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일작은천국 원장, 차량 접촉 사고 조사 도중 경찰에게 폭언 물의
다일작은천국 원장, 차량 접촉 사고 조사 도중 경찰에게 폭언 물의
  • 이용필
  • 승인 2015.01.26 01:0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방중근 목사, "부적절한 행동 깊이 반성"…다일복지재단, 공식 사과 및 보직 해임
   
음주 운전 후 경찰서에서 난동을 피운 '유명 목사'에게 비난의 화살이 쏟아졌다. 1월 24일 다일작은천국 방중근 목사는 조사를 받던 중 경찰에게 폭언과 폭행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터넷에는 "개독", "먹사", "실명을 밝히라"는 댓글이 주를 이뤘다. 방 목사는 부적절한 처신을 반성하며 다일복지재단의 어떤 조처도 달게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Daum 뉴스 갈무리)

1월 25일 일요일,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 '음주 목사'가 등장했다. ‘음주 목사’를 클릭하자 관련 기사 수십 개가 나타났다. "유명 목사, 음주 사고 일으키고 경찰 폭행", "음주 목사, 술 먹고 운전하고 경찰에 욕설까지", "음주 목사, 평소 알려진 모습과는 딴판?" 등 제목은 하나같이 자극적이었다. 음주 운전을 한 목사가 현장에서 붙잡혔고, 경찰서로 끌려 와서 난동을 부렸다는 내용이었다.

네티즌은 물 만난 물고기처럼 해당 목사와 기독교를 싸잡아 비난했다. 최초 보도 기사에는 3000개가 넘는 댓글이 달렸는데, "개독", "먹사", "실명을 밝히라"는 내용이 주를 이뤘다.

<뉴스앤조이> 취재 결과 해당 목사는 다일작은천국 원장 방중근 목사였다. 방 목사는 2012년 예장통합에서 목사 안수를 받고, 3년 전부터 이곳 원장을 맡고 있다. 다일작은천국은 임종을 앞둔 사람을 무료로 치료하거나 돌보는 곳으로, 사회복지법인 다일복지재단(최일도 이사장)이 운영하고 있다.

1월 24일 밤 9시 20분경. 방중근 목사는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있는 한 음식점에서 동창 모임을 마친 뒤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주차장에 있던 자신의 승용차를 후진하다가 다른 차량을 들이받았다. 범퍼에 약간의 스크래치가 났고 인명 피해는 없었다.

보험 처리를 할 거란 예상과 달리 상대 차주는 인근 파출소에 신고했다. 방 목사는 강남경찰서로 인계돼 조사를 받았고, 음주를 한 사실이 드러났다. 혈중알코올농도 0.041%로, 도로교통법 위반에 해당하는 수치는 아니었다. 방 목사는 "식사하면서 와인 한 잔 정도 마셨다"고 해명했다. 경찰은 차량 접촉 사고로 사건을 마무리했다. 이날 방 목사는 직접 차량을 타고 귀가했다.

조용히 넘어갈 수 있었던 이번 일은 방 목사의 거친 언행 탓에 보도로 이어졌다. 방 목사는 강남경찰서에서 30분간 조사를 받으면서 담당 경찰에게 폭언을 하거나 밀치는 등 부적절한 행동을 했다. 현장에서 이를 목격한 <머니투데이> 기자가 다음 날인 25일 바로 보도했고, 이날 인터넷에는 방 목사와 기독교를 비난하는 글이 쇄도했다.

논란이 커지자 방 목사와 다일복지재단은 즉각 사태 수습에 나섰다. 방 목사는 자신의 행동을 사과하기 위해 당일 강남경찰서를 찾았다.

방 목사는 <뉴스앤조이>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어제 경찰서에서 저지른 행동이 잘 기억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기사를 보고) 큰 충격을 받아서 그런지 몰라도 잘 기억나지 않는다. 그렇지만 무조건 (내가) 잘못했다. (다일) 공동체에 누를 끼쳐 죄송하며 어떤 조처도 달게 받겠다"고 했다. 인터뷰를 하는 동안 방 목사는 고개를 숙인 채 말을 아꼈다. 방 목사가 구체적으로 어떤 폭언과 폭행을 했는지 강남경찰서 교통조사과 관계자에게 문의했지만, 담당 경찰이 쉬는 날이어서 확인해 줄 수 없다고 했다.

다일복지재단 한 관계자는, 자체 조사 결과 보도 내용이 사실로 확인됐다면서 재단 차원에서 공식 사과하고, 방 목사를 인사 조처할 것이라고 했다. 다일복지재단은 곧바로 공식 사과문을 통해 "해당 시설장을 즉각 보직 해임하고, 최대한 빠른 시간 안에 인사징계위원회를 열어 중징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폭언과 폭행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는 드러나지 않고 있다. 방 목사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말했고, 자체 조사를 벌인 다일복지재단 측도 함구하고 있다. 1월 25일 서울 강남경찰서를 찾았지만, 담당 경찰이 쉬는 날이어서 폭언과 폭행에 대한 내용은 파악할 수 없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다일복지재단 성명 전문]

사죄의 말씀 드립니다

머리 숙여 사과와 사죄의 말씀을 드립니다.

2015년 1월 25일 언론에 보도된 '유명 단체에 소속된 목사, 음주 운전에 경찰서 난동'이라는 기사의 당사자가 노숙인 시설에 있다가 임종을 맞는 분들을 위한 시설 '다일작은천국'의 시설장임을 확인하였습니다.

이번 일에 대하여 다일복지재단은 해당 시설장을 즉각 '보직 해임'하였으며, 최대한 빠른 시간 안에 인사징계위원회를 열어 '중징계'키로 하였습니다. 당사자도 어떠한 결정이든지 겸허히 수용하고 사죄드리며 철저히 반성하겠다고 했습니다. 저를 포함한 전 임직원들도 오늘의 불미스러운 일에 책임을 크게 통감하고 있습니다.

이번 일로 인해 상처받았을 다일을 사랑하시는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깊은 사과와 사죄의 말씀을 드립니다. 저와 다일복지재단은 이번 일을 통해서 정말 철저하게 반성하면서 다시는 이런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2015년 1월 25일

다일복지재단 이사장 최일도 및 임직원 일동 올림

이용필 기자 / 한국 <뉴스앤조이>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