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장로교회, 이영희 목사에게 '150만 불+ α' 지급 결정
뉴욕장로교회, 이영희 목사에게 '150만 불+ α' 지급 결정
  • 박지호
  • 승인 2007.04.30 01: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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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내부 교인들 대체로 수긍…교회 밖에선 '이해할 수 없다' 수군

뉴욕장로교회는 이영희 목사에게 시가 100만 불 상당의 사택, 현금 50만 불, 특별헌금을 지급키로 최종 결정했다. 4월 29일 주일예배 후 열린 임시 공동의회에는 770여 명의 교인들이 참석, 이영희 목사 ‘후생’ 문제를 놓고 장시간 토의했다. 이 목사에게 지급할 액수를 놓고 의견이 분분했으나, 지급 자체를 반대하는 의견은 없었다.

▲ 찬송가 252장을 부르며 임시 공동의회를 시작하는 뉴욕장로교회 교인들.
임시 당회장인 강기봉 목사(뉴욕백민교회)의 사회로 진행된 임시 공동의회는 2시간 넘게 이어졌다. 그 사이 100명 넘는 교인들이 빠져나가 600여 명만 마지막까지 자리를 지켰다. 다양한 안건이 나왔지만, 그중 3개의 안건이 최종 표결에 붙여졌고, 1차 표결에서 3가지 안건 모두 과반수를 얻지 못해 2차 표결에 들어갔다. 2차 표결에서는 제직회에서 통과된 안건(50만 불+사택+특별헌금)이 총 615표 중 찬성 317표를 얻어 통과됐다.

이날 임시 공동의회에서 통과된 안건 외에도 다양한 안건들이 나왔다. 한 교인은 “사랑과 공의가 함께 가야 한다”며, “현금 30만 불과 뜻 있는 사람들이 모금한 돈을 전달하되 사택은 지급하지 말자”고 제안했다. 또 “현재 교회의 재정 상황을 고려해 목사의 사택을 처분해서 세금을 제하고 난 뒤의 금액만 지급하자”는 제안도 있었다. 더 많이 주자는 의견도 있었다. 한 교인은 “아버지가 바람을 피우면 아버지가 아닌가, 스승이 바람을 피우면 스승이 아닌가. 현금 50만 불도 적으니 100만 불을 주자”고 말해 좌중의 박수와 환호성을 이끌어냈다. 

▲ 개표 작업을 하고 있는 모습. 이날 개표 작업은 청년부가 맡았다.

일부 교인들이 거액의 돈을 이 목사에게 지불하는 이유에 대해 설명을 요구하기도 했다. 이에 서기장로가 “3년 동안 목회를 못하기 때문에, 현실적인 상황을 고려해 50만 불을 지급하기로 했다”고 대답해 생계를 위해 지급하는 것임을 밝혔다. 또 정확한 지급액을 설명해달라며 사택의 시가를 묻자, “사택의 구입 가격은 70만 불, 현재 시가는 100만 불 정도이며, 남은 모기지 26만 불을 교회에서 지급할 예정”이라고 대답했다.

사회를 맡은 강 목사의 기도로 임시 공동의회를 마무리했다. 강 목사는 “결정된 사항이 주님의 영광을 드러내고 교회를 세워가는 데 쓰이게 될 줄 믿는다”는 기도로 마쳤다.    

임시 공동의회에 참석했던 교인들은 결의된 사항에 대부분 수긍하는 분위기였다. "할 말이 없다"며 쓴 웃음을 짓는 교인도 있었지만, 공식적으로 반대하는 의견은 없었다. 한 교인은 “특별헌금까지 걷는 것은 이해하기 힘들지만, 돈을 지급하는 것에는 반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다른 교인에게 너무 많은 것 아니냐고 묻자 “32명을 죽인 조승희를 위해서도 추모하는 미국인들의 성숙함을 보라"며, “29년 동안 교회를 섬겨 온 목사님이 실수 조금했다고 빈손으로 나가라고 할 수 없는 법”이라고 말했다.

▲ 임시 공동의회를 마치고 뉴욕장로교회 중직자들과 임시 당회장인 강기봉 목사가 웃으며 악수하고 있다.
교인들의 반응과는 달리 교회 밖의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 한 택시 기사는 “뭘 잘했다고 돈을 주냐, 말도 안 된다. 상식이 있는 목사라면 받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자영업을 하고 있는 김오상(가명) 씨는 “생계를 꾸리기도 빠듯한 교인들도 많을 텐데, 그런 사람들이 드린 헌금도 간음죄로 정직 처리당한 목사에게 들어갈 것 아니냐”며 이해하기 힘든 결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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