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는 약한 자들을 위한곳"
"교회는 약한 자들을 위한곳"
  • news M
  • 승인 2015.06.27 0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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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새로운 도전 앞에 선 김정호 목사
   
▲ 김정호 목사 ⓒ <뉴스 M>

“선택이 곧 그 사람이다.” 그 사람이 살아오면서 내린 결정이며 선택이 곧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말해준다는 것이다. 어떤 것을 선택하는 그 순간 그 사람의 우선순위와 삶의 철학이 고스란히 반영되기 때문이다.

김정호 목사(후러싱제일교회 담임)는 얼마 전 자신의 인생에 변곡점을 만들어낼 만한 제법 큰 변화를 선택을 했다. 목회 인생의 대부분을 쏟아 부었던 애틀란타한인교회를 떠나, 특별한 연고도 없는 뉴욕으로 이주했다. 소위 성공한 목회자라면 으레 더 큰 교회로 부임하는 게 당연한 것처럼 받아들여지는 교계의 풍토와 역행하는 선택인 탓에 주변의 관심이 높다.

김 목사가 시무하던 애틀란타한인교회는 미국 내 급성장하는 100대 교회 중에 한인 교회로는 유일하게 선정되어 한인 교회뿐 아니라 미국 교회로부터도 주목 받기도 했던 교회다. 규모를 떠나 안정적인 목회 현장을 마다하고 새로운 모험을 선택한 김 목사의 선택이 다소 낯설다는 반응이다. 본인도 주변의 이런 반응을 잘 아는 듯 “치열한 목회 현장에서 다시 한 번 뛰고 싶었다”며 후러싱제일교회를 선택한 이유를 설명했다.

“(애틀란타한인교회) 내가 무슨 말을 하던 나에 대한 반대 의견이 없다는 사실을 어느 순간 깨달았다. 그게 무서워졌다. 그래서 떠났다. 힘이 주는 묘한 쾌락이 있다. 어딜 가든 식사 대접을 받고, 부목회자들이 줄지어 나를 맞이했다. 솔직히 처음 몇 년 동안은 좋았다. 그러나 어느 순간 불편해지기 시작했다. 예수님보다 내가 중요해지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이 말한 대로 살지 못하고 있다는 위기감 탓일까. 김 목사의 자기고백이 본인의 저서인 <예수님이 중심이 되는 교회>의 제목과 오버랩 됐다. 이 책의 서문에는 “통일 운동을 하다 빨갱이로 몰리기도 했고, 타종교를 포용하다 이단으로 몰리기도 했고 교단의 감독이 파송한 교회에서 부임을 반대하는 바람에 강단에 서지도 못하고 오갈 데 없는 처지”가 되기도 했다며 스스로를 소개했다.

교회마저 진보와 보수라는 진영논리에 꼼짝없이 갇혀버린 한국교회의 상황에서 자칫 부담스러울 수 있는 자기고백이다. 한국교회 정서상 그리 덕 볼 것 없는 자기소개를 굳이 서문에 써넣은 이유가 무엇일까. 진영논리를 벗어나 진보와 보수를 아우르는 균형 있는 목회를 기대하는 목소리도 있다고 전하자 김 목사는 “새는 두 날개로 난다”는 말로 설명을 대신했다.

“교회가 좌로 우로 나누어질 필요가 없다. 좌나 우나 둘 다 아름답다. 두 날개가 있어야 새가 하늘을 평행하게 날 수 있듯 균형이 중요하다. 그런 점에서 하나님나라다. 누군가 ‘통일이 먼저냐 하나님나라가 먼저냐’고 물어본다면 나는 망설임 없이 하나님나라가 먼저라도 대답할 것이다. 이유는 하나님나라 없는 통일은 해봤자 또 싸우고 나누일 것이기 때문이다. 한국 교계에 하나님나라가 임하는 것이 필요하다”

김 목사는 또 유난히 균형을 강조했다. 목사와 장로가 존재하는 것도 건강한 균형을 이루기 위함이라는 것이라며 애틀란타교회에서의 일화를 소개했다.

“남자 장로만 세웠다가 노동청에서 일하는 아내가 ‘어떻게 남자 장로만 세우냐. 교회를 고소하겠다’고 심각하게 몰아붙여 여성 장로를 함께 세웠다. 균형이라는 것은 서로 열려 있을 때 가능하다.”

애틀란타한인교회에서 김 목사는 2세 목회, 즉 EM(English Minstry) 사역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컸다. 아프리칸 어메리칸 신학생을 지도교사로 고용하기도 하고, 사역자 미팅도 영어로 진행할 만큼 2세들을 존중했다. 이런 경험 때문인지 김 목사는 뉴욕교회를 향해 2~3세들을 위한 사역적 관심을 주문했다.

“뉴욕은 2,3세들이 몰려드는 세계 최고의 도시다. 1세대는 줄어드는 추세이고 타주에서 이주도 쉽지 않다. 어느 날 젊은 영어 목회자들이 자문을 구했을 때 7:10 모임을 말한 적이 있다. 아침 7시 10분에 5-10명이 모여 소그룹 형식으로 성경공부를 하는 것이다. 그렇게 30명 단위로 흩어져 모이다보면 젊은이들의 위한 모임은 금방 부흥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미 큰 교회의 모습을 갖추었다면 그 역할을 해내는 것이 중요하다. 그 많은 예산을 어떻게 쓸 것인가에 대한 고민도 해야 한다.”

김 목사는 리디머교회의 팀 켈러 목사를 목회적 모델로 꼽으며 “한인교회는 ‘탕자를 품는 교회’가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팀켈러 목사를 만났을 때 ‘리디머교회는 한인 2세들이 2,000명씩 모이는데 왜 한인교회에는 그렇게 모일 수 없는 거냐‘고 물어본 적이 있다. 그의 대답이 참 충격적이었다. ’이미 한인 교회는 탕자의 비유에서 큰 아들처럼 돌아온 탕자를 반길 수 없는 존재다. 어떻게 젊은이들이 그런 곳에 모일 수 있겠냐‘고 말했다. 한인교회는 ‘탕자를 품는 교회’가 되어야 한다. 그러나 현재 한인 이민교회의 모델은 바리새인을 만드는 것이 아닌가 한다.”

“교회는 약한 자들을 위한 곳”이라며 교회의 문턱을 낮추라고 말한 김 목사는 뉴욕의 폐쇄적이고 배타적인 분위기를 지적했다.

“교회의 건물 구조도 마찬가지로 성도들의 접근성이 용의하지 않다. 일단 교회 로비에 온통 한국말뿐이고 예배에 통역이 없다. 장애인이 담임목사의 방을 방문하고자 할 경우 어떻게 찾아올 수 있을까 고민이 된다. 좀 더 접근성이 용의해 열려 있는 공간이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김 목사는 “목회자는 영웅이기보다는 지도자”라고 말했다. 적진에서 멋지게 자결하는 것이 영웅이라면, 백성을 위해서라면 적장 앞에서 벌거벗고 수치를 당할 수 있는 지도자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김 목사는 목회자를 “자기 스스로를 버리고 교인들을 지켜 낼 수 있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소수자를 위한 목회, 발로 뛰어 현장에서 교인들을 만나는 그런 목회를 하고 싶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인터뷰:최병인 대표
정리:정미진 기자 / <뉴스 M, 미주뉴스엔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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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리굿 2015-07-10 10:26:30
좋은기사, 좋은목회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