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공화당 이번엔 재림교회 후보 세우나?
미 공화당 이번엔 재림교회 후보 세우나?
  • 양재영
  • 승인 2015.06.19 20:55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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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르몬교인 미트 롬니에 이어 복음주의 변방 후보 강세

2016년 미국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공화당 후보인 벤 카슨(Ben Carson) 박사가 몬모스 대학(Monmouth University) 여론조사에서 근소한 차이로 선두를 보였다고 크리스천포스트(CP)는 보도했다.

최근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벤 카슨 박사는 11%의 지지율로 선두로 나섰고, 전 위스콘신 주자사인 스캇 워커(Scott Walker) 후보는 10%, 전 플로리다 주지사인 젭 부시(Jeb Bush)는 9%의 지지율을 보였다.

크리스천포스트에 따르면 카슨 박사는 이 결과를 페이스북에 올렸으며, 단 다섯시간 만에 16,000 ‘좋아요’(likes)와, 2,000건 이상의 공유(share) 등 열띤 반응을 보였다고 전했다. 또한 마이클 리간(Michael Legan)이 “우리는 더 이상 맥케인(McCain), 돌(Dole)과 같은 이가 아닌 벤 카슨과 같은 신선한 인물을 후보로 선택해야 한다. 카슨은 새롭고, 흥미로운 대안이 될 것이며, 더 많은 지지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는 댓글에 700명 이상이 ‘좋아요’를 눌렀다고 보도했다.

벤 카슨은 디트로이트 빈민가에서 편모 슬하에서 자라 최연소 존스홉킨스병원 소아과장이 된 입지전적 인물이다.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신경외과의사 중 하나로, 세계최초로 샴쌍둥이 분리 수술에 성공해 명성을 얻기도 했다.

그는 제7일 안식일 예수 재림교(이하 안식교) 교인으로 지난 2012년 공화당 후보로 선출된 모르몬교 출신 미트 롬니에 이어 복음주의 변방 교인으로서 복음주의자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는 평을 얻고 있다.

   
▲ 미 대선 공화당 후보자 벤 카슨(Ben Carson)

“미국 복음주의의 이율배반”

미국의 정치는 제도적으로 민주와 공화 양당정치이지만, 사실은 민주당의 진보와 보수, 공화당의 보수와 진보로 나누어진 4당 구조라 해도 무방하다.

이 4개의 진영에서 민주당의 보수와 공화당의 진보를 중도적 유권자라 분류하며, 대선의 승패를 이들이 결정한다는 데 이견이 없는데 이 두 그룹의 절대 다수가 복음주의라는 사실이 중요하다.

미국의 복음주의는 미국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 기독교 교파이며, 전체 유권자 약 25%가 복음주의 신자로 추산된다. 특히 보수적 복음주의자들은 공화당의 기반을 이루고 있으며, 자신들의 후보를 단일화함으로 ‘미국사회의 기독교적 가치와 전통을 회복한다’는 명분 아래 정치적 영향력을 극대화시켜왔다.

복음주의자들의 미 대선에서의 위력은 역사를 통해 증명되어왔다. 지난 1976년 남침례교의 주일학교 교사출신으로 대통령 후보에 나선 지미카터는 남부 기독교도들의 절대적 지지로 대통령에 당선된다. 이들은 1980년 대선에서 도널드 레이건의 당선에 기여했으며, 2000, 2004년 대선에서 복음주의자들 중 약 80%가 공화당의 부시에게 몰표를 던짐으로 대선 승리를 이끌었다. 당시 부시에게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사람은 복음주의의 거두인 빌리 그레이엄 목사와 그의 아들 프랭크 그레이엄 목사라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역대 미국 대통령의 교단은 장로교 9명, 성공회는 12명, 조지 W 부시 등의 감리교 5명, 빌 클린턴 등 4명은 침례교였다. 제자회는 3명이었으며, 윌리엄 테프트 등은 유니테리안, 리차드 닉슨은 퀘이커였다. 아이젠하워는 여호와의 증인 출신이었으나 후에 장로교인이 됐다. 즉 역대 미국 대통령은 복음주의라는 울타리를 넘어간 적이 없다 해도 무방하다.

