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관위, 장호준 목사 여권반납 제재
선관위, 장호준 목사 여권반납 제재
  • 유영
  • 승인 2016.03.12 04:17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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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목사, "앞으로 정권의 불의 알리는 일 계속 이어갈 것"
   
▲ 지난 10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장호준 목사에 대해 2012년 재외선거를 도입하고 첫 여권 반납 조치를 외교부에 요청했다. 

고 장준하 선생의 아들 장호준 목사가 ‘불의한 정권을 투표로 심판합시다’라는 광고를 미국과 프랑스 한인 신문에 게재한 혐의로 여권반납 조치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10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2012년 재외선거를 도입하고 첫 여권 반납 조치를 외교부에 요청했다. 더불어 특정 정당을 반대하는 신문 광고를 낸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도 고발했다.  

장 목사는 지난 2월 10일 한 한인 매체에 ‘가만히 있으시렵니까?’라는 제목으로 광고를 게재해 뉴욕 재외선관위가 선거법 위반 혐의를 검토한다고 밝혔다. '불의한 정권을 투표로 심판합시다'라는 광고 문구가 특정 정당을 반대하도록 유도한다는 이유를 들어 중앙선관위에 제재를 요청했다.  

하지만 미국 한인 사회에서 선관위의 조치가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지적이 높았다. 미국에서 일어난 사안을 두고 한국 선거법 적용이 가능한지도 논란이 많았다. 선관위는 지난해 12월에도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는 반헌법적 반국가적 행위’라는 광고에도 특정 정당을 비난한다며 구두 경고를 했다. 장 목사는 모금운동을 통해 미국, 캐나다, 프랑스, 멕시코, 호주 등 한인 매체에 광고를 냈다. 

중앙선관위는 외국에서 일어나는 선거법 위반을 계속 단속하겠다고 밝혔다. “해외에서 발생하는 선거법 위반행위는 조사 단속 활동의 주권 제약 등 국제법에 따른 한계가 많지만 신속하고 엄정히 조치하겠다”고 강조했다.

장호준 목사는 <뉴스 M>과의 통화에서 제재에 굴하지 않겠다며, 다음과 같이 밝혔다. 

"아직 영사를 통해 어떠한 이야기도 전달받지 못했다. 불의한 정권 아래서 여행 다닐 생각도 없고, 여권도 필요 없다. 선관위 영사가 지난번에 경고했을 때, 한국에 돌아가면 체포당할 수 있다고 이야기했다. 이명박 박근혜 정권이 들어서면서 어린 학생들까지 시위에 참여하는 모습을 보면서 늘 빚진 마음이었다. 한국에 돌아갔을 때 이 일로 체포된다면 오히려 마음에 빚을 갚는 것이라 생각한다. 앞으로도 계속 불의한 정권의 무지하고, 부끄러움을 모르는 행위를 재외 한인들에게 알리겠다."

다음은 장호준 목사와 나눈 일문입답.

광고한 이유를 소명하지 않아서 여권반납 조치를 외교부에 요청했다고 한다.

지난 광고를 게재했을 때, 선관위 영사가 질의로 이뤄진 소명서를 보내왔다. 왜 광고를 했는지, 모금은 어떻게 했는지, 누가 참여했는지, 어떻게 광고가 이뤄진 것인지 등 20쪽 정도 되었다. 박정희처럼 자신이 속했던 조직원을 다 불고 혼자 살라는 이야기인 건지. 날 믿고 함께 뜻을 모아준 후원자들을 팔아넘길 수 없었다. 답변하지 않자, 직접 나와서 소명하라고 했다. 어차피 같은 질의가 이뤄질 테니, 나갈 필요를 느끼지 못했다.

   
▲ 장호준 목사 (뉴스 M 자료 사진)

첫 여권반납 조치를 받았다. 지난 광고 게재로 경고를 받았다는 기사에는 실명이 나왔는데, 이번에는 어디에도 실명이 없다. 

존재를 가리려고 하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 뭐, 내가 얼마나 대단한 사람이라고 그러겠는가 싶기는 해서 별생각은 없다. 

앞으로도 광고를 계속할 생각인가?

광고는 한인 사회에 정권이 하려는 불의함을 모르는 이가 많아서 시작했다. 페이스북, 트위터 친구가 몇천 명, 몇십만 명이지만, 이들과 나는 어차피 한 우물에 있다. 정권의 불의함에 함께 분개하는 이들이다. 그런데 외국에 있는 한인 중 다수는 이러한 사실을 잘 모른다. 우리는 종편도, 조중동도 없다. 그래서 한인 신문에 광고를 하게 됐다. 기사를 읽다가 한 번이라도 보라는 의미였다. 모금을 계속 진행해서 총선 전에 광고를 더 진행할 예정이다. 

선관위에서 계속 제재하려고 할 텐데, 어떻게 대응해 갈 것인가? 

선관위 영사에게는 이렇게 답했다. ‘반헌법적이고 법치를 깨는 박근혜 정권 아래서 삼일운동과 4·19 혁명의 정신을 이어받은 민주주의를 지켜나가느라 수고가 많다.’ 영사가 어떻게 받아들일지 모르겠다. 지금 그들이 하는 일이 이런 상황이니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다. 지금은 무엇보다 헌법 정신인 국민의 권리를 지켜나가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부친께서 이런 말씀을 자주 하셨다. “불의한 정권에서 억압과 고통을 당하지 않는다면 오히려 부끄러운 일이다.” 악한 왕이 통치한 이스라엘의 역사에서 예언자는 늘 고통받았다. 잘 먹고, 잘살았던 예언자는 궁중에서 불의한 권력을 옹호한 궁중 예언자들이었다. 나는 목사고, 설교자다. 성경과 부친이 남긴 이야기를 살아내야 한다고 생각한다.


 

 

 

 
▲ 장호준 목사가 세계 교민들의 성금으로 게재한 선거 독려 광고.

유영 기자 / <뉴스 M> <미주 뉴스앤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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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판자 2016-03-18 07:30:56
호준아..요즘 성경은 읽냐? 밥값은 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