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변하는 사회 속에서 목회자도 성장해야
급변하는 사회 속에서 목회자도 성장해야
  • 양재영
  • 승인 2015.10.01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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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러 신학교 한인 목회학 박사과정 20주년 기념 대담

풀러신학교 한국목회학박사원(KDMin) 창립 20주년 기념대담이 풀러신학교 교수회의실에서 열렸다.

KDMin은 한국의 목회자들과 외국에서 사역하는 한인 목회자들에게 목회현장에서 부딪히는 실제적인 문제들에 대한 실천신학적인 측면 뿐만 아니라 그것을 위한 신학적 기반을 다지기 위해 1995년 설립되었다.

<뉴스 M / 미주 뉴스앤조이> 편집장인 김기대 목사의 사회로 진행된 대담에 KDMin 초대원장인 김세윤 교수와 현 KDMin 원장인 황진기 박사, KDmin 학생들의 멘토 겸 논문지도를 담당하고 있는 민종기 목사(충현선교교회), 졸업생 박일영 목사(나성한인연합장로교회)가 참석해 KDMin의 역사와 시대적 역할, 한국(한인)교회에 끼친 영향 등에 대해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 풀러신학교 한국목회학박사원(KDMin) 창립 20주년 기념대담이 풀러신학교 교수회의실에서 열렸다 © <뉴스 M / 미주 뉴스앤조이>

우선 KDMin 설립 계기를 설명해 달라.  

김세윤 교수 : 1993년도에 총신대에서 대학원장을 맡고 있을 때 풀러신학교로부터 여러차례 청빙

요청이 있었다. 1994년도 여름에 풀러신학교에 와서 여름학기를 가르치던 중에 풀러에 오겠다는 마음을 갖게 되었다.

그런데 그것이 한국 목회자들에게 알려지면서 총신 대학원 과정의 목회자들이 한국목회자들을 위한 DMin 과정을 만들어달라는 요청을 많이 했다.

당시 총신 대학원장으로서 DMin 프로그램이 목회자 재교육에 유익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기에, 몇 달 동안 준비를 한 후 풀러신학교에 제안을 했다. 1995년도에 풀러신학교에 부임했는데, “내 임무의 3분의 1을 한국 목회자들을 위한 DMin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관장하도록 허락해줄 수 있느냐?”고 요청했고, 학교도 동의해 95년 6월에 서울에서 처음 강의를 열어 한국 목사들을 위한 목회학 박사과정을 설치하게 되었다.

첫 등록생은 어느정도 였는가?

김세윤 교수 : 첫 등록생은 대략 30명 정도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감리교 광림 수도원에서 첫 수업을 했는데, 당시는 한국경제와 환율도 좋아 반은 한국에서, 반은 미국에서 인텐시브 코스로 하는 게 좋겠다는 의견이 있어, 미국에서 두 번 인텐시브 코스를 하는 것으로 결정했다. 처음에 많은 목회자들이 미국교회 탐방 등을 통해 새로운 아이디어도 얻는 등 좋은 반응을 얻었는데, 1997년 말 한국의 경제위기로 환율이 급등하면서 ATS 파송 대표단의 권유대로 무리하게 미국에 오지 않고 한국에서 학점을 다 이수하도록 변경했다.

미국에선 1995년 7월 북미주 목회자와 선교사들을 위한 첫 강의를 시작했는데 대략 30명 정도가 참석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KDMin을 설립하고 처음 몇 년은 양쪽 캠퍼스에  많은 목회자들이 참석해 공부했다.

당시 풀러신학교 KDMin 과정은 한국교단과의 공동학위과정이었나?

   
▲ 김세윤 교수 © <뉴스 M / 미주 뉴스앤조이>

김세윤 교수: 그렇지 않다. 제가 총신 대학원장을 맡을 때 통합 측 장신대는 맥코믹신학교와 DMin을 만들어 목회자연장교육을 이미 잘하고 있었기 때문에 비슷한 공동학위 과정을 만들어 달라는 총신대의 합동 측 목회자들의 요구가 있었지만, 어떤 한국의 학교와의 공동학위 과정이 아닌 단독 프로그램으로 시작하게 되었다. 공동학위 과정은 행정도 복잡하지만, quality-control도 어렵고 풀러가 초교파 학교로서 어떤 한 교단신학교와 묶이는 것을 원치 않아서였다.

