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순재·이정배 교수직 사직 선언, 동료교수들도 무기한 단식 선언
송순재·이정배 교수직 사직 선언, 동료교수들도 무기한 단식 선언
  • 심자득
  • 승인 2015.10.29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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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범동문 2차 촛불기도회’ 이어가
   
▲ 송순재 교수와 이정배 교수가 27일 저녁 교수직 사직을 선언하며 울먹이고 있다.

감신대 송순재 교수와 이정배 교수가 교수직 사직을 선언하고 교수평의회 소속교수들이 무기한 단식을 선언하는가 하면 지난 25일에 이어 ‘2015 범동문 2차 촛불기도회’가 열리는 등 감신대사태가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송순재·이정배 교수, 교수직 사직 선언

27일 오후6시 감신대 100주년기념관 로비에서 송순재 교수와 이정배 교수가 기자회견을 갖고 “정상화의 길이 보이지 않는다면 2015년 2학기를 끝으로 학교를 떠날 것”이라며 ‘교수직 사직’을 선언했다.(아래 사직 선언문 참조)

   
▲ 이정배 교수가 교수직 사퇴서를 읽고 있다.

재학생들과 동료교수, 동문 등이 지켜보는 가운데 가진 기자회견에서 송순재 교수는 “이것이 마지막 학교를 지키려는 부족한 사람의 최후의 말이자 행동이라 여겨달라”면서 “이 사태가 정도(正道)를 따라 올바르게 해결되지 않는 한, 이번 학기로 교수직을 내려놓을 것을 밝힌다”고 선언했다.

이어 이정배 교수도 “하나님께서 감신동산을 지키실 것이란 믿음을 갖고 동료 교수들과 지난 1년 여 세월을 함께 해왔으나, 돈으로 산 법(法)을 갖고 의로운 것, 옳은 것, 사실적인 것을 악으로, 불법으로 뒤집는 종교 권력자들의 실상을 보았고, 배우는 과정에 있는 학생들, 우리 감리교단의 미래인 이들을 내키는 대로 고소했고 자기들 불법을 덮고자하는 행태에 대해 너무도 큰 충격을 받았다”면서 “감신대의 정상화가 이뤄지지 않을 시, 하느님의 의가 사라진 이곳에서 학생들을 가르칠 자신이 없다. 정상화의 길이 보이지 않는다면 저는 2015년 2학기를 끝으로 학교를 떠날 것”이라고 교수직 사퇴 이유를 밝혔다.

송순재 교수와 이정배 교수는 교수직 사직을 선언하는 동안 눈물을 주체하지 못했고 기자회견에 함께한 학생들도 함께 울먹였다.

송순재 교수는 최근 김인환 이사장과 만나 사태수습을 위한 의견을 교환했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헤어졌다.

김인환 이사장은 이 만남 이후 감신대 사태의 쟁점이 되는 특조위와 진조위의 보고서를 공정히 처리할 소위 ‘5인위원회(특조위2+진조위2+원로1)’를 구성하겠다는 방침을 재확인 했으나 송순재 교수는 “이사장이 진상조사위원회를 불법조직으로 규정한 이상 공정한 진상조사가 이뤄질거라고 보지 않는다”며 “진조위 구성의 합법성부터 인정하라”고 다그치고 있다.

무엇보다 감신대 사태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는 교수임용비리, 법인처 직원 채용비리, 법인처 재정의혹, 교수사찰 등의 문제들이 교수들의 문제가 아닌 이사회의 문제인데 “이사회가 이사회를 조사한다는게 말이 되느냐”고 이사회 주도의 조사의 공정성을 의심하고 있다.

송교수는 특히 수 건에 걸쳐 진행되고 있는 형사 고소고발사건을 대화의 장애물로 규정하기도 했다. 이사장이 5인위원회 구성을 제시했지만 “이사장이 여전히 고소의 주체가 되어 형사고소를 하고 있고, 특히 9건이나 고소된 유승리 학생회장을 비롯해 학생들 고소가 취하되지 않는 한 대화의 진정성을 믿을 수 없다”며 소위 ‘5인위원회’로 대변되는 대화프로세스, 혹은 사태해결프로세스 제안에 크게 기대를 걸지 않고 있다.

   
▲ 경과보고후 송순재 교수부터 교수직 사직 선언을 하기로 했으나 눈물을 주체하지 못해 되돌아섰다. 이정배 교수도 눈물을 흘렸다.

