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도 상품이 되어버린 것은 아닐까
'인권'도 상품이 되어버린 것은 아닐까
  • 김기대
  • 승인 2015.03.14 07:15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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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마 50년, 아틀란타 방문기

지난 7일 (현지시간) 낮 미국 앨라배마 주 셀마의 에드먼드 페터스 다리. 50년 전인 1965년 3월7일, 백인 경찰의 곤봉에 맞아 수 십 명이 부상 당해 ‘피의 일요일’로 불렸지만, 미국 흑인 참정권 운동의 불을 댕긴 장소에 4만여명이 다시 모였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50년전 ‘셀마 행진’에 나선 참가자들의 이름을 호명하면서 “정당한 미국을 만들려는 이들의 노력이 승리를 거뒀고, 이 사건이 미국의 운명을 결정했다”고 역설했다.

   
▲ 지난 7일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미국 앨라배마주 셀마에서 왼손에는 이곳에서 남편과 투표권 쟁취 운동을 처음 시작한 아멜리아 보인튼 로빈슨의 손을, 오른손에는 존 루이스 앨라배마주 민주당 하원의원의 손을 잡고 50년 전처럼 에드먼드 페터스 다리 위를 가로지르는 '셀마의 행진'을 하고 있다.(백악관 사진)

오바마 대통령은 이어 10일 조지아 주 아틀란타를 방문 조지아 공대에서 학자금 융자를 받은 학생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한 '학자금 보조 권리장전(Student Aid Bill of Rights)'을 1만여명의 학생들이 모인 가운데 공표했다.

권리 장전은 연방정부 학자금 융자를 제공하는 교육부 및 정부와 계약을 맺은 대출 업체 등은 채무자들의 상환이 밀렸을 때 이를 반드시 고지해야 하며, 더 나은 상환 조건 등에 대해서도 안내를 제공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

셀마는 마틴 루터 킹 주니어 목사 등이 50년전 앨라배마 주도(州都) 몽고메리까지 87㎞를 평화롭게 걸어간 ‘셀마-몽고메리’ 행진의 출발점이다. 당시 참가자 600명은 에드먼드 페터스 다리에서 무자비한 진압을 당했다. 이틀 후인 3월9일에는 백인 우월주의 단체 폭력으로 인권운동가 제임스 리브가 사망했다. 이를 계기로 미 전역의 여론이 들끓으면서 린든 존슨 대통령은 군 병력을 보내 평화 행진을 지켜줬고, 그해 8월에는 흑인 참정권을 인정하는 법안에 서명했다.

오바마 대통령 아틀란타 방문과 셀마 50년을 계기로 킹 목사의 고향인 아틀란타도 관광 특수를 누렸다. 아틀란타 시내에 있는 킹 목사 기념관에는 평일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로 북적댔다.

   
▲ 킹목사의 아버지가 목회하던 에벤에젤 교회 내부, 지금은 교회로 사용되지 않고 기념관으로 사용되고 있다. 킹목사는 이곳에서 협동목사로 있었다.

 

이곳에서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에는 민권센터가 있다. 흑백 분리주의자들의 사진을 공개한 전시물 앞에서는 우리는 언제쯤 친일파들의 사진을 저렇게 공개할 수 있을까 부럽기도 했다. 민권운동에는 의식있는 대중음악가들도 함께 했다. 존 바이에즈와 밥딜런의 사진 앞에 섰을 때 마침 존 바이에즈의 '오 프리덤'(Oh! Freedom) 이 흘러 나왔다.

   
▲ 민권센터 안에 있는 흑인 차별주의자들의 사진

 

   
 

하지만 이 센터가 들어선 부지가 코가 콜라에서 제공한 땅이라는 데서 묘한 이질감이 든다. 자본주의의 상징인 코가 콜라 박물관 바로 옆에 코카콜라의 기부로 세워진 민권센터를 보면서 인권도 코카콜라의 세계에 속한 하나의 상품이 되어버린 것 같다. 북한 인권도 그들의 인권보다는 정파적 이익을 위해 이용되는 판에 인권이 자본주의 상품이 되어버린 정도는 그냥 견딜 수 있는 시대를 살고 있다는 서글픔이 다가온다. 

 

김기대, 편집장 / <뉴스 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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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사데나 2015-03-27 01:27:20
원래부터 시민권리 운동의 주류들은 상생을 강조했습니다. 코카콜라나 다른 소다 회사들을 공정한 고용을 주장하며 보이콧운동을 하기도 했지만 자본가와 정치가들의 참여를 강조하며 상생을 강조하고 자본가들의 이익추구 자체를 부정하진 않습니다. 땅값이 8-11밀리언 정도의 가치인것 같은데 세계적 대기업의 도네이션 치곤 알량한 정도이지만 아마 운동가들도 반겼을것이고 시에서는 35밀리언을 주고 킹목사의 글들을 샀고 델타항공등 다른 회사도 도네이션해서 꽤 괜찮은 도네이션 사례로 세워진 박물관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