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려 줘야지, 우린 계속 싸우고 있다고"
"알려 줘야지, 우린 계속 싸우고 있다고"
  • 전희경
  • 승인 2015.08.12 0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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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 70주년, 장준하 선생 서거 40주년 행사 열려
   
 

오는 8월 17일이면 장준하 선생이 등산 중 향년 58세를 일기로 약사봉에서 의문사를 당한 지 40주기가 된다. 한국은 물론 해외에서도 광복 70주년이자 장준하 선생 서거 40주기를 맞아, 일제로부터 독립을 위해 목숨을 걸고 싸우신 광복군이자, 민족의 사상적 지도자였던 장준하 선생의 삶을 다시 한번 되새기는 행사들이 열리고 있다.

지난 8일(현지 시각)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는 'LA 사람사는 세상' 주최, '미주희망연대' 후원으로 장준하 선생의 셋째 아들 장호준 목사의 '해방과 분단 70년 - 같은 시대 다른 삶'이란 주제의 강연과 전시회가 열렸다.

LA 한인타운에 위치한 '작가의 집'에서 오후 5시부터 개최된 이 행사에서는 항일과 친일로 한 시대를 살았던 인물 38명의 삶을 캐리커처를 통해 극명하게 대비한 작품들로 구성된 '캐리커처로 보는 '같은 시대 다른 삶' 기획전'을 통해 항일과 친일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졌다.

참석자들의 큰 호흥을 얻은 이 작품들은 오는 8월 15일에 LA 평화의 교회에서 다시 전시될 것이며, 워싱턴 DC와 샌디에이고 등에서도 전시될 예정이다.

또한 이날 행사에서는 장준하 선생이 발행했던 <사상계>, <씨알의 소리>, 저서 <돌베개> 등을 전시했다. 고인이 생전에 글로써 민족을 깨우기 위해 고민한 흔적을 살펴보며, 우리는 이 시대에 어떻게 살 것인가를 고민해 보는 뜻깊은 시간도 가졌다.

   
▲ 이날 강연회에서는 장준하 선생의 유품들이 전시되었다

장준하 선생을 비롯, 대한민국의 독립과 민주주의를 위해 싸우신 모든 애국지사들에 대한 묵념으로 시작된 행사는 이번 행사를 주최한 김인숙 'LA사람사는 세상' 대표의 인사말, 그리고 한국에서 보내온 이준영 '장준하 기념사업회' 상임운영위원장, 영화배우이자 시민운동가 문성근 '시민의 날개' 대표, 이재명 성남시장의 기념사로 이어졌다.

문성근 대표는 서울에서 보내온 동영상을 통해 "의문사 40년이지만 분명한 사인을 밝혀내지 못해 죄송하다"는 말과 함께 세상을 변화시키고 싶은 사람들이 각 분야에서 주도적인 모임을 통해 변화에 기여할 것을 제안하면서 온라인 광장 '시민의 날개' 기획 (http://www.tong-tong.kr/) 도 소개하였다.

이재명 성남시장도 동영상을 통해 기념사를 보냈다. 이 시장은 장준하 선생이 일제에 맞서 광복군에 들어가 활동하고 해방 후에는 민주주의 발전에 기여한 진정한 민족의 지도자라고 칭했다. "명백한 타살의 증거가 드러난 지금, 이제는 장준하 선생을 누가 살해했는지를 밝혀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워싱턴 DC에서 이번 행사에 참석한 이재수 '미주희망연대' 사무총장은 "민주주의의 최후의 보루는 깨어있는 민주시민들의 조직된 힘"이라는 고 노무현 대통령의 말을 인용해 해외동포들이 힘을 합해서 무너져 가는 우리의 조국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지켜내자고 말했다.

현재 주중에는 스쿨버스 운전사로 일하며 코네티컷 주립대학에 위치한 스토어스 한인교회에서 목회를 하고 있는, 장준하 선생의 셋째 아들 장호준 목사는 약 한 시간 반 동안 열띤 강연을 했다.

장호준 목사는 장준하 선생의 삶과 친일 민족반역자들의 삶을 비교했다. 그러면서 장준하 선생께서 편하고 부유하게 살 수 있는 선택과 조국과 민족을 위해 해야만 하는 옳은 선택의 기로에서 매번 어떤 선택을 하며 사셨는지, 또한 우리는 과연 어떤 선택을 하며 살아야 할지에 대해 깊이 고민해 보게 했다.

장호준 목사는 아버지 장준하 선생께서 민족을 사랑하셨던 뜻을 이어 받아 미국과 캐나다에 거주하는 민주시민들의 모임인 '미주희망연대'를 2013년 5월에 설립했다. 현재는 의장직을 맡아 해외에 거주하는 한민족들의 역사인식을 깨우치기 위해 미주 전역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장 목사는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영화 <암살>의 명대사 "알려 줘야지, 우린 계속 싸우고 있다고"를 인용했다. 그는 부친 장준하 선생이 평생 목숨을 걸고 투쟁하며 이루고자 했던 세상을 아직도 이루지 못하고, 민주주의가 말살되고 있는 조국의 암담한 현실에 끝내 목이 메어 말을 잇지 못하고 눈물을 흘리며 강연회를 마쳤다.

전희경 / 이 기사는 <오마이 뉴스>에도 중복 게재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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