결과적으로는 단독 프로그램이기에 다양한 교단 목회자들이 참여하여 서로 펠로우십을 가지는 장점들이 많았다. 우리 프로그램이 처음에는 80% 정도가 통합, 합동, 고신, 기장 등 장로교 교단 목사들로 구성되었는데, 처음부터 감리교, 성결교, 순복음 등의 목사들도 함께 참여하였고, 현재는 다양성이 더 커졌다.

하지만 굳이 미국에 와서 한국어 프로그램을 들어야할 필요가 있는가라는 비판의 목소리도 있다.

김세윤 교수 : 그러한 지적에 대해 잘 알고 있다. 하지만 그건 목회학 박사과정에 대한 이해 부족에서 온 비판이라고 생각한다. 전 세계적으로 미국의 교육제도에만 있는 "전문적 박사 학위"(professional doctorate degrees)를 모르는 사람들이 하는 비판이다. 미국에서는 모든 분야들에서 심오한 연구를 통해 새로운 진리를 발견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학문적 또는 연구 박사학위"(academic or research doctorate degree)인 Ph.D.가 있는데, 그것 외에 여러 전문직들에서 새로운 지식을 습득하고 기술을 더 연마하여 그 전문직들을 더 효과적으로 수행하도록 하기 위해 만들어진 "전문적 박사 학위" 제도가 있다. 이를 테면 의사들의 MD(의학박사), 율사들의 JD(법학박사), 선생들의 Ed D(교육학 박사)가 "전문직 박사학위"들이다. 그들 중 "목회학 박사"(DMin)는 비교적 뒤늦게 1970년대 초에 와서야 미국 모든 신학교육을 인준하는 ATS의 권장으로 미국의 여러 신학교들에 설치되게 된 것이다. 목사들은 20세기 초까지 만 해도 구미 사회에의 어떤 공동체에서나 교육을 제일 많이 받은 사람들이었는데, 그후 그들의 교육이 다른 전문직 종사자들에 많이 뒤지게 된 것이다. 날로 사회와 삶은 복잡해지고 지식은 폭발하는 상황 속에서 목회자들에 대한 전문적인 박사학위 수준의 재교육의 필요성이 이곳 미국에서 대두되면서 생겨난 학위가 "목회학 박사"(DMin)이다. 그래서 이 학위는 학문적 박사 학위인 Ph.D(신학분야)와는 달리 목회자가 자신의 목양이라는 전문직 분야에서 한 전문인으로서 목회를 더 효과적으로 수행하도록 새로운 지식과 기술을 습득하고, 자신을 개발하도록 만들어진 학위이다. 그래서 DMin은 목회의 현장에 있으면서 하는 보다 실제적 학위로서, 학문적 깊이에 있어서는 Ph.D에 미치지 못하지만, 모든 목회자들에게 아주 적당하고, 유익하고 필요한 학위 과정인 것이다. 그런데 이 학위 제도가 전 세계적으로 미국에만 있기에 한국 목사들도 제대로 갖추어진 교육의 틀 안에서 자신의 교육과 훈련의 수준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이 미국의 DMin, 즉 미국의 어떤 신학교나 대학교가 제공하는 DMin 과정을 이수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그런데 대다수의 한국 목사들이 영어를 구사할 수 없어서 영어 과정에서 공부할 수는 없는 것이다. 20년 전 우리가 한국어 DMin 과정을 개설하였을 때, 이곳에서 자란 1.5세나 한국에서 온 목사들 중 영어를 할 줄 아는 분들 더러는 풀러의 영어 DMin 과정에 등록했었다. 그러나 점점 그들도 우리 한국어 과정에 더 많이 들어오게 되었다. 물론 영어 과정에도 장점이 많이 있지만 영어권의 목회와 한인의 목회 환경은 많이 다르기 때문에, 자신들의 한인 공동체 내에서의 목회를 위해서는 아무래도 한국이나 한인 이민 사회의 목회적 상황과 필요들에 적합하게 디자인된 한인목회학박사과정이 더 유익함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풀러의 영어과정은 미국 사회와 문화의 문제들을 분석하고 미국 교회 내에서의 효과적인 목회를 위해서 다분히 기술적인 과목들에 치중하는 경향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제가 한국의 신학교들에서 오랫동안 가르치는 동안 깨달은 바에 의하면, 특히 말씀 중심의, 또는 설교를 강조하는, 한국 교회에서 효과적으로 목회하기 위해서는 한국 목사들이 성서신학적 기반을 더욱 튼튼히 쌓고 신학적 사고 능력을 길러, 복음을 바르고, 넓고, 깊게 설교할 수 있으며, 복음에 합당한 삶을 가르칠 수 있어야겠다는 것이었다. 그런 기반위에 여러가지 목회 기술을 습득해야 효과적인 한국/한인 목회를 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우리 풀러의 한인 DMin 과정에서는 다른 여러 DMin 과정들과는 달리 성경과 신학적 과목들과 실제적인 목회 기술적 과목들을 겸하여, 조화를 이루면서 제공해 온 것이다. 우리는 이것이 우리 과정의 장점들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박일영 목사 : 나도 처음에는 영어 과정에 등록했었는데 '영어' 때문에 오히려 깊이 있는 공부를 하지 못했다. 결국 한국어 과정으로 옮겼는데 훨씬 수준 높은 강의를 들을 수 있었다.

