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의 첫 번째 청문회가 진행됐다. 참사 후 600여일이 지난 터라 매우 늦은 감이 있지만, 3일간 진행되는 이번 청문회에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유가족 및 국민들의 관심과 기대가 모아진 것은 당연한 일일 것이다.
4.16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이하 세월호특조위, 이석태 위원장)는 첫째 날 ‘세월호 참사 초기 구조구난 및 정부 대응의 적정성’을 대주제로 해양경찰청, 서해지방해양경찰청, 목포해양경찰서의 관계자를 증인과 참고인으로 공청회를 이끌어나갔다.
본지 기자가 방문한 날은 둘째 날로, 청문회의 풍경을 담담하게 풀어보고자 한다.
둘째 날 청문회는 전날 마치지 못한 내용이 이어서 진행됐다. 이날 김석균 전 해양경찰청 청장, 김수현 전 서해지방해양경찰청 청장, 김문홍 전 목포해양경찰서 서장이 증인으로 나왔다. 김윤상 언딘 사장과 신정택 한국해양구조협회 협회장은 각각 '회사존립에 관한 불가피한 일정'과 '회장 사퇴 및 해외출장'을 들며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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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문회가 열리는 한국YWCA 앞에는 여러 의혹들을 나타내는 피켓 시위가 이뤄지고 있었다. '감추는 자가 범인이다'라는 피켓이 눈길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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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특조위 관계자들과 유가족을 비롯한 방청객들이 자리를 채웠고, 증인들이 등장하고 있다. 9시 30분, 청문회 둘째 날 일정이 그렇게 시작됐다.
취재 중인 기자들의 손 놀림이 빨라졌다. 청문회 특성상 많은 말들이 오고가, 기자들은 빠르게 타자를 쳐내려갔다. 첫번 째 청문회인 만큼 많은 언론사들이 취재를 왔다. 하지만 늘 그랬듯이 기사가 어떤식으로 나갈지는 알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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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6가족협의회 가족들의 움직임도 바빠졌다. 방청객을 제외한 나머지 가족들은 자료를 공유하며 취재에 앞장섰다. 참사 초기 때부터 416TV를 통해 세월호 진상규명을 위한 가족들의 활동을 알리고 있는 고 문지성(단원고)양의 아버지가 다친 손이라도 보태고 있다.
증인으로 참석한 김수현 전 서해지방경찰청 청장, 김석균 전 해양경찰청 청장, 김문홍 목포해양결찰서 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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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족들이 청문회장 곳곳에 설치된 화면을 통해 청문회를 시청하고 있다. 이번 청문회를 통해 저 노란 물음표가 느낌표가 될 수 있을까?
연신 물을 들이키고 있는 김문홍 전 서장. 그는 "고향이 맹골수도로 물때를 잘 알고 있다"며 "긴박한 상황에 가용할 수 있는 최대한 인원을 동원하도록 지시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특조위의 계속된 추궁에 "당시 적절치 못한 대응에 대해서는 속죄하는 마음으로 살 것"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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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청과 해양경찰청과의 통화 녹취록이 공개됐다. 해양경찰청은 '전부 구조가 가능하다'라고 경찰청의 지원연락에 답했다. 유가족들의 울분과 탄식이 흘러나왔다. "성질나서 못 듣겠다"고 나간 유가족들도 있었다. 울분을 참지 못한 한 어머니는 화장실에서 울었다. "내 꽃 같은 자식 서러워서 어쩌나"하는 울음소리가 복도를 가득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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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 위원은 각종 참사 당시 이뤄졌던 시간대별 지시 사항이 담긴 통화내역을 보이며, 적절한 대응 여부에 대해 물었지만, 증인들은 대부분 "모르겠다",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런 문서가 있는 줄 몰랐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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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지만 유가족들은 현장을 지켜볼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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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상규명과 안전사회를 위한 독립국가기관으로 출범한 '세월호 특조위'. 이들은 상징으로 '눈'을 들었다. 이 눈이 계속된 진실의 눈이 될 수 있도록 또 다른 '눈'들이 절실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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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일정이 끝나고, 증인 들이 퇴장하고 있다. 그들 사이로 의혹이 해소되지 않은 몇 몇 유가족들은 울분을 토해내기도했다. 서둘러 자리를 떠나는 김석균 전 청장의 굳게 다문 입술이 세월호 참사의 현재를 말해주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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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인들이 들어오면서 오후 일정이 시작됐다. 당초 안전행정부 및 소방방재청 관계자를 증인으로 불러 재난안전대책본부 구성 및 활동에 대해 질의 할 예정이었지만, 오전에 마무리 하지 못한 부분이 있어 오후에도 이어졌다.
참사 당시 박 대통령의 지시사항이 담긴 뉴스 영상이 나오고 있다. "어렵고 힘들겠지만 최선을 다해달라".가족들이 600여일 전 외쳤던 말이다. 지금 그 말은 누구를 향해 있는가?
박준호 기자 / <에큐메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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