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별난 건 '정부'인가 '인터콥'인가
유별난 건 '정부'인가 '인터콥'인가
  • 박지호
  • 승인 2009.09.23 13:56
  • 댓글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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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M 아카이브>는 나누고 싶은 과거 기사 ‘다시보기’ 코너입니다.

인터콥, 최전방 선교의 첨병인가, 한국 선교의 말썽꾼인가

한국 정부가 해외 선교 활동을 선별적으로 제한하겠다고 나서자, 민간 선교를 제한하는 '유별난' 경우는 한국 정부가 유일하다며 한국 교계 곳곳에서 볼멘소리를 냈다. 그러나 달리 생각하면 '얼마나 유별나게 선교하기에 정부까지 나설까'라는 한국 선교를 향한 비판 역시 얼마든지 가능하다. 그리고 그 '유별남'의 책임은 한국 교회가 함께 져야할 짐이지만, 그 상당 부분은 인터콥의 몫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카자흐스탄…이스라엘…아프간…러시아

인터콥이 위험 지역 선교 현장에서 유별나다는 것은 '느낌'이 아니라, '사실'의 문제다. 지난 9년여 간 인터콥이 선교 현장에 일으킨 크고 작은 사건을 들여다보자.

먼저 2000년 카자흐스탄에서 열린 '실크로드 선교대회'를 보자. 현지 선교사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강행했다가, 대회 이후 카자흐스탄을 비롯한 중앙아시아 전역에 종교법이 신설 혹은 강화되면서 현지 사역자들이 일부 쫓겨나는 등 직·간접적인 피해를 입혔다. 인터콥 행사 이후 IFES 소속의 선교사들을 비롯한 현지 사역자들이 카자흐스탄을 떠나야 했던 피해가 잇따랐다. 

▲ 2004년 8월에 열린 '예루살렘 2004 예수행진'. (사진제공 예루살렘행진운동본부)
2004년에는 외교부와 현지 선교사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이스라엘평화행진’을 강행했다. 당시 요르단의 정형남 선교사는 "언뜻 보면, 평화운동인 것 같지만, 이스마엘의 후예들인 아랍권과 이슬람권의 사람들을 자극하고 있다"며, 당시 행진을 "불씨를 안고 밟는 예루살렘"이라고 지적했다.

2006년 8월에는 1,000여 개 교회와 2,000명이 넘는 인원을 동원해 '아프가니스탄 평화축제'라는 대규모 행사를 추진하다 사회적으로 상당한 물의를 빚은 바 있다. 안전 문제로 현지 사역자와 외교부가 강하게 반대했지만 진행했고, 급기야 아프간 정부까지 나서 참가자들의 입국을 금지하고 강제 출국시키기에 이른다.

▲ 분당 샘물교회 홈페이지에 인솔자 중 한 명인 이은주 씨가 인터콥 소속 선교사라고 기재되어 있다.(샘물교회 홈페이지 갈무리)
인터콥은 2007년 여름에 벌어졌던 아프간 사태와도 무관치 않다. 2006년 평화축제 시도 이후 현지에는 한국인 선교단에 대한 납치가 있을 것이라는 소문이 돌았고, 치안 상태가 악화되었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또 샘물교회팀을 인솔했던 사람도 인터콥 소속 선교사였지만 최바울 본부장(인터콥)은 납치 사건과 인터콥은 무관하며, “작년 평화축제가 예정대로 진행됐다면 탈레반 세력은 사라지게 되었을 것”이라고 발언했다.

올해 1월에는 러시아의 다게스탄 공화국에 20여 명의 한국 교회 교인들을 입국시켰다가 여론의 도마에 오르기도 했다. 다게스탄은 이슬람 반군이 지방과 연방 관리들을 대상으로 테러를 자행하는 등 치안이 불안해 당시 외무부가 여행 제한 구역으로 지정한 곳이다. 하지만 인터콥은 다게스탄 지역이 봉사활동을 하기에 절대적으로 위험하지 않다고 반박했다.

요르단…예멘…이란…팔레스타인까지, 다음은 어디?

