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M 쓰면 지옥갑니다(?)
EDM 쓰면 지옥갑니다(?)
  • 양재영
  • 승인 2015.07.19 13:04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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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선교단체 ‘디제잉 워십’ 논란

“예배 때 EDM 쓰면 지옥갑니다.”
“혹시 하나님이세요?”

‘디제잉 워십’이라는 DJ 장비로 EDM(Electronic Dance Music)을 사용해 찬양을 부르는 예배찬양이 논란이 되고 있다.

최근 한 선교단체의 전국리더대회의 ‘디제잉 워십’ 동영상이 페이스북 등의 SNS 상에 올라오면서 환호와 지지의 목소리와 함께 ‘교회가 클럽인가?’라며 불편함을 표시하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이번 논란의 대상이 되었던 선교단체의 한 관계자는 “전국리더대회에서 ‘디제잉 워십’을 진행한 간사님이 맡으신 순서는 ‘예배’가 아닌 예배 전‘콘서트’였다”고 해명했지만, 이미 확산된 논쟁을 잠재우진 못했다.

“EDM 논란은 또 하나의 흑백논리”

한국의 예배찬양 논쟁은 198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1980년대 복음성가로부터 시작해 1990년대 CCM(Contemporary Christian Music)의 등장과 함께 예배찬양은 큰 반향을 일으켰으며, 세대간, 이념간의 논쟁으로 비화되었다.

EDM 논란에 대한 <시론>을 올린 한 신학단체의 주장처럼, 이러한 논쟁의 쟁점은 ‘교회음악은 세상 음악과 달라야 한다’는 논리로부터 시작해 ‘사탄은 마침내 대중문화를 선택했습니다’라는 '낮은울타리' 신상언 대표의 담론과, ‘세상 문화를 도구로 이용해야 한다’는 입장과 함께 ‘음악은 오늘의 음악, 그 메시지는 영원한 것으로’라는 하덕규 교수의 주장까지 그 논쟁의 스펙트럼은 다양했다.

IVF의 김성한 간사는 EDM 논란과 관련한 글을 통해 “박명수가 그리 좋아하는 EMD이 IVF 전국리더대회 오프닝에 등장한 것이 여러 사람에게 관심과 걱정거리가 되고 있나보다”며 “지금 EDM에 대한 염려는 어떤 뿌리에 근거한 것인지 궁금하다. 그 염려가 나에게 익숙하지 않음이라는 문화적 생소함 때문이라면 자기들의 잔치에 자기들이 원하는 음악을 준비한 이들을 염려하거나 비난할 이유는 합당해 보이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IVF EDM 예배 동영상이 유투브에서 삭제된 관계로 다른 영상으로 대체합니다.)

청어람 ARMC의 박현철 간사는 그의 글 ‘EDM, 이게(E) 다(D) 뭐라고(M)’에서 “이번 논란은 8-90년대의 ‘드럼, 일렉 기타는 사탄의 악기인가?’라는 질문의 반복으로 보인다”며 “교회에서 드럼과 기타를 허하라며 투쟁하던 7080들이 ‘아무리 그래도 EDM은 심하지~’라고 말하는 현실은 안타깝다”고 언급했다.

리버티대학교 예배학 교수이자 전 CCM팀 ‘좋은씨앗’의 멤버였던 이유정 목사는 “우리 기성세대는 교회에서 사용되는 모든 음악을 무조건 이것이 예배 음악에 적합한가 아닌가라는 기준 하나로 도마 위에 올려 놓고 마구 난도질 하는 경향이 있다”라며 “이는 지난 수백년 간 교회가 저질러 온 흑백논리요, 수많은 예술인들의 가슴을 피멍들게 한 역사적 오판이다”고 주장했다.

