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운동가 故문익환 목사 22주기 추모식
통일운동가 故문익환 목사 22주기 추모식
  • 김령은
  • 승인 2016.01.20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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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일(월) 마석 모란공원에서 문익환 목사의 22주기 추모식이 진행됐다 ⓒ에큐메니안

통일 운동가이자 개신교 목사였던 문익환 목사의 22주기 추모식이 통일맞이(이사장 이해찬) 주최 (전대협동우회, 한국기독교장로회총회, 한신대 총 동문회, 한신대 총학생회, 한청협전국동지회 공동주최)로 지난 18일(월) 마석 모란공원 늦봄 문익환/ 봄길 박용길 묘역에서 열렸다. 이날 추도식에는 통일맞이 관계자 및 기장교단 목사, 한빛교회 교인, 한신대 재학생, 유족 등 고인을 기억하고 사랑하는 많은 사람들이 참여해 문 목사를 추도했다.

   
▲ 유가족을 대표해 감사의 인사를 전하는 문성근 위원장 ⓒ에큐메니안

모인 이들은 추모식에 앞서 한빛교회 홍승헌 목사의 진행으로 추모예배를 드렸다. 이날 말씀선포를 맡은 나핵집 목사((NCCK 화해와통일위원회부위원장)는 ‘하나님의 계시와 인간의 편견’이라는 제목으로 에베소서 3장의 말씀을 인용, “복음을 전하라는 하나님의 계시를 받았던 바울처럼 문 목사님은 역사 속에서 하나님께 민족통일의 계시를 받아 그것을 위해 온 몸을 바치신 분”이라고 전했다. 
 
또한 “문 목사님은 성서는 하나님의 계시에 의해서 인간의 편견이 산산히 부서져 나간 역사라고 가르쳐주셨다”며 “그분에게는 분단체제라는 편견이 없었고 ‘통일은 됐어’라며 통일을 이 땅에 이루어진 현재형으로 사신 분”으로 고인을 회고했다. 그러면서 그는 “우리도 분단체제를 부수고 우리 민족이 평화롭게 통일되는 그날까지 목사님의 뒤를 따라가기로 결단하자”고 모인 이들을 격려하며 말씀 선포를 마쳤다. 
 
유가족대표로는 고인의 3남인 문성근 위원장(국민의 명령)이 참석한 이들에게 “추운 날씨에도 잊지 않고 찾아주셔서 감사하다”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또한 문 위원장은 “문 목사는 남북이 자주적으로 힘을 합치면 질곡을 극복하고 평화를 이룰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며 “한미일 군사협정으로 새로운 분단을 이어가고 있는 ‘이명박근혜 정권’이 교체될 수 있도록 역사의 수레바퀴를 끌고 가는 민중이 힘을 합쳐야한다”고 말해 고인이 극복하고자 했으나 현대에 이르러 더욱 강고해지는 분단이 종식되어야 함을 강조했다.
 
이날 추모의 노래를 준비한 기장서울북노회 목사중창단은 문 목사가 북한에 갔을 당시 평양 봉수교회에서 부른 ‘마른 잎 다시 살아나’를 불러 모인 이들에게 뜨거운 울림을 선사하기도 했다.

   
▲ 고인의 유족들 ⓒ에큐메니안

2부 순서로 진행된 추모식에서는 고인이 살아생전 가까이 했던 지인들의 추모사가 전해졌다. 고인과 함께 1980년 육군교도소에서 감옥살이를 하기도 했던 이해찬 의원(통일맞이이사장)은 “오늘 추도식에 와서 목사님의 해맑은 얼굴을 보니 여러 가지 감회가 든다”며 고인이 살아생전 감옥에서 냉수욕을 하던 모습, 윤동주 시인에게 늘 죄스러운 마음을 가지고 있었던 것 등을 전하며 고인의 인간적인 모습을 추억했다.

   
▲ 이해찬 의원이 고인이 냉수욕을 하며 '시원하다!'고 외치던 모습을 회고하자 유가족들이 웃음을 터뜨렸다 ⓒ에큐메니안
   
▲ 고인의 따뜻했던 모습을 회고하는 안재구 박사 ⓒ에큐메니안

또한 1979년 ‘남민전 사건’ 당시 문 목사와 인연을 맺었던 통일 원로 안재구 박사(前 경북대 수학 교수)는 출소 후 자신을 따뜻하게 맞아주며 ‘동지!’라고 불러주었던 문 목사의 모습을 회고하며 “문 목사를 통해 기독교에 대해 가지고 있었던 좋지 않은 마음이 풀리게 되었다”고 전했다.  
 
고인의 모교인 한신대 총동문회장과 총학생회장 및 재학생들도 참석해 고인을 추모했다. 한신대 총학생회장인 송예인 씨는 참여시인 이기도 했던 문 목사의 ‘손바닥 믿음’이라는 시를 낭송하며 “우리도 작은 문익환들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 고인의 영정에 분향하는 장손 문용민 씨 ⓒ에큐메니안

고인을 사랑했던, 사랑하는 사람들의 추모의 말이 끝난 뒤 고인의 묘소 앞에 헌화 및 분향하는 시간이 이어졌다. 참석한 이들은 고인의 영정 앞에 꽃을 바치며 다시 한번 고인을 추모했다. 
 
한편, 같은 날 오후 7시에는 향린교회에서 매년 고인의 기일마다 진행되는 추모 문화 행사인 늦봄 음악회가 열렸다. 이번 공연은 평양에서 초연한 ‘금강’의 하이라이트 공연으로 영화배우 강신일, 공상아 등이 나래이션으로 참여 했다.

   
 

김령은 기자 / <에큐메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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