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교회를 꿈꾸며
아름다운 교회를 꿈꾸며
  • 정유창
  • 승인 2014.10.03 0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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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하나님께서 다 이루셨을까?'
   
▲ 사랑의교회가 새 예배당 입당예배를 드리며 ‘하나님이 다 하셨습니다’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었다. ⓒ 정유창 기자 <뉴스 M>

미국에서 4년이란 시간을 보냈습니다. 미국에서 지내는 4년 동안 제가 출석했던 교회들은 매주일 약 30명에서 40명이 모이는 작은 교회들이었습니다. 때문에 필연적으로 미국 교회를 빌려서 주일날 예배를 드릴 수 밖에 없었습니디. 매주 미국 교회에서 예배를 드리면서 제가 느낀 점은 한국에서 예배를 드릴 때 가졌던 감정들과 사뭇 다른 것이었습니다. 물론 이것들은 지극히 개인적이고 그래서 주관적인 것일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최근에 사랑의 교회 건축 이야기와 그에 관련된 뉴스들을 보면서 제가 이 곳 미국에서 매 주일마다 느꼈었던 감정들이 주관적인 차원을 넘어서 공적인 이야기가 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이런 제 생각에 불을 지핀 글을 지난 월요일에 페이스북을 통해 보았기 때문입니다. 고신대학교 신학대학원 박영돈 조직신학 교수가 사랑의 교회가 입당예배를 드리며 사용한 ‘하나님이 다 하셨습니다’라는 표어를 보고 참고 넘어갈 수가 없어서 본인 페이스북에 “과연 하나님이 다 하셨을까?”라는 제목으로 글을 남겼습니다. 박영돈 교수님의 주장에 전적으로 동의하면서, 자연스럽게 저는 ‘아름다운 교회’에 대해 고민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인터넷을 통해 사랑의 교회 건축 소식을 접할 때마다 제 머리에는 데자뷰(Deja vu)처럼 각인되는 교회의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무엇보다 안타깝고 염려가 되는 것은 유리벽으로 장식 된 사랑의 교회가 훗날 미국의 수정교회처럼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일 것입니다.

2013년 6월 30일, 주일 예배를 마지막으로 개신교로서의 수정교회는 역사 속으로 사라졌습니다. 미국 개신교를 대표하는 상징이라고 할 수 있었던 수정교회가 그 지역 가톨릭 교구에 의해 매각되고 만 것입니다. 1955년에 로버트 슐러 목사에 의해 창립된 수정교회는, 30년 전에 건축을 하면서 현재의 사랑의 교회와 같은 건축방식을 택했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사랑의 교회가 30년 전에 수정교회가 택한 방법을 따라한 것이라고 보는 것이 명백할 것입니다. 역설적으로, 수정교회의 현재가 ‘하나님께서 다 이루셨다’는 표어를 택하며 새 건물에서 감사 예배를 드린 사랑의 교회의 미래의 모습이 된다면 - 그 가능성에 대해서 저는 부정하지 않겠습니다, 과연 그 때도 사랑의 교회를 지키고 있는 교인들은 동일하게 말할 수 있을까요? ‘하나님께서 다 이루셨다...’

새로 건축한 사랑의 교회, 외관만 보면 아름다운 교회임에 분명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질문해야 합니다. 우리 눈에 아름답게 보이는 그 건물을 하나님께서도 아름다운 교회라고 인정하실까요? 하나님께서 아름답다고 인정하시는 교회, 그런 교회 어디 없는지 찾고 싶습니다. 하나님께서 아름답다고 인정하시는 교회를 우리 함께 만들어나가야 할 필요와 의무가 우리에게 있음을 절절히 느끼게 되는 하루입니다.

정유창  / <뉴스 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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