득이 중요한데, 이를 추동하기 위한 시민사회의 역할이 중요하다. 시국회의는 박근혜 정권 비판에 집중하고, 다른 단체 회원들과의 차별 속의 연대를 통해 앞으로의 활동 방향을 잡아야 한다.

남관우 – 미시 USA를 비롯한 SNS 기반을 가진 운동 이란게 자기 만족감에 빠진 사람들의 모임이 될 수도 있다. 진보운동이라는 프레임 안에 있지만, 오프라인에는 약한 단점이 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밸런스를 유지하는 것이 앞으로의 과제라고 본다.

양재영 기자 / <뉴스 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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