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의심’을 ‘의심’하라!
당신의 ‘의심’을 ‘의심’하라!
  • 양재영
  • 승인 2016.02.21 08:2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팀 켈러 목사와 영화 ‘리즌’(Risen)의 데칼코나미

뉴욕 맨허튼 리디머장로교회의 담임목사이자 21세기의 C.S. 루이스로 불리는 팀 켈러 목사는 “아무리 냉소적이고 회의적이라 하더라도 모든 ‘의심’은 또 다른 형태의 ‘믿음’일 뿐이다”고 정의한다.

그의 책 <살아있는 신>(the reason for God)을 통해 “(무신론자나 회의론자들이) 기독교를 가장 올바르게 의심하려면 그렇게 믿는 이유에 대해서도 의심할 필요가 있다. 기독교를 의심케 했던 당신의 ‘믿음’을 의심하다보면 그다지 견고한 토대에 있지 않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하며 ‘의심으로 무장한 엘리트’를 향해 ‘의심’도 '의심'하라고 권한다.

   
▲ 팀 켈러 목사와 클라비우스(조셉 파인즈 역)

“예수는 죽었다!” 

'우리의 의심을 의심하라'(doubt our doubts)라는 팀 켈러의 경구를 데칼코마니한 영화 ‘리즌’(Risen)이 상영돼 관심을 끌고 있다.

‘리즌’은 비기독교인이었던 로마군의 수장의 시선을 통해 인류역사상 가장 중요한 사건인 예수의 ‘빈무덤 사건’을 수사해 나간다. 지난 2천년간 회의론자들이 가장 지우고 싶어 했으며, 성경의 기록만으론 찾기 어려웠던 ‘빈무덤 사건’은 마치 ‘CSI 예루살렘’처럼 스크린에 재현됐다.

이 영화는 피로 물든 예루살렘 골고다 언덕에서 출발한다. 십자가에 달린 예수의 처형을 명한 로마군의 수장 클라비우스는 그의 죽음을 가장 가까이에서 확인했다. 고통에 몸부림치던 두 강도들과는 달리 나사렛 예수는 아무런 움직임이 없었다. 예수는 분명 ‘죽었다!’

예수의 시신을 돌무덤에 봉인하고, 누구의 접근도 허락하지 않았다. 하지만, 3일 뒤 시신은 사라졌다. 나사렛의 예수라는 인물의 시신이 사라진 후 ‘그가 다시 살아났다’는 소문이 떠돌기 시작한다.

대제사장은 빌라도에게 ‘부활’ 소문을 잠재우지 않으면 봉기가 일어날 것이라고 경고한다. 당시 로마는 메시아 대망으로 피가 끓고 있는 유대 열심당원들과의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빌라도는 로마군 수장인 클라비우스(조셉 파인즈 역)에게 예수의 시체를 찾아 부활 사건의 전모를 밝히라는 명령을 내린다.

“당신의 의심을 의심하라!”

클라비우스는 ‘유대인들의 미신’(메시아사상)이나 ‘예수의 부활’ 따위를 믿는 사람이 아니었다. 그는 예수의 죽음을 가장 가까이에서 확인했다. 그래서, 예수의 부활을 가장 의심했다.

그는 보좌관 루시우스와 함께 사라진 예수의 3일간의 행적을 뒤쫓기 시작한다. 하지만, 수사가 진전될수록 ‘눈에 보이는 것 이상의 무언가가 더 있다’는 사실을 조금씩 깨달아간다. 자신의 ‘의심’을 ‘의심’하게 된 것이다.

“나는 양립할 수 없는 두 가지를 봤다. 한 남자는 의심의 여지없이 죽었다. 그리고 그 남자는 다시 살아났다.” 

클라비우스의 고백은 팀 켈러의 ‘당신의 의심을 의심하라’는 경구의 결론이다. 우리는 이 장면을 단지 ‘복음에 대한 고백’이란 상투성을 떠날 필요가 있다. 오히려, ‘비신자’가 부활한 예수를 맞닥뜨렸을 때 겪게 되는 ‘신앙의 위기’라는 관점에서 본다면, 우리는 ‘부활’에 대한 새로운 깨달음을 얻을 수도 있다.

   
▲ 영화 '리즌'(Risen)은 '빈무덤 사건'을 통한 나사렛 예수의 '부활'을 추적해 가고 있다.

클라비우스 역을 맡은 조셉 파인즈는 “이 영화는 비신자의 눈을 통해 ‘부활’ 사건을 조사하도록 한다는 아주 독특한 방식으로 관객들에게 ‘부활’을 다시 음미하도록 할 것이다”고 말했다.

또한 크리스 윌리아슨 목사는 “이 영화는 흔한 기독교 주제를 다루고 있는 영화가 아니다. 만일 당신이 무신론자, 비신자이거나 새롭게 기독교인이 된 사람이라면, 이 영화를 통해서 당신 자신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고 극찬했다.

일부 영화적 완성도에 대한 논란에도 불구하고, 일부에선 ‘벤허’, ‘십계’, ‘쿼바디스’등으로 누렸던 1950년대 성경 영화의 황금기를 이 영화를 통해 재현할 수 있을 것이라 평하기도 한다.

영화 ‘리즌’은 부활을 믿지 않던 로마군 장교의 내면적 갈등과 혼란을 통해 부활 사건의 역사성에 대한 문제를 다루고 있다. 그래서, 이 영화를 보면 회의론자들이 기독교인들에게 던지던 “만일 예수가 죽었다면, 그 시체는 어디에 있는가?”라는 ‘의심’과도 대면하게 된다.

이번 사순절에 영화 ‘리즌’을 믿지 않는 친구들과 함께 보며 이 문제에 대해 논의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하다.

양재영 기자 / <뉴스 M / 미주 뉴스앤조이>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