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좋은교회’ 없습니까?
어디‘좋은교회’ 없습니까?
  • 김택규
  • 승인 2015.04.06 23:31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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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미주판) 오피니언 란에 실린 장열기자의 ‘기자의 눈’ 칼럼이 눈에 띄었습니다. 제목은 ’어디 좋은 교회 없습니까?‘ 라는 것이었습니다.

그 기자가 이런 글을 올린데는 이유가 있었습니다. 그가 ‘기자’이다보니, 주위에 있는 많은 사람들이, “왜 교회들이 이렇게 문제가 많으냐? 교회가 세상을 오히려 더 시끄럽게 만든다. 요즘 목회자나 교인들을 보면 신뢰가 가지 않는다” 등, 등 교회와 교인들에 대한 비판과 비난의 소리를 많이 듣게 된다고 하는것입니다.

그래서 “그럼 교회가 바르게 간다면 교회 다닐 생각은 있으세요?”라고 물었더니, “정말 좋은 교회가 있다면 나갈 의향도 있죠.”라는 대답이 나오더라는 것입니다. 더 나아가 어떤 사람은 ‘어디 좋은 교회 있으면 추천해 주세요.’라는 말도 하더라는 것입니다.

‘좋은 교회!’ 그런 말이 성립된다면, 그럼 ‘좋지 않은 교회’ 더 나아가 ‘나쁜 교회’도 있다는 얘기인것입니다. 다시 말하면 그 기자에게 ‘좋은교회 있으면 추천해 달라’고 할 정도면, 그렇게 말한 사람은 지금까지 주위에서 ‘좋지 않은 교회’만 보았지, ‘좋은 교회’는 찾아보지 못했다는 얘기가 되는것입니다.

그 기자는, 교회나 목회자들에 대한 기사는 ‘기사 수위조절’ 탓에 지면에 그대로 다 실을 수 없는 경우가 많다고 하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그는 이런 말을 했습니다. “솔직히 교계의 숨은 이야기는 모르는게 정신건강에 좋습니다.” 기자의 입에서 그런 말이 나오는데 대하여 참으로 슬프고 답답한 심정입니다.

그러면 비신자들이 이런 교회라면 나가고 싶다고 할수 있는 ‘좋은 교회’는 어떤 모습의 교회일까요?

일반적으로 개인 즉 사람에 대해서도 “그 사람은 좋은 사람이다”, 혹은 “나쁜 사람이다”라고 말합니다. 그런데 ‘좋은 사람’, 혹은 ‘나쁜 사람’에 대한 판단과 기준은 사람마다 다를 수 있습니다. 대체로 자기에게 잘해주면 ‘그는 좋은 사람이다’ 하고, 자기에게 좋지 않게 대해주면 ‘나쁜 사람이다’ 라고 말하기 쉽습니다. 물론 많은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보편성, 상식선에서 어떻게 판단하는가가 중요하겠지요.

마찬가지로, ‘좋은 교회’에 대한 판단과 기준도 사람마다 다를 것입니다. 특히 교회에 다니는 신자와 비신자간에는 그 판단기준이 완전히 다를수 있을 것입니다. 신자간에도 교파와 ‘믿는바’에 따라 또 기준이 달라질수 있겠지요. 예를 들면 방언, 입신, 신유 등 오순절적 성령체험 등을 강조하는 교회를 다니는 교인이면 그런 은사가 강한 교회를 ‘좋은 교회’라고 할것입니다. 그러나 ‘전통, 이성’등을 중시하는 교회에 속한 교인들은 그런 교회를 ‘비정상적’인 행태의 교회로 보기도 할것입니다.

근본주의적(fundamentalism), 혹은 극 보수주의적 신앙노선을 가진 교인들은 그런 교회를 좋은 교회라고 할 것이고, ‘자유주의적’(liberal) 노선의 교회를 나쁜 교회라고 할것입니다.

해서 한마디로 ‘좋은 교회’는 이런 교회‘라고 제시하기는 힘들 것입니다. 교회도 ’불완전‘한, ’죄인‘인 인간들이 모인 단체임으로 흠없는, 완벽한 ’좋은 교회‘란 이 세상에 없을 것입니다. 따라서 “좋은교회가 있으면 교회다니겠다”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평생 교회 나갈 수 없게 될지도 모릅니다. 왜냐면 세상에는 그가 원하는 그런 ‘좋은교회’란 찾을수가 없을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좋은 사람’에 대한 보편타당적인 판단기준이 있듯이 ‘좋은 교회’에 대해서도 대체적으로 사람들이 어느 정도 수긍할수 있는 보편적인 기준이나 의견이 있을수 있습니다.