 

동료교수 16인은 무기한 단식 선언

두 교수의 교수직 사직 선언이 있고 난뒤 교수평의회 교수 일동의 ‘학교정상화를 위한 교수들의 단식선언문’이 발표됐다.(아래 단식 선언문 참조)

평의회 교수일동은 “새로운 이사장은 그 동안의 우리들의 노력을 불법으로 몰아가며 교수와 학생들과 심지어 감독회장과 이사까지도 고소고발을 남발하고 있다.”고 규탄하고 “사퇴를 선언하는 두 분의 외침에 우리도 금식을 통하여 우리들의 몸을 하나님께 제물로 드려 학교 정상화의 밑거름 되고자 한다”고 선언했다.

감신 정상화를 위한 공동대책위는 두 교수의 사직선언에 앞서 가진 ‘경과보고’에서 “지난 9월 25일, 법인(김인환 이사장)은 진상조사위원회에 참여했던 조사위원 7인(전용재 감독회장, 최희천 이사, 박경양 목사, 유승리 총학회장, 이은재 총여 회장, 유경동 교수, 송순재 교수)을 법인 사무처 조사활동과 관련하여 ‘재물손괴와 절도 혐의’로 추가 고소 조치했다”고 알렸다.(아래 경과보고문 참조)

일각에 따르면, 진상조사위원회가 조사활동을 마치고 서류를 반환했으나 없어진 서류가 있다며 법인이 도난 신고를 낸 것이 수사과정에서 ‘재물손괴와 절도 혐의’가 추가되었고 이미 고소된 이들 외에 감독회장을 비롯한 진조위원들이 추가 고소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진조위 활동에 참여한 변호인들과 소위 이사회 측 진조위원들은 고소에서 배제되어 형평성 논란도 일고 있다.

이날 기자회견에 동석한 감신 정상화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는 △5학기 째 부당하게 승진이 보류되고 있는 A교수의 무조건 승진 △부당하게 진임교수로 전환 임용된 B교수와 △C교수의 임용취소 △법인처 직원들과 MTU 빌딩 팀장의 인사 취소 △법인처 재정 의혹에 대한 제3의 회계조사 △이사장 중심 체제로 바뀐 정관개정 취소 △진상조위원회 백서 배포 및 공람 금지 가처분의 즉시 취하 등 진상조사위원회가 지적한 7개 지적사항을 감신대 정상화를 위한 요구사항으로 재차 제시했다.

공대위는 이 외에 △현 이사장의 퇴진 △임기만료후 동문대표 자격으로 다시 이사가 된 A이사의 사퇴 △이사장사퇴 담화문을 게시하고도 행위자체를 부정하고 있는 B이사의 사퇴 △행정력을 보여주지 못하는 총장의 사퇴 등도 요구했다. (아래 선언문 참조)

   
▲ 이어 웨슬리채플앞에서 2차 범동문 촛불기도회가 열렸다.

 2차 범동문 촛불기도회

한편 지난 20일에 이어 27일 저녁 7시 웨슬리채플앞에서 ‘2015 범동문 2차 촛불기도회’가 개최됐다.  촛불집회 참여자 일동은 ‘감신대 정상화를 촉구하는 호소문’을 발표했다.

참여자 일동은 먼저 전·현직 이사장을 향해 △일체의 고소·고발을 즉각 취하할 것 △진조위보고소 열람 및 배포금지 가처분 신청 취하할 것을 요구했고, 이사회를 향해 △감신 사태의 책임자 치리 △진조위의 7개 요구사항 수용 등 감신 비리 척결에 앞장서 줄 것을 요구했으며, 총장을 향해서는 감신사태의 무한 책임을 인정하고 총장재선의 꿈을 버리라고 요구했다.

가장 연장자인 교수와 가장 오래된 교수가 사직을 선언하고 동료교수들이 무기한 동조단식에 돌입하며 단발성으로 그칠 것 같지 않은 촛불 기도회가 연이어 열리고 있음에도 이사회는 사태해결을 위한 가시적인 행보에 나서지 않고 있다.