민종기 목사께서는 어떻게 이 과정과 연관을 맺게 되었나

   
▲ 민종기 목사 © <뉴스 M / 미주 뉴스앤조이>

민종기 목사 : 나는 풀러에서 윤리학으로 Ph.D를 취득했는데 처음에 영어 강의의 통역, 논문 지도등으로 연관을 맺게 되었다. 하지만 통역을 할 경우 실제로 수업 내용은 통역시간 때문에 절반으로 줄어 들게 된다. 한국어 과정의 출범은 이런 면에서 훨씬 이득이다. 지금은 학생들의 논문 을 봐주고 있다.

황진기 교수께서는 현재 원장을 맡고 있는데 앞으로의 비전에 대해 설명해 달라.

황진기 교수 : 우리 과정의 비전은 “신학적 분별력 (theological discernment)”, “섬김의 리더십 (servant leadership)”, “목회적 역량 (ministry competency)” 이 세가지 키워드로 요약할 수 있다. 한인 목회자들이 이 세가지를 두루 겸비하여 그리스도 예수의 참 제자가 되어 건강한 가정, 건강한 목회, 건강한 교회를 세워갈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설립초기부터 우리 과정의 일관된 비전이다. 이 비전을 이루기 위해 (1) 성경연구와 설교, (2) 목회 상담과 돌봄, (3) 신학, 교회, 문화 이 세가지 집중 분야를 중심으로 양질의 코스웍 세미나를 제공하고 있고 수준높은 논문으로 배움을 통합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본 과정 재학생 뿐만 아니라 지역 한인목회자들과 목회자사모들도 참여할 수 있는 목회와 신학 강좌, 목회사역심화세미나/웍샵, 목회자 세미나, 목회자사모세미나 등 다양한 배움의 기회들도 꾸준히 제공해 오고 있다.

요즘 학생들이 줄었다고 들었다.

황진기 교수 : 지난 20년간 약 2,100명의 학생이 입학을 하셨는데 바쁜 목회일정 중에도 실제로 첫 과목을 등록한 이후 논문까지 잘 통과하고 학위를 취득하신 분들이 지난 6월 기준으로 565명정도 된다. 졸업생들과 재학생들이 지역교회에서나 선교지에서 혹은 신학교에서 하나님나라 복음에 합당하게 사역하려 애쓰시는 것을 볼 때 보람을 느낀다.

입학생은 꾸준히 있는 편이지만 최근 몇년간 그 수가 줄어든 것은 사실이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지난 몇년간 학생비자발급 요건이 매우 까다로워져서 미국 입국이 어려워진 점도 있고 한국 사무실을 닫기로 결정한 것도 영향이 있었던 것 같다. 하지만 최근에는 유학비자 상황이 많이 호전되어 학생수가 다시 조금씩 늘고 있다.

