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연방의회에 구멍이 보인다.
워싱턴 연방의회에 구멍이 보인다.
  • 김동석
  • 승인 2015.10.25 11: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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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석 [연방의회 감상하기]
   
▲ 김동석 상임이사 ⓒ <뉴스 M>

워싱턴 권력의 2인자인 ‘존 베이너’ 하원의장이 돌연 사퇴를 선언했다. 베이너 의장의 갑작스런 사퇴에 의회권력에 구멍이 생겼다. 다수당인 공화당지도부가 순식간에 권력투쟁의 소용돌이에 휩싸였다.

의장직은 서열대로 현 원내대표인 ‘캐빈 메카시’가 들어 앉는 것이 순서지만, 그가 의장직을 감당하기엔 아직 무게가 가볍다. 메카시의 의장을 반대하는 당내 계파가 많다. 의회를 원만하게 운영할만한 러더쉽이 충분치가 않다는 의견이다. 따라서 곧 이어 ‘폴 라이언’이 의장으로 떠오른다. 의장직의 공백에 당내 서열경쟁이 치열하다. 중진의원들에게 당 서열은 거의 정치 생명에 가까운 문제이기 때문이다. 서열이 높아야 자기 지역구를 잘 챙길 수 있고 원하는 상임위를 배정 받을 수 있는 이유에서다.

필자는 만일에 여건이 된다면 바로 지금 워싱턴에 가서 이 의회의 권력싸움을 감상하고 싶은 욕구가 있다. 경쟁력 있는 정치인을 좀 거들어 주면서 눈도장을 찍게 되면 이거야 말로 크게 남는 투자임이 확실하기 때문이다. 만일에 버지니아 인근의 한인들 중에 어느 한분이 이런 역할을 한다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다.

시민이 직접 백악관이나 국무부를 대하는 일은 정말로 어려운 일이다. 그렇게 접촉이 된 다고해도 그것을 기반으로 무슨 결정을 하도록 하기엔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 가끔 우리 동네의 한인 중에 대통령과 아니면 어느 장관과 친분이 있다고 함께 찍은 사진이 동네 신문에 실리는 경우가 있는데 사실, 이것은 공동현안이나 공공의 일과는 별 의미가 없는 일이다. 현안을 갖고서 시민을 대표하는 의원을 만나야 그것이 공적영역에서 의미있는 일이고 비로서 신문에 날만한 일이다.

때문에 우리가 의회를 잘 이해하는 것은 정말로 중요한 문제다. 더구나 우리 동네 지도급 인사들이 지역의회, 연방의회를 잘 이해하는 것은 거의 필수적인 일이라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 우리 한인사회 지도급 되시는 분들이 한국의 정치권, 여의도 국회에 대해서는 잘 몰라도 여기 워싱턴 연방의회나 뉴욕, 뉴저지 주 의회에 관해서는 늘 깨어 있어야 하고 민감하게 반응할 줄 알아야 한다. 이러한 측면에서 이번 ‘존 베이너’ 하원의장의 갑작스런 사임에 관해서 우리가 잘 이해하는 일은 너무나 중요한 일이다.

2000년 이후 연방의회의 다수당은 공화당이었다. 그런데 2006년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승리했다. 그래서 민주당의 ‘낸시 펠로시’가 미 의회사상 최초의 여성의장이 되었다. 그 여세를 몰아서 민주당은 2008년에 흑인 대통령까지 만들었다. 이에 대한 반작용으로 강경한 보수층들이 결집되었다. 그래서 나타난 대중유권자 조직이 ‘티파티’다. 그 티파티가 보수주의 바람을 일으켜서 2010년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이겼다.

공화당의 서열1위인 ‘존 베이너’가 의장이 된 배경이 이렇다. 사실, ‘티파티’란 조직은 무작위 시민들이 모였기 때문에 좀 오합지졸 같은 모습인데 이 티파티 바람을 하나의 세력으로 만들어 낸 공화당내 젊은 정치인 3명이 있다. 바로 그 정치인 3명이 ‘에릭 캔터, 캐빈 맥카시, 폴 라이언’ 이들 3인방을 말한다. 이들은 공화당내에 ‘영건’이란 프로그램을 만들어서 젊은 보수주의 정치 지망생들을 훈련시켰다. 이렇게 훈련받은 후보들의 선거를 ‘티파티’가 담당을 하도록 했다. 이 영건프로그램은 2010년 중간선거전에서 단숨에 80여명을 당선시켜 무시무시한 권력을 만들어 냈다.

3명의 무서운 젊은 연방하원 [에릭 캔터, 캐빈 멕카시, 폴 라이언] 3명의 의기투합이 영건이란 실력으로 발휘되었다. 그중에 선두가 ‘에릭 캔터’다. 그는 단숨에 2인자가 되어서 공화당 원내대표가 되었다. 이 천하의 ‘에릭 캔터’가 중앙정치에만 매달리다가 정작 제 선거의 지역구 예선전에서 낙방을 하는 이변이 발생했다.

지난해(2014) 선거 때에 세상을 발칵 놀래킨 뉴스“ 에릭 캔터‘가 예비경선에서 낙선했다. ” 란 이야기다. 캔터는 지금 대형로비회사에 취직해서 엄청난 돈을 벌고 있다. ’캐빈 멕카시‘는 원내총무가 되었고, 이어서 캔터가 날라 가는 바람에 원내대표가 되었다. 이제 캐빈 멕카시가 베이너 후임으로 미국권력 2인자인 하원의장의 문턱에 있지만 입조심을 잘 하지 않아서 퇴짜를 당했다. 그래서 ’폴 라이언‘의 차례다.

’폴 라이언‘은 2012년 대통령선거에서 ‘밋 롬니’의 러닝메이트로 부통령 후보가 되었다. 지금은 최고경쟁의 상임위원회인 세입위원회(Ways & Means)위원장이다. 에릭 캔터는 1963년생, 캐빈 멕카시는 1965년생이고 폴 라이언은 1970년생이다. 이들 3인의 빽을 믿고 날뛰던 그 천방지축 티파티 세력은 베이너 의장을 지속적으로 공격했다. 오바마에게 연전연패 한다는 불만과 불평이다.

이번에도 내년도 예산을 처리하려는 의회에서 티파티는 정부의 문을 한 번 더 닫는 한이 있어도 낙태수술을 도와주는 시민단체를 지원하는 예산을 없애라고 의장을 압박했고 의장은 정부를 셧 다운 시키면 그 책임이 공화당이 옴팍 쓸 것이 뻔 하다고 버티고, 그러다가 교황의 의회연설이 끝남과 동시에 의장직을 던져버리고 말았다. 이와 같은 워싱턴 의회의 권력공백기가 한동안 갈 것이다.

미국의 연방의회에서는 이렇게 주류끼리 치고 박고 싸울 때에 틈바구니가 생긴다. 마이러니티에게 기회가 온다는 것을 말한다. 이러한 이유로 우리 동네를 이끌고 계시는 지도급인사들께서는 이러한 미 정치주류사회의 흐름을 잘 이해하시는 것이 정말로 중요하다. 동네 안에서만 지도자가 아니고 대외적으로도 경쟁력 있게 나가야 하겠다. 의회의 요동침이 비교적 흥미롭다. 

김동석 상임이사 / <KACE 시민참여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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