교수사직선언

나는 지난 2015년 4월 6일 이후 10월 27일 오늘 현재까지 지속되어 온 감신대 학내 사태 앞에서 크나큰 아픔을 가지고 이 사태 해결을 책임 있는 관계 당국에 요구해 왔습니다. 나는 이제 은퇴를 1년여 남겨놓은 시점에서 이 사태로부터 물러나 있을 수도 있었지만 그 가공할 만한 전모를 파악하게 된 이상, 사태를 보고만 있을 수는 없어 교수들 중 가장 연장자로서 목소리를 내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오늘 나는 ‘감신 정상화를 위한 우리의 요구사항’이 대내외적으로 공표되는 자리에서 교수 사직을 선언합니다. 만일 이 사태가 정도(正道)를 따라 올바르게 해결되지 않는 한, 이번 학기로 교수직을 내려놓을 것을 밝힙니다. 나는 이러한 심정으로 학내 사태 해결에 최선을 다하고자 하며, 이 선언에 책임을 질 것입니다. 학내외 감신의 재학생과 졸업생, 동문과 교우 여러분들께 이 같은 선언을 하게 됨을 참으로 송구스럽고 죄송하게 생각하오나, 이것이 마지막 학교를 지키려는 부족한 사람의 최후의 말이자 행동이라 여겨주시고 기도해주시기 바랍니다.

2015년 10월 27일
감리교신학대학교 교수 송순재

 

   
▲ 감정을 추스리고 다시 마이크를 잡은 송순재 교수, 그러나 내내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교수 사직서
교수: 이정배(종철철학과)
1986 가을학기- 현재까지 재직

 

인생 60년 중 40년을 보낸 감리교 신학대학교, 이 대학의 교수로서 임기 4년 반을 남겨놓고 사직서를 쓰는 마음이 한없이 무겁습니다. 가르친 세월이 30년이 되었으니 지금 떠나도 여한이 없건만 제자들마저 고소 소발되는 현실을 생각하니 가슴 아파 견딜 수가 없습니다. 실상 지난 1년 전에도 여러 이유로 대학을 떠나고자 했으나 제자들의 간곡한 만류로 생각을 접어야 했던 때가 있었습니다. 다시 학교로 돌아오기로 한 그 날, 저는 학생들을 위해서 이 땅의 교회를 위해서 마지막 삶을 던져야겠다고 다짐하였습니다. 남은 4-5년 간 저의 학문적 작업도 마무리 할 욕심도 물론 있었겠지요. 믿지 않는 가정에서 태어나 홀로 기독교에 입문했고 신학을 전공했던 나로서는 기독교가 이렇듯 망가지는 현실을 모른 채 할 수 없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최근에는 저답지 않은 별명, ‘거리의 신학자’라는 이름까지 얻었습니다. 세월호 광장에서, 대한문에서, 그리고 밀양 송전탑 앞에서 수없는 설교를 했고 예수를 통해 세상을 본다는 것이 무엇인지를 나름대로 외쳤던 결과입니다.

제 인생의 말미에, 더욱이 은퇴를 눈앞에 두고 제가 이렇게 제 손으로 사직서를 써야할 상황이 다시 올 것을 생각한 적이 없었습니다. 열린 신학자로서 최선을 다해 글 쓰고 발로 뛰어 다닐 것을 내심 기대하며 제자들 곁으로 돌아왔는데 이렇듯 학내 비리가 터져 버렸습니다. 평소 말로만 듣던 종교 권력이 바로 우리 곁에서 서서히 선지 동산 감신을 허물고 있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2013년 이래로 나는 종교개혁 500년 이란 화두를 갖고 씨름해 왔습니다. 한국 교회가 어찌 이 해를 부끄럽지 않게 넘을 수 있을까를 관심하며 ‘작은교회 운동’을 벌려왔고 한국 적 교회론 모색을 위해 이론적 작업을 하던 중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보다 더 시급한 것은 학내의 복음화였습니다. 우리 대학 감신이 먼저 옳게 되지 않으면 교단개혁은 어림도 없고 기독교 미래 역시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급기야 종교개혁을 위한 최전선이 저에게는 감신 교정이 되고 말았습니다. 이곳에 여전히 순수하고 공적인 일에 삶을 던지는 의로운 학생들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하나님께서 감신동산을 지키실 것이란 믿음을 갖고 동료 교수들과 지난 1년 여 세월을 함께 해왔던 것입니다.

