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식 때문에 다시 개종하는 천민들
양식 때문에 다시 개종하는 천민들
  • 정미진
  • 승인 2015.08.07 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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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의 달리트 기독교인들 빈민구제 정책 앞에 울다

지난달  24일 인도의 힌두교 단체가 39명의 최하층인 달리트 계급의 크리스천을 힌두교로 재개종 시키는 사례가 발생했다.

<크리스천 포스트>에 따르면 달리트 계급의 재개종 이유가 정부 빈민 구제 정책이 힌두교인들에게만 주어지기 때문이며 힌두주의 단체가 이것을 이용하여 재개종 운동을 펼치고 있다는 것이다.   

비슈와 힌두파리샤드 알라푸자 지역의 힌두교 대표 프라타프 파디칼은 “ 우리가 계획했던 것에 진전이 있다. 더 많은 가족들이 다시 힌두교로 개종할 것으로 본다. 많은 사람들이 원래 믿던  종교로 돌아오기 원해 우리에게 접촉하고있다” 고 전했다.

불가촉 천민(Untouchable)이라고도 불리우는 달리트 계급은 인도의 가장 최하위 계급이다. 그들은 천민보다 못한 천민으로 다른 계급의 사람들과의 접촉조차 금기시 되어 있다.  

이에 인터내셔널크리스천컨선( International Christian Concern)은 인도에서 일어나는 박해를 보고하며” 정부보조가 간절한  최하층계급의 기독교인들이 종종 힌두주의자들에게 아주 쉬운 타겟이 된다” 고 설명했다.

“대부분의 최하층 계급들은 정부보조금을 받아야 하는 형편이지만 이러한 보조금들은 기독교나 무슬림으로 등록되어 있는 경우 받을 수 없게 되어있다” 며 “그렇기 때문에 많은 경우 힌두교로의 개종은 충분히 관심을 끌만한 이슈”라고 덧붙였다.

또한 “25만명의 달리트 계급의 크리스천들은 가족부양을 위해 그들의 믿음을 지키느냐 떠나는냐로 갈등하고 있다. 1950년 정부 프로그램의 일부는 힌두교인들에게만 적용되게 제정되었다”라고 보도했다.

기독교인  권리 옹호자인 프랑크린 시저(Franklin Caesar)는 “ 이러한 정책은 인간의 기본 권리 조차 침해하는것” 이라며 “1950년대에 제정된 법은 종교를 떠나 모두에게 주어져야 하는 혜택이었어야 했다”고 주장하였다 .

한편 인도의 무슬림과 기독교인들의 수가 증가하매 따라 힌두극단자들은 타 종교자들을 비난하며 교회나 사원들을 공격하고 있다. 지난 6월에는 20명이 넘는 힌두 극단주의자들이 교회에 침투, 목회자와 교인들을 폭행하고 강단을 부수는 사건이 있었다. 이들은 경찰이 출동하고 나서야 사태가 진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달라트 계급에 대한 이슈는 끊이지 않고 있다. 유럽연합( UN) N의 종교와 신앙의 자유 특별 조사관인 하이너 비엘레펠트(Heiner Bielefeldt)는 인도교회협의회(National Council of Churches in India)와 회의를 갖고 달리트(인도 카스트 제도에서 최하 계급에 속하는 사람)의 종교차별 실태에 대해 조사를 벌이기도했다.

인도교회협의회 사무엘 자야쿠마르 사무총장은 “기독교와 이슬람으로 개종한 달리트들은 인도정부에게 ‘달리트로조차’ 인정받지 못해 달리트에게 주어지는 최소한의 지원이나 도움도 받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우려를 표명하기도했다.

 

불가촉 천민, 차라리 동물인 것이 나을까?

인도의 카스트제도 신분은 네 가지로 나뉜다. 사제인 ‘브라만’,  귀족계급의 ‘크샤트리아’, 평민계급 ‘바이샤’ 그리고 노예나 천민인 ‘수드라’이다. 달라트는 이 네 개의 계급에도 속하지 못하는’아웃카스트’인 불가촉천민(Untouchable)이다.   

 달라트는 최하층민으로 태어나 자신의 발자국 조차 남길 수 없어 허리춤에 빗자루를 차고  ‘더러운 발자국’을 지운다.  오물수거, 시체처리, 마을의 소식을 알리는 일 등이 그들의 일이며 우물에서 물을 길어 마실 수도 없고 사원에서 기도 할 수도 없다. 그들은 닿기만해도 오염시키는 불가촉천민이기 때문이다.

이들은 인도 전체 인구 15%에 해당하며 1억 7천명에  달하는 인구이다. 미국인구로 치면 절반이 넘는 숫자이다.  달라트 계급에 속해 있는 이들은 1955년 불가촉천민법이 제정되어 공식적으로 이들에 대한 종교적 ,사회적, 직업적 차별은 금하고 있다지만 실제적으로 그 법의 보호를 받는 달라트는 거의 없다.

인도는 다민족 국가로 힌두교를 신봉하여 윤회를 믿는다. 현재의 삶은 전생에 대한 죄값이라 하여 주어진 삶에 순응하여 열심히 살면 더 나은 다음 삶을 살게 될거라 추호도 의심치 않는다. 때문에 이렇게 3500년동안 견고히 지켜온 계급주의로 힌두교는 종교로서만 아닌 전통과 문화의 산물로 자리잡고 있게 된 것이다.

 

 ‘신도 버린 사람들’

전세계적으로 센세이션을 일으킨 ‘신도 버린 사람들( Untouchable)’란 책이 12년째 인도의 베스트셀러로 각광받고 있다.  

17가지 언어로 번역되어 전 세계에 출판된 이 책은 달라트로 출생해 태어난 신분을 절대 바꿀 수 없다는 인도의 카스트제도를 초월하여 국제적인 경제학자로 성공한 나렌드라 자디브와 그의 가족의 연대기이다.

최하층 계급에서 세상을 움직이는 경제학자이자 인도 최고의 대학인 푸네 대학의 총장이 된 저자는 현재 인도의 미래를 이끌 차기 대통령으로 점쳐지고 있다.

하지만 이런 현상은 지극히 이례적인 일로 대부분의 달리트들은 사회적 편견과 종교적 왜곡 속에서 신음하고 있다. 선교사들의 노력으로 많은 달리트들이 사회적으로는 힌두적 차별 속에 살아도 신앙적으로는 천민이 아니라 자유인으로 살아왔는데 이번 조치로 달리트들은 눈물을 머금고 신분제 속으로 다시 들어가게 되었다.

깨달음의 나라라고 해서 영적인 추구를 원하는 사람들이 많이 찾는 인도, 하지만 그 나라의 속살은 이처럼 현대 사회와 동떨어진 신분제로 곪아 있다. 남녀평등권에 있어서도 인도는 아직 갈 길이 멀다. 신문에 빈번히 등장하는 윤간 살해 사건 등에 대해서도 사회는 여전히 관대한 편이다. 일용할 양식 때문에 다시 힌두교로 돌아가야 하는 서글픈 현실에 놓인 그들을 탓할 수 없고 선교사들의 노력을 간과할 수 없다. 궁극적으로는 카스트 제도의 해체인데(법적으로는 해체되어 있다지만) 그건 인도인들의 자발적인 결단을 믿을 수 밖에 없다. 하지만 마하트마 간디 조차도 이 문제 해결에 대해서 미온적이었다는 역사가 우리의 기대를 자꾸 막아 버리는 현실이 우울하다.

정미진 기자 / <뉴스 M/미주뉴스앤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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