하지만 지난 2012년 독실한 모르몬 교인이자, 스스로 프랑스에서 2년간 모르몬 선교사로 활동했던 미트 롬니가 복음주의자들의 절대적 지지로 공화당 후보로 선출되면서 복음주의는 이율배반적인 행보를 취한다.

복음주의 세력은 과거 2008년 공화당 대선후보에 출마한 롬니에 대해 “이들은 나와 같은 가치를 지지하지만 같은 하나님을 예배하진 않는다”는 입장을 발표함으로 경선에서 탈락시키지만, 2012년 오바마를 저지하기 위해 롬니를 선택했다. 이번 안식교인 벤 카슨에 대한 복음주의들의 지지 움직임 또한 정통적 복음주의자들의 행보라 보기 어렵다.

몰몬교는 전체 미국인 가운데 2% 안팎에 그치는 소수 종교로, 보수 기독교에서는 이단으로 간주되기도 하며, 안식교는 미국복음주의협회(NAE)의 정회원으로 가입되지 않은 상태이다. 그런 의미에서 지난 2012년 몰몬교도인 미트 롬니와 현재 공화당 유력후보인 안식교인 벤 카슨의 약진은 복음주의 내부의 변화를 느끼게 한다.

   
▲ 미 대선 공화당 후보인 롬니(몰몬교)와 폴 라이언(가톨릭)

“미국 복음주의는 변하고 있다(?)”

유권자의 25%를 형성하고 있는 미국 복음주의자들에겐 여전히 후보들의 종교를 중시한다. 하지만 이러한 역사적 기류에도 조금씩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는 평이 대세이다.

최근 빌리 그레이엄의 대를 이어 신세대 복음주의 지도자로 명성을 얻고 있는 이는 새들백 교회의 릭 워렌(Rick Warren) 목사이다. 그는 교리 문제에서는 보수적이지만, 사회적 이슈에 대해서는 기존의 우파 복음주의자들과 다른 시각을 가지고 있다.

워렌 목사는 짐 월리스(Jim Wallis), 머서대학의 데이빗 거쉬(David P. Gushee) 교수 등과 함께 기독교와 공화당과의 지나친 연결고리를 끊기를 원하고 있다. 워렌 목사가 오바마 대통령이나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과 같은 민주당 인사들과 친분을 유지하고 있는 것도 이를 뒷받침해준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그의 취임식에 무슬림 지도자, 유대교 랍비, 동성애자 성공회 주교도 초청함으로 종교적 통합과 다양성을 추구해왔다. 이를 통해 미국 정치와 개신교의 유대가 점점 약해지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연합감리교인(UMC)인 힐러리 클린턴은 지난 2015 세계여성지도자대회(2015 Women in the World Summit)에서 “(우리 사회에) 깊게 자리 잡은 문화적, 종교적 신념들과 구조적 편견이 바뀌어야 합니다. 그럼으로 여성들이 낙태를 통한 건강 회복에 보다 편리하게 접근할 수 있어야 합니다”라고 연설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모르몬 교인과 안식교인에 대한 복음주의자들의 지지가 복음주의 내의 변화의 움직임인지, 또다른 대선 전략인지는 분명치 않다. 2016년 공화당 후보로 벤 카슨이 지명될지도 미지수이다. 다만, 이번 선거는 미국의 정치와 종교가 기존의 복음주의의 질서 안에 머물지, 아니면 새로운 길을 모색할지를 유추해볼 수 있는 좋은 바로미터가 될 듯하다.

양재영 / <뉴스 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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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이름 정정 해주세요 2015-06-21 17:00:30
양재영 기자님! 사실을 전달하는 기사이니만큼 교회 이름을 정확하게 적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안식교-> 재림교회 , 제7일 안식교인-> 제7일 안식일 예수재림교인 입니다.
영어로는 Seventh-day Adventist Church 이고 영어 약자로는 Adventist라고 부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