그런데 불가항력적인 일이 생기고 말았습니다. 돈으로 산 법(法)을 갖고 의로운 것, 옳은 것, 사실적인 것을 악으로, 불법으로 뒤집는 종교 권력자들의 실상을 본 것입니다. 배우는 과정에 있는 학생들, 우리 감리교단의 미래인 이들을 내키는 대로 고소했고 자기들 불법을 덮고자하는 행태에 대해 너무도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힘겹게 다시 생각한 것이 교수 사퇴입니다. 생명과도 같은 교수직, 평생 명예라 생각하며 지켰던 교수직을 내려놓고 교권과 맞서야겠다고 생각한 것입니다. 정당한 교권은 필요하나 자신들 불법을 합법화하는 권력에 향해 ‘Nein’ 이라 외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이제 저는 감신대의 정상화가 이뤄지지 않을 시, 하느님의 의가 사라진 이곳에서 학생들을 가르칠 자신이 없습니다. 정상화의 길이 보이지 않는다면 저는 2015년 2학기를 끝으로 학교를 떠날 것입니다. 4년 6개월이라 시간이 제 발목을 잡으려 하나 두 눈 질끈 감겠습니다. 이런 선언이 감신을 사랑하는 이들에게 심려를 끼치는 일인 것을 잘 알기에 두렵고 죄송할 뿐입니다. 용서를 구합니다.

 

2015년 10월 27일

감신대 교수 이정배

   
▲ 이정배 교수도 마찬가지...

 

학교정상화를 위한 교수들의 단식선언문

 

이번 가을은 참 맑고 깨끗했습니다. 그래서인지 과일들은 깊은 단 맛을 머금어 결실의 충실함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가을은 맑고 하늘은 드높았건만 우리 학교 위에 감도는 불법적인 문제들은 해결 보다는 혼탁하고 앞을 모르는 길로 빠져드는 형국입니다.

단식을 선언하는 우리 교수들은 학교가 바로 세워지기를 바라며 지난 학기부터 여름방학을 거쳐 지금까지 애끓는 심정으로 학교의 정상화에 몸을 던져 왔습니다. 그러나 그 희생이 부족했던 것인지 새로운 이사장은 그 동안의 우리들의 노력을 불법으로 몰아가며 교수와 학생들과 심지어 감독회장과 이사까지도 고소고발을 남발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사랑하는 제자들을 경찰과 검찰에 고발하는 전 이사장과 현재 이사장은 더 이상 하나님의 교회를 돌보는 목자가 아니라 양의 탈을 쓴 늑대라는 사실을 스스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에 우리는 이 암울한 상황을 주님께 고할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학교의 암울한 상황을 위해 몸을 던져 자신의 모든 것을 내려놓고 사퇴를 선언하는 두 분의 우리 스승님이며 선배교수님들의 외침에 우리들의 마음은 천근만근 무거우며 학교가 무너져 가는 눈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에 우리도 선배 교수님들의 길을 함께 따르며 금식을 통하여 하나님의 긍휼하심을 구하며, 우리들의 몸을 하나님께 제물로 드려 이 학교가 정상화 되는 밑거름 되고자 합니다. 그리하여 주님이 감리교신학대학교를 긍휼히 보시고 이 학교 위에 정의와 사랑과 평화를 가득하게 채워주시기를 기도할 뿐입니다. 이렇게 학교가 정상화 되는 날 우리는 하나님께서 우리들의 영혼을 거두어 가셔도 감사하고 싶은 마음입니다.

감신은 사람의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것입니다. 이 학교는 주님께 드려져야 합니다. 그러므로 지금까지 감신을 혼란으로 몰아가는 전 이사장과 현재 이사장과 그 주변에서 학교를 혼란에 빠트린 사람들은 하나님의 심판을 두려워하며 스스로 물러나야 합니다.

우리는 우리의 단식으로 감신을 얽매고 있는 불의의 사슬이 풀려지기를 기도하며 주님의 자비와 긍휼을 구합니다. 주여! 감리교신학대학교를 긍휼히 여기시며 자비를 베풀어 주시고 정의가 강물처럼 흐르게 이 학교를 주님의 손에 맡깁니다.