그러면 사람들이 다니고 싶어질 만한 ‘좋은 교회’란 어떤 교회일까요? 나는 여기서 내가 생각하는 ‘좋은 교회’에 대한 ‘모델’을 한마디로 제시할수는 없습니다. 그것을 제시하려면, 초대교회에서부터 사도후시대, 중세시대교회, 종교개혁과 그 후의 교회들, 현대교회에 이르기까지 모든 역사 상에 나타났던 교회의 ‘모델’들을 일일이 제시해 보면서, 결론을 내려야 하기 때문입니다.

흔히 ‘초대교회’를 가장 이상적인 교회의 모델로 생각하는 목회자들이나 교인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초대교회로 돌아가자’고 역설하는 분도 있습니다. 한스 큉 교수는 이에 대해서, 초대교회도 모든 교회의 이상적 대표적 교회 제도는 아니라고 했습니다. 초대교회도 기원 1세기, 그 시대, 그 상황의 산물입니다. 초대교회에서도 갈등과 문제가 있었습니다.(행 6:1) 지도자 간에 분쟁도 있었습니다.(바울과 바나바, 행 15: 36-40, 바울과 베드로 사이에, 갈 2:11-14)

현재, 유럽은 물론 한국이나 미국 등에서 아예 교회를 떠나거나, 기독교인이라고 하면서도 교회를 안 나가는 사람들의 수가 점점 많이지고 있습니다. 종교란에 ‘무종교’ 라고 쓰는 사람들의 수도 늘어가고 있습니다. 왜 사람들이 점점 교회를 떠나는 것일까요? 여러 가지 원인과 이유를 들수 있지만, 한가지를 든다면 ‘다니고 싶은 좋은교회’가 없기때문이 아닐까요?

좋은 교회란 한마디로 설명할 수는 없을것입니다. 그러나 한 가지 단순하면서도 분명한 것이 있습니다. 주님의 말씀대로, 교회가 세상에 ‘빛과 소금’이 될 때 ‘좋은 교회’가 되는 것 아니겠습니까? 사회적 지탄의 대상이 되고, 비리와 분쟁 등으로 사람들에게서 비난받지는 말아야 합니다. 사회의근심거리가 아니라, 사람들에게 ‘칭송받는(행2:47)’, 사랑이 넘치는 교회여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빌립보교회같이 ‘의의 열매가 가득하여 하나님께 영광이 되는 교회가 되야 할것입니다.

어느 날 밤 서울 남산에 올라가 서울 시내를 바라봤습니다. 빌딩 숲 가운데서 밤하늘에 반짝이는 너무나도 많은 십자가의 첨탑들을 보았습니다. 그 중에 과연 ‘내가 다니고 싶은 좋은 교회는 몇이나 될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또 주님 보시기에 ’주님의 마음에 합한‘ 좋은 교회는 얼마나 될까요?

김택규 목사 / <전 감신대 객원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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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나타 2015-04-07 10:54:05
좋은 교회.....교회는 주님의 이름으로 모인 사람들이 곧 주님의 몸된 교회입니다. 그렇다면 좋은 교회를 찾을 것이 아니라, 내가 주님의 몸에 들어가서 암덩어리가 있다면 암덩어리와 싸워 좋은 교회로 만들어가야 하지 않을까요? 소위 나쁜 교회로 불리는 암덩어리가 가득한 교회를 내팽겨쳐 두고 떠난, 요즘 유행어처럼 떠도는 "가나안교인"을 주님이 과연 기뻐하실까요? "어디 좋은 교회가 있나요? 그러면 나갈 의향이 있습니다...." 가슴이 답답하네요. 내 자신이 좋은 교회가 되지 않고서 세상 어디에서 좋은 교회를 찾을 수 있을까요?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주님을 따르라는 주님의 말씀처럼, 이 십자가의 마음으로 교회 속으로 들어가서 나부터 좋은 교회가 되고, 선한 영향력으로 좋은 교회를 만들어가야 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