올해 7월 이후에는 이란, 요르단, 예멘 등에서 한국인 수십여 명이 선교 혐의로 적발돼 추방을 당하면서, 한국 정부가 해외 선교 활동을 선별적으로 제한하겠다고 나섰다. 정부의 입장이 언론을 통해 보도된 후, 가장 주목을 받은 선교단체 역시 인터콥이다. 외교부가 한인 단기 선교팀이 요르단과 예멘, 이란 등지에서 선교 활동을 벌이다 체포, 추방 되는 사례들을 열거하며 '위험 지역 선교팀 파견 자제 요청 공문'을 인터콥 대표 앞으로 보낸 것도  바로 이런 이유에서다. 공문 내용 중 일부다.  

"7월 13일 인터콥 소속 김○○ 외 4명은 요르단 마다바시에서 현지인에게 아람어 기독교 서적을 전달하고 기독교 교리를 전파하던 중, 마다바시 경찰 측에 의해 체포되었으나 대사관의 요청으로 신병을 인수했다. 한편, 요르단 정보 당국은 6월 17일 한국인의 선교 활동에 대한 극단주의자들의 테러 가능성이 있다는 정보를 입수하여 우리 정부에 통보했다."

▲ 한국세계선교협의회장(KWMA), 한국기독교협의회회장(KNCC), 한국기독교총연합회장과 함께 인터콥 대표 앞으로 보낸 외교부의 공문.
이런 뒤숭숭한 통에 최근 이란에서는 인터콥 소속 아무개 선교사를 비롯해 15명이 경찰에 붙잡혀 강제 출국 당하게 됐다. 아무개 선교사의 컴퓨터가 이란 경찰 당국의 손에 들어가는 바람에 정보가 노출될 것을 염려한 타 선교 단체 사역자들이 숨을 죽여야 했다. 더 심각한 것은 인터콥과 관련 있던 이란 현지인들이 모두 구속됐고, 심한 경우 사형을 언도 받을 것이라는 예측까지 흘러나왔다.

곧이어 이번 팔레스타인 서안 지역 한인 선교사 살해 위협 사건이 일어났다. 지난 9월 9일, 팔레스타인 모 지역에서 한인 선교사들을 공격하겠다는 협박성 편지가 현지에 살포돼 긴장이 고조됐고, 인터콥의 침투 사역 때문이라고 현장 선교사들이 성토했다. 결국 협박 편지에 지목된 선교사는 9월 15일부로 사역을 접고 주변 국으로 철수해야 했다. 

되풀이되는 인터콥의 시행착오, 반대 → 강행 → 물의

앞서 열거된 문제들이 불거지기 전, 인터콥의 선교 방식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현지 선교사들과 선교 관계자들로부터 인터콥에 대한 다양한 형태의 경고가 이어졌지만, 인터콥의 선교 방식에는 큰 변화가 없었고 시행착오는 되풀이됐다. 

2000년 카자흐스탄에서 열린 '실크로드 선교대회'를 앞두고 현지의 선교사들이 반대 의사를 밝힌 바 있지만 인터콥은 행사를 강행했다. 2004년, '이스라엘평화행진' 때도 현지의 선교사들은 카자흐스탄의 피해 사례를 떠올리며 반대했지만 역시 강행했다. 아프가니스탄 피랍 사건이 일어나기 한 해 전 인터콥은 현지 선교사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아프가니스탄평화축제를 추진했다. 당시 현지 선교사들은 "수십 년에 걸쳐 사역해온 모든 것을 1주일 만에 파괴하는 것"이라며 목소리를 높여 반대했다.

▲ 2007년 8월, 미국 오하이오 주에서 열린 아프가니스탄 선교사 컨퍼런스에서 만난 후세인 선교사. 무자헤딘 출신인 그는 당시 인터뷰를 통해 "선교의 이기주의가 결국 선교의 이단을 만든다"며 인터콥의 독선적인 선교 방식을 강도 높게 비판했었다. 특히 후세인은 당시 수많은 선교사들과 현지 교회 지도자들이 평화축제를 반대했었다고 말했다.
이란은 또 어떤가. 열방을섬기는사람들의 양국주 국제대표는 지난 5월, <미주뉴스앤조이>를 비롯한 몇몇 언론사를 통해 인터콥의 무분별한 선교 방식으로 이란 내에서 제2의 '샘물교회 사태가 우려된다고 예견한 바 있다. 양 대표는 당시 글을 통해 "인터콥은 2006년, 아프간에서 열 계획이던 평화축제가 좌절되고 '샘물교회 인질 사태'로 선교 활동이 어려워지자 탈출구를 이란으로 찾은 듯하다"며 이란 각 지역에서 벌어지고 있던 사려 깊지 못한 인터콥의 선교 행태를 비판했다. 이후 3개월이 채 지나기도 전에 이란에서 선교사들이 추방됐다. 