6 내가 기뻐하는 금식은 흉악의 결박을 풀어 주며 멍에의 줄을 끌러 주며 압제 당하는 자를 자유하게 하며 모든 멍에를 꺾는 것이 아니겠느냐 7 또 주린 자에게 네 양식을 나누어 주며 유리하는 빈민을 집에 들이며 헐벗은 자를 보면 입히며 또 네 골육을 피하여 스스로 숨지 아니하는 것이 아니겠느냐 8 그리하면 네 빛이 새벽 같이 비칠 것이며 네 치유가 급속할 것이며 네 공의가 네 앞에 행하고 여호와의 영광이 네 뒤에 호위하리니 9 네가 부를 때에는 나 여호와가 응답하겠고 네가 부르짖을 때에는 내가 여기 있다 하리라(이사야 58:6-9)

2015년 10월 25일

감신대의 정상화를 염원하는 교수평의회 교수 일동

   
▲ 교수들의 단식선언문 낭독 - 임진수 교수

 

신임 이사장 취임 이후 감신 사태 경과

지난 2015년 1학기 4월 6일 시작된 감신 학내 사태는 2015년 2학기 10월 오늘 ‘현재 현재진행형’이다. 단순히 현재 진행형이라 말하기에 부족한 감이 있다. 사태는 다시금 매우 위중한 상태로 빠져들었기 때문이다.

그 주된 이유는 지난 5월 12일 전 이사장이 학내 분규에 책임을 지고 사퇴하면서 매우 의심스런 과정을 통해 직무대행을 지명하고, 또 그 이후 5월 29일 역시 매우 불투명하고 신뢰할 수 없는 과정을 통해 새 이사장을 선출한 것, 그리고 이후 그런 식으로 선출된 새 이사장이 과거사 일체를 부정하면서 드러내고 있는 반역사적인 행보에 기인한다.

신임 이사장은 5월 12일 학내 분규의 이해 당사자들인 감신 정상화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학생, 교수, 동문 대표)와 이사측 대표 3인(김진두 이사, 최희천 이사, 송윤면 이사), 감독회장 3자가 사태 해결을 위해 합의하고 구 이사장과 서기 이사가 그 다음날인 13일 학내 게시판에 담화문 형식으로 공고함과 동시에 출범한 <진상조사위원회>를 사적 단체로 규정할 뿐 아니라 그 활동 전반을 부정하였다.

6월 19일 법인은 진상조사위가 조사 활동을 위해 잠정적으로 폐쇄한 법인사무처에 진입, 진조위 활동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하였으며 20일 도난신고를 하여 결국 진조위 조사 활동을 하던 송순재 교수와 유경동 교수를 특수절도 피의자로 만들었고 역시 단순한 조력 행위를 하던 임진수 교수도 피의자로 만들었다.

또 알려진 바와 같이 지난 8월 25일 진상조사위원회 백서가 나왔으나, 여기에 대해서 현 이사장은 전 이사장 및 법인 직원 1인과 함께 ‘백서 배포 및 공람 금지 가처분’ 신청을 하였고 그 진행이 미진해 보이자 그동안 의뢰하였던 법인 대신 대형로펌에게 사건을 의뢰하는데 까지 이르렀다.

경악스럽게도 9월 25일 법인(김인환 이사장)은 지난 토요일 진상조사위원회에 참여했던 조사위원 7인(전용재 감독회장, 최희천 이사, 박경양 목사, 유승리 총학회장, 이은재 총여 회장, 유경동 교수, 송순재 교수)을 법인 사무처 조사활동과 관련하여 ‘재물손괴와 절도 혐의’로 추가 고소 조치하였다. 이로 인해 조사위원들이 그동안 겪은 고초는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컸다.

그런가 하면 신임 이사장은 5월 29일 취임한 이래 5개월이 경과할 동안 학내 분규의 주요 원인들을 해결하기 위한 최소한의 노력도 기울이지 않았다. 그 기간은 김정숙 교수에 대한 승진 문제 정도는 충분히 처리할 수 있는 기간이었다.

학내 사태는 원점으로 돌아갔다. 감신 학내사태를 촉발시켰던 주 원인들, 교수인사비리, 직원인사비리, 이사장 중심체제로의 정관개정, 법인 직원의 법인 카드의 사적 유용을 비롯한 불투명한 재정 운영 문제 등은 현재까지 해결의 실마리조차 찾을 수 없을 정도로 미궁 속으로 빠져 들었다. 이사장과 이사회가 제안한 그동안 해결 방안이라고 내놓은 것은 전혀 납득하거나 신뢰할 만한 것이라 할 수 없다.