그는 “교회는 사단에게 빼앗긴 음악을 구속하여 회복시키는 일에 더 적극성을 띄어야 한다”며 “요즘 20대 대학생들에게 디제잉이라는 장르는 너무 익숙하고 일반화된 문화이다. 이 음악을 예수의 십자가로 구속시키는 것은 당연히 그리스도인의 책임이자 문화변혁적 사명이다!”고 전했다.

“EDM, 신중하게 생각해야...”

EDM 예배음악에 대한 신중론도 적지 않았다. 더함공동체교회의 이진오 목사는 그의 페이스북 포스트를 통해 “디제잉 예배가 기독교 청년(청소년) 사이에서 대세가 되겠구나 싶고, 문화적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한 신학적, 목회적 해석과 노력이 필요하겠다 싶다”라며 “음악의 비트, 소리의 음저, 크기 등으로 사람의 감정을 조절할 수 있다는 주장과 이를 실제 대형 찬양집회에서 이용해 일종의 엑스터시를 조장한다는 주장이 사실이라면 신중해야 한다는 생각이 남는다”고 언급했다.

개혁신학 블로그 ‘진짜배기’의 한 필자는 “당신의 ‘디제잉 워십’이 마냥 가볍다고 말하는 것은 아니지만, 가벼운 기쁨에 머무르지 않기를 권한다”라며 “‘위대한 하나님에 비해서 내가 음악으로 하나님을 대하는 것이 너무 가벼운 것이 아닐까?’라는 자문과, 또 ‘내가 추구하는 찬양의 기쁨이 원래 성경에서 말하는 찬양의 기쁨에 미치지 못하는 것이 아닐까?’하고 자문해 보길 바란다”고 조언하며 EDM 음악이 예배에 사용되는 것에 대해 신중론을 펼쳤다.

EDM 음악을 예배에 사용하는 것에 대한 비판적 시각을 가진 이들은 “교회가 전통적으로 가르쳐온 예배의 모범은 ‘거룩하고 단정한’ 찬송을 부르는 것이다”며 “강렬한 비트와 조명으로 사람들을 자극시키는 것은 음악을 우상화하는 위험이 있다”고 주장했다.

‘복음성가’와 ‘CCM’을 두고 벌어진 ‘교회음악’ 논란은 새로운 교회음악에 대한 ‘수용’과 ‘경계’의 논쟁이었다. EDM을 두고 벌어지는 논쟁 역시 크게 다를 것 없는 양상으로 펼쳐지고 있다. “디제잉 워십 영상을 보고 왠지 모를 이질감에 사로잡혔다”며 EDM에 대한 신중론을 피력한 네티즌이나, “젊은이들이 당대의 문화로 하나님을 찬양하는 일을 보수적 전통이나 신학으로 막을 이유가 없다”는 옹호론적 주장은 EDM 예배찬양을 바라보는 갈등을 잘 대변하고 있다.

과거 복음성가와 CCM을 두고 세대와 신앙의 연륜, 이념적 입장 등에 따라 ‘익숙하지 않은 음악의 사용범위’를 두고 치열한 찬반 논쟁을 벌였으나, 오늘날 이러한 논쟁은 더 이상 필요가 없는 현실이 되었다. 오랜만에 벌어지는 ‘예배음악’ 논쟁이 소모적 감정싸움으로 비화되기 보다, 예배와 문화에 대한 진지한 고민과 건강한 예배 문화 회복의 계기로 삼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양재영 기자 / <뉴스 M / 미주 뉴스앤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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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lvary4all 2015-07-20 12:56:39
이번에 문제가 된 EDM 음악이 교회 예배 음악으로 사용될 수 있는가도 문제겠지만요 제가 동영상을 보았는데요 기자님 WAKE 하고 비교하지 마세요. 그 동영상에 나오는 것이 음악입니까? 소음이지. EDM이 문제가 아니라 연주하는 연주자의 음악적 실력과 음악의 창의력등에 아직 너무 큰 문제가 있습니다. 공공의 연주장에 아직 나타날 때가 아닌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