팔레스타인에서도 인터콥의 선교 방식에 대한 지적이 한인 선교사 살해 위협 사건이 일어나기 전부터 제기됐었다. 이번 협박 편지에 지목된 선교사는 올해 2월, "인터콥이 지역 상황과 문화에 적절하지 않은 침투 사역"을 하고 있다는 내용의 서신을 동료 선교사들과 한국에 보낸 바 있다.

문제는 여기서 그칠 것 같지 않다는 것이다. 이란, 예멘, 요르단을 거쳐 팔레스타인까지 문제가 이미 불거진 것처럼 인터콥이 단기팀을 대거 투입하여 운용하고 있는 터키나, 파키스탄과 시리아 등지에서도 이런 위험성이 상존한다는 데 있다.

아직도 정부 탓?

상황이 이렇지만, 한국 선교계에는 아직도 해외 선교를 규제하는 정부를 탓하는 목소리가 크다. 한국교회언론회는 "종교와 신앙의 자유를 제한하지 마라. 어느 선진국도 정부가 민간 선교를 제한하지 않는다"며 발끈했다. 한국세계선교협의회(KWMA)는 '위험 지역에 선교팀 파견을 자제하는 것에는 동의하되, 여권법 제한에는 반대한다'며 헛다리를 짚고 있다. 그러면서 위험 지역에서도 안전하게 활동할 수 있도록 단기 선교 매뉴얼을 제작하겠다며, 집필 위원 8명 중에 인터콥 최바울 대표를 포함시키기도 했다.

인터콥이 아프가니스탄평화축제를 강행해 한국 교회에 한바탕 소용돌이가 휘몰아치던 2006년, 한국기독학생회(IVF) 선교부 총무인 김종호 간사는 <복음과상황>을 통해 인터콥의 선교 행태를 비판하며 이렇게 예언했다.  

"인터콥의 이번 해프닝을 통해 우리가 배우기를 실패한다면 다시 이런 소모전이 반복될 것이다.… 이런 사태를 사전에 막고 터무니없는 소리들을 잠재울 한국 교회의 건강함이 속히 회복되길 소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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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로 걸린 인터콥 2011-02-22 01:36:48
'인터콥 최바울의 위험 사상, 한국 교회는 경계해야'
미주 교계 지도자 110명 성명 통해 각 교단 조사 촉구
newsnjoy.us/news/articleView.html?idxno=2337

“최바울 대표와 인터콥을 연구해 달라”
미주 목회자와 평신도 110명, 공개 청원서 발표
christiantoday.us/sub_read.html?uid=18443§ion=section13§ion2=


미주교계 110명, 인터콥의 복음적 갱신을 바라는 권면내
최바울 대표와 인터콥에 관해
미국과 한국의 교단들의 지도부와 여러 관련 기관 앞에 올리는 글
usaamen.net/

[미주] 교계110명, 인터콥 바로잡고 최바울 용퇴권면
churchus.net/board/zboard.php?id=LOCAL_NEWS&no=2230

이보세요. 2011-01-20 06:46:05
누가 억지고 무조건 복음 전했다고 합니까?
한두 사람의 말만 가지고 인터콥 전체를 평가하면 안된다고 봅니다.
제발 좀 제대로 보고 기사를 써주세요.

qualities 2009-09-29 17:49:22
인터콥을 통해 매년 단기선교팀이 많이 나갔지만, 문제되는 case는 별로 없는걸로 압니다. 뉴스앤조이 기사를 보면, 모든것이 인터콥 탓으로 몰아가는데, 별로 설득력이 없는 것 같네요. 선교는 신실한 성도 누구나 할 수 있는 새로운 movenment가 일어나야지... 2000년이 넘어도 다 못전한 복음을 땅끝까지 전파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사랑의 메아리 2009-09-28 13:34:12
"바보야, 문제는 정부가 아니라 인터콥이야!"라는 정말 상식이하의 기사제목을 붙이드니, 그세~ 따끔한 댓글충고 보고 수정을 했네요~! 근데, 그냥 수박겉핥기로 제목만 대충 수정하지 마시고, 제대로된 기사좀 쓰세요~

surprisekim 2009-09-26 12:26:43
도대체 누가 바보인건가? 기자들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