“구 이사장은 사퇴했으니 그 정도로 족하고, 과거는 과거이니 그냥 묻어 두고 이제 새 이사장과 함께 잘 해 보자”라는 입장을 표명하는가 하면, 이제는 ‘특별조사위원회’와 ‘진상조사위원회’의 조사 결과를 객관적으로 조사할 제3의 ‘통합위원회’를 구성해서 처리하는 것이 좋겠다고 하면서, 단 진상조사위원회는 이사회가 인정한 적법한 기구는 아니어서 문제가 있지만 이해당사자들이 문제를 제기하니 들어보겠다는 입장을 견지하는 정도이다. 그러면서도 허구에 찬 특별조사위원회는 이사회가 인준한 기구이니 적법한 것이라 한다. 이것을 과연 객관적이라 할 수 있겠는가?

우리는 이사장과 몇몇 측근 이사들이 지난 2년간 보여 온 행태나 현재 보이는 행태로 인해 철저히 기만당해 왔다. 우리는 이들이 하는 말이나 약속이 얼마나 허무맹랑한 것이고 실현성이 없으며 한 순간에 진실을 뒤집어엎을 수 있는 것인지 잘 알게 되었다. 우리는 두 번 다시 이러한 기만적 행정 행위에 우리의 몸을 맡기지 않을 것이다.

이사회는 환골탈태하지 않으면 희망이 없다. 감신의 현재와 미래는 교단 내 몇몇 정치 목사들, 즉 일파에 의해 사유화되고 말 것이며 그것은 가뜩이나 어려움에 처해 있는 감리교회 공동체 전체에 또 하나의 재앙이 될 것이다.

 

2015년 10월 27일

감신 정상화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

   
▲ 경과보고를 하는 유경동 교수

 

감신 정상화를 위한 우리의 요구

감신사태가 원점으로 돌아가고 신임 이사장 취임 이래 조성된 새로운 상황 하에 발생한 문제들은 다음과 같이 해결되어야 한다.

하나, 5학기 째 부당하게 승진이 보류되고 있는 A교수는 무조건 승진되어야 한다.

하나. 부당하게 진임교수로 전환 임용된 B교수는 원 위치로 돌아가야 한다.

하나, 부당하게 진임교수로 전환 임용된 C교수는 원 위치로 돌아가야 한다.

하나, 법인처 직원들과 MTU 빌딩 팀장의 인사 비리는 바로잡혀져야 한다.

하나, 법인처 재정 의혹에 대해서는 제3의 회계기관을 통해 해명해야 한다.

하나, 이사장 중심 체제로 바뀐 정관은 바로 잡아야 한다.

하나, 진상조위원회 백서 배포 및 공람 금지 가처분은 즉시 취하되어야 한다.

 

현 학내 사태는 전임 이사장과 측근 이사 몇 그리고 총장 및 몇 교수들이 하나로 엮여 발생한 것이며, 아울러 신임 이사장의 파행적 이사회 운영으로 인해 악화일로를 걷게 된 것이라 판단하는 바, 따라서 우리는 다음과 같이 요구하는 바이다.

하나, 불법적 과정을 통해 직무대행으로 지명되고 역시 불법적 과정으로 통해 신임 이사장이 된 이후 구 이사장 이상으로 만행을 일삼고 있는 현 이사장, 더욱이 미국시민권자인 현 이사장은 즉각 퇴진하라. (현 이사장이 어떤 불법 과정을 통해 직무대행이 되었고 이사장이 되었는지에 대해서는 9.22. 감신정상화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의 대자보에서 밝힌 바 있다)

하나, 이사장직에서 물러났으면서도 이사직은 유지하면서 여전히 학내 사태를 악화시키고 있는 구 이사장은 이사직에서 즉각 물러나라.

하나, 개방이사 자격으로 이사회에 들어와 현 학내 사태를 초래한 책임이 있는 A이사는 임기 만료 후 동문 대표 자격으로 다시 이사로 들어와 중요한 자리를 차지한 채 이사회 내에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이사회 정관에 의하면 감사 이외에는 연임할 수 없다. 개방 이사가 되기 위해서는 거쳐야 하는 절차들이 있다. 이런 모든 조건을 위배하면서까지 다시 이사가 되어 학내 사태를 악화시키고 있는 A 이사는 이사직에서 사퇴하라.

