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핏빛 달’- 미국판 추석괴담
'핏빛 달’- 미국판 추석괴담
  • 양재영
  • 승인 2015.08.25 0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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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적, 성경적 이해 부족이 빚은 대표적 사례

지난 달 5일 미국 언론은 플로리다 주에서 발생한 세 모자 살인사건을 ‘블루문’(blue moon)과 관련한 종교적 살인일 가능성이 크다고 규정해 미국 사회에 파장이 일었다.

플로리다 에스캠비아 카운티 경찰국에 따르면 지난 7월 31일 펜사콜라 주택에서 발견된 세 모자 본 시 스미스(77), 큰아들 존 윌리엄 스미스(49), 작은아들 리처드 토머스 스미스(47) 살인사건에 대해 조사한 결과 당일 ‘블루문’이 뜬 것에 비춰 종교적 살인일 가능성이 크다고 발표했다.

경찰국은 ‘블루문’ 의식을 주도한 것으로 추정되는 용의자를 조사한 끝에 “살해방법, 시신의 위치 등을 고려할 때 블루문과 관련된 마법을 숭배하는 종교집단에 의한 살인사건일 가능성이 높다”라며 “현금 등의 절도가 없고 강제로 집에 침입한 흔적이 없는 점으로 미루어 단순 강도일 확률은 없다” 고 발표했다.

세 모자는 모두 둔기로 머리를 얻은 맞았고, 목이 모두 잘린 상태였으며, 작은아들 리처드 토마스는 머리에서 총상의 흔적도 포착됐다.  검시관의 조사에 따르면 희생자들은 블루문이 뜨기  사흘전인 7월 28일 오후 7시 경에 살해됐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발표했다.

블루문은 한달에 두번 뜨는 보름달을 일컫는 것으로, 달의 공전 주기(29.5일)에 따라 3년마다 보름달이 두번 뜨는 블루문 현상이 일어난다.

블루문의 ‘블루’(blue)는  ‘배신하다’라는 뜻의 ‘belewe’라는 어원과 같은 발음을 가진 것에서 파생된 것으로 추정되며, 한달에 보름달이 두번 뜨는 것을 불길하다 여겨 두번째 보름달을 ‘블루문’ 즉 ‘배신자의 달’이라고 불리게 됐다.

경찰은 특정종교에서 이를 근거로 신의 노여움을 누그러뜨리고자 종교적 살인의식을 자행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발표했다.

   
 

“블러드 문(blood moon)과 종말론”

한편 작년 4월 15일부터 오는 9월까지 4회 연속 나타날 개기월식을 두고 ‘블러드 문’(blood moon)이라 지칭 ‘종말론’과 연계하는 움직임이 있어 주의가 요망된다.

소위  ‘블르드 문’이라 지칭되는 개기월식이 작년 4월 15일 북미대륙 전반과 남미에서 관측된 것을 시작으로 2014년 10월 8일, 2015년 4월 4일 관측됐으며, 오는 9월 28일 네번째 월식이 예정되어 있다. 

‘테트라드’(Tetrad)라 불리는 4회 연속 개기월식은 2014년과 2015년 이스라엘의 유월절(Passover)과 초막절(Sukkot) 절기에 맞춰 발생한다며, 일부에선 요엘 2장 31절 “여호와의 크고 두려운 날이 이르기 전에 해가 어두워지고 달이 핏빛 같이 변하려니와”와 사도행전 2장 20절 “주의 크고 영화로운 날이 이르기 전에 해가 변하여 어두워지고 달이 변하여 피가 되리라”는 구절을 근거로  전 세계적 종말에 대한 하늘의 ‘징조’(sign)라 믿는 기독교인과 유대인들이 늘고 있다고 한다.

텍사스 코너스톤교회 설립자인 존 해기(John Hagee) 목사는  과거 세차례 있었던 ‘테트라드’를 근거로 “1493년 스페인에서 유대인 추방, 1949년 이스라엘 건국, 1967년 중동전쟁 등이 있던 해에  ‘블러드 문’이 발생했다”며 “테트라드 발생연도엔 늘 유대인들에게 중대 사건이 발생했다. 하나님이 인류에게 던지는 엄청난 경고의 메시지이다”는 주장을 펼쳤다.

하지만, 미국 언론들은 그가 지난 2008년 플로리다주를 휩쓴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동성애에 대한 신의 분노라는 주장을 근거로 이번 주장 역시 신빙성이 없다는 평이 대세이다.

‘블러드문’은 지구가 달을 가리는 ‘개기월식’ 때 일어나는 현상으로, 지구의 대기를 통과한 태양빛 중 파장이 짧은 푸른빛은 산란되어 사라지고, 파장이 긴 붉은 빛은 남아서 달의 표면을 붉게 보이도록 만드는 현상이다.

천문학자 프레드 에스페낙(Fred Espenak)은 워싱턴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개기월식의 놀라운 색채 변화는 지구의 일출과 일몰에서 분산된 빛이 달이 표면에 반사된 결과로 생기는 것이다”라며 “밝은 주황색에서부터 핏빛 빨강까지 다채로운 형사을 보이기 때문에 ‘블러드 문’이라고 불리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남가주 한 교계 지도자는 이러한 현상에 대한 강조를 ‘혹세무민’이라 규정하며 “마지막 때의 징조들은 이러 현상이 아니라도 지진, 쓰나미, 허리케인 등 우리 주변에서도 쉽게 관찰될 수 있다”며 “구원받은 그리스도인들은 이런 일들에 당황하지 말고,  이땅에 화평을 이루고자 하신 그리스도의 계획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와 그 분의 뜻에 합당한 신앙인의 자세를 갖추기 위해 더욱 노력해야 할 것이다”고 전했다.

“그의 십자가의 보혈을 통하여 화평을 이루고 땅에 있는 것이나 하늘에 있는 것이나 그에 의하여 모든 것이 자신과 화해하게 하시려는 것이라”(골1:20)

 양재영 기자 / <뉴스 M / 미주 뉴스앤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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