꼭 KDMIN 과정이 아닌 풀러 신학교 전체의 매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김세윤 교수 : 미국에서 가장 큰 초교파 신학교다 보니까 교수들의 자원(Faculty Resource)이 크고 다양하다. 성서신학, 조직신학, 역사신학, 실천신학 등 고전적 신학 연구와 교육을 든든히 하면서, 현대 사회와 문화, 그리고 그 속에서의 올바른 기독교적 삶과 사역에 대해 포괄적으로, 그리고 창의적으로 연구하고 교육하는 학교이다. 더구나 풀러는 한편 교회를 많이 약화시킨 과격하고 무책임한 자유주의  신학을 배격하면서, 동시에 미국과 전세계의 교회로 하여금 교회를 사회적 문화적 게토로 만드는 반지성적인 근본주의를 벗어나, 역사적 기독교 신앙을 더욱 설득력있게 제시하고, 교회의 선교를 사회와 문화의 모든 영역들에서 더욱 효과적으로 이루게 하는 역사적 과업을 선도한 학교이다.

   
▲ 황진기 박사 © <뉴스 M / 미주 뉴스앤조이>

황진기 교수 : 풀러는 초교파신학교이기 때문에 다양한 교단에서 온 학생들이 서로 교류함으로써 시야를 넓힐 수 있고, 우리 과정에서 신학적 분별력을 개발할 수 있는 좋은 기회들도 가질 수 있다. 앞으로 학위 취득 이후 연장 교육을 위해서도 다양한 커리큘럼을 생각하고 있다. 그리고 학위과정에 입학할 여건은 안 되지만 연장교육의 필요성을 느끼는 한인목회자들을 위해 목회자세미나를 제공하고자 하는데 이것도 풀러의 인적 자원이 풍부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민종기 목사 : 나도 동의한다. 풀러에서 공부하면서 학생들의 신학과 목회가 재구성되고 있다는 것이 눈에 보인다. 논문을 지도하다 보면 그들이 입학초기보다 많은 발전을 하고 있다는 것이 느껴진다.

박일영 목사 : 풀러에서 공부한 경험이 현장 목회에서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교인들을 위한 성경 공부도 스스로 만들어서 쓰고 있다. KDMin 과정에서의 공부를 통하여 나의 성경공부 교재를 개발하였다. 그것으로 우리 교회의 교인들을 공부시키는 데 아주 효과적이다.

끝으로 KDMIN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설명해 달라.

김세윤 교수 : 사회 모든 분야에서 지적 수준이 향상되고 있고 우리들의 회중에는 여러 분야들에서 최고의 교육을 받은 분들이 있다. 그런데 목사들이 겨우 M.Div. 과정 3년 동안 배운 신학과 목회로 일생 목회한다는 것은 어려운 것이다. 목회는 가장 어려운 종합예술인데다가 사회와 문화는 급변하고 있으니, 목회자들만큼 계속 교육이 필요한 직업이 없다. 따라서 앞으로느 DMin의 중요성에 대해 목회자들은 물론 평신도들도 깊이 공감해야 하고, 교회들의 평신도 지도자들은 자신들의 목사가 DMin 공부를 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지금은 목사를 규정하는 학위가 M.Div. 이지만, 앞으로는 그것이 DMin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의사를 규정하는 학위가 M.D. 이듯이 말이다. 특히 한국 또는 해외 한인 목회 상황에서 서구 집중화된 신학보다는 우리 말로 우리의 상황에 필요한 신학과 목회를 공부할 수 있다는 것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이러한 전문 교육을 통해 목회의 기본기 즉 바른 설교를 할 수 있는 역량을 얻게 된다. 말하자면 복음에 대한 확실한 이해에 기초해야만 사회 문화를 바로 볼 수 있는 능력이 확장된다.

황진기 교수 : 목회자 한분 한분을 나무에 비유하자면 풀러신학교 KDMin 과정은 본질 중심의 건강한 목회를 위한 자양분을 공급 받을 수 잇는 좋은 토양이라고 본다. 공부가 끝나고 하나님이 어느 사역 현장에 다시 심으시든지 그곳에서 하나님 나라의 복음에 합당한 사역의 열매를 거두실 수 있기를 바란다. KDMin 과정은 이와 같은 양질의 토양으로서의 역할을 계속해 나갈 것이며, 신학교육과 목회 현장이 동역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해 나갈 것이다.

양재영 기자 / <뉴스 M / 미주 뉴스앤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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