하나, 5월 8일 구 이사장과 함께 감독회장을 찾아가 학내분규 해결을 호소하고 진상조사위원회 설치를 의논한 후, 12일 감독회장과 양측 이해당사자들 간의 실무협의에서 서기 이사로 활동했고, 다음날 13일 이사장 사퇴 담화문을 학내에 게시했으면서도 이 일 전체를 부정하고 이사장 직무대행과 신임 이사장 선출 과정에서 기만 행위를 자행한 B 이사는 이사직에서 퇴진하라.

하나, 감리교신학대학교 E교수는 지난 2012년 9월 총장직에 취임한 이래 지난 3년 동안 대학행정가로서 보여준 실상과, 또한 금년 1학기에 발생한 학내 사태에서 취한 행태를 통해서 학내 구성원들의 깊은 절망과 고통을 안겨다 주었다. 그 동안의 과정을 통해 총장은 우리 대학의 현재와 미래를 책임지기는커녕 한낱 개인의 보신과 영달에 머물러 있을 뿐, 오히려 새로운 난제를 끊임없이 양산하는 진원지였음이 밝혀졌다. 총장은 더 이상 사태를 악화시키지 말고 학교의 미래를 위해 자진 사퇴하라! (총장이 퇴진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9.22. 교수평의회 학내 대자보에서 상세히 밝힌 바 있다)

 

2015년 10월 27일

감신 정상화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

   
▲ 유태엽 교수가 '감신 정상화를 위한 우리의 요구'를 읽고있다.
   
   
▲ 숙연해진 기자회견장. 곳곳에서 눈물을 훔치는 장면이 연이어 졌다.
   
   
▲ 로비 2층으로 학생들의 총장실 점거 농성장이 보인다.
   
▲ 질의응답에 임하고 있는 송순재 교수
   
   
   
 

 

학문의 본질을 회복하라

감리교신학대학은 그동안 종교개혁의 신앙 전통과 이성과 관용의 계몽주의 정신을 간직하며 세상과 열린 대화를 수행해 왔다. 그러나 한국의 신학계뿐만 아니라 지성계를 이끌어가던 자랑스러운 전통은 사라지고 감신은 뱡향을 잃은 배처럼 정체성을 상실해 버렸다. 그 결과 세상을 이끌어가야 할 예언자 감신이 오히려 세상의 판결에 머리를 조아리고 있다. 이러한 지경에 이르게까지 된 배경에는 다음과 같은 이유가 있다.

문제는 감신의 학문성 상실이다. 타 신학대학과 비교해 보더라도 등재 학술지 하나 없는 감리교신학대학이 학문성을 보장할 수 있을 것인가? 학교 안에 자유로운 학문 연구의 장(場)이 존재하지 않고, 후학들이 연구하여 발표할 장(場)도 없는 대학의 현실 상황이 오늘 사태를 야기시켰다고 본다. 학제간 연구와 학문 간 통섭의 시대에 오직 교단 안에서만 스스로 정통성을 부여한 무인가 신학교와 같은 처지가 된 현실을 과연 누가 책임을 질 것인가? 마치 감신은 부모님의 고귀한 유산을 소진한 탕자와도 같다.

학교 당국은 감리교신학대학의 학문 전통과 종교적 유산을 위하여 연구자들과 학생들의 학술연구를 지켜 나가야함에도 불구하고 교단 정치의 수하에 놓이면서 학문의 본질을 흐려놓았다. 1992년 변선환 교수의 출교와 함께 시작된 감리교단의 학원 침탈은 신학을 지푸라기 학문으로, 학자들을 교회정치의 희생물로 삼기에 이르렀다. 뿐만 아니라 지난 10년간 신규임용이 부재한 상황에서 학생들은 교수님들의 온전한 지도를 받을 수 없는 상황이다. 이제 감신은 학문성보다는 정치적 이권의 장이 되면서 이전의 학문 공동체는 와해되고 말았다. 이러한 사태를 염려하며 교수들은 단식을 감행하기에 이르렀고, 이에 종교철학과 총동문은 학교사태에 대한 우려를 표하며, 다음과 같이 촉구하는 바이다.

-교수와 학생 그리고 동문 전체는 감신의 학문성 회복을 위해 최선을 다하라!

-이사회는 학생회와 교수들에 대한 고소·고발을 즉각 중단하라!

-총장은 이 사태에 책임을 지고 하루 빨리 학교를 정상화 하라!

-학생들은 교수님과 연대하여 감신 신앙 공동체의 회복을 위해 노력하라!

 

감리교신학대학교 종교철학과 총동문회 일동

심자득 기자 / <당당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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