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서적 표절 논란, 결국 ‘법정’ 소송까지
신학서적 표절 논란, 결국 ‘법정’ 소송까지
  • 이병왕
  • 승인 2016.03.19 0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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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병현 교수, ‘신학서적표절반대’그룹 운영진 2명에 ‘2억’ 손배소송
   
   
 

언론에 잘 보도되지는 않았지만 지난 한 해 교계 일각, 특히 인터넷 상에서는 신학교 교수들의 저서를 둘러싼 표절 논란으로 뜨거웠다. 그 열기가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소송으로까지 이어져 그 결과가 관심을 모은다.

표절 논란의 한 당사자로 지목된 송병현 교수(백석대)가 해당 논란을 야기한 페이스북 ‘신학서적 표절반대’ 그룹의 운영자 2명에 대해서 각 1억 원씩의 손해배상 소송을 지난 2월 제기한 것이다.

문제의 신학서적 표절 논란은 지난해 2월 말 SNS 페이스북에서 신학서적 번역과 연관된 문제점을 토론하던 그룹인 ‘번역이네 집’에 한 독자가 국내 모 신학대 교수의 책이 영국 신학자의 내용과 겹친다는 글을 올리면서 시작됐다.

글이 올라오자 ‘우리도 이미 알고 있었다’는 댓글이 달리며 신학서적 표절 문제가 공론화됐고, ‘번역이네 집’은 지난해 5월 ‘신학서적 표절반대’(이하 ‘신표’)로 이름을 바꾸고 이 문제를 본격 다루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이곳에 표절이 의심되는 부분을 원서와 비교 분석해 올리며, 문제의 책 저자들이 해외 저작들을 아무런 출처 표시 없이 인용해 책을 출판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대부분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에 출간된 책이었다.

김지찬⋅이한수ㆍ김정우(총신대), 송병현(백석대), 양용의(에스라신학대), 전정진⋅유진열(성결대), 이성훈(전 성결대), 이필찬(이필찬요한계시록연구소), 윤철원(서울신대), 박철우(나사렛대), 강사문ㆍ박수암(장신대 은퇴), 이형원(침신대), 왕대일ㆍ이환진(감신대), 정중호(계명대), 천사무엘(한남대), 차정식 교수(한일장신대) 교수 등 내로라하는 신학자들의 이름이 오르내렸다.

이들 중 상당수 교수들, 특히 초반부에 거론된 교수들 대부분은 제기된 문제를 인정하고 사과했고 해당 출판사들은 문제가 된 책에 대해 절판 처리했다. 하지만 일부 교수들은 자신의 책에는 ‘문제가 없다’며 반발했다.

이런 가운데 송병현 교수가 신표 그룹 운영자인 이성하 목사(원주가현침례교회)와 맹호성 이사(알맹2)를 상대로 각 1억 원씩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지난 2월 제기했음이 알려졌다.

자신이 한 차례 장문의 해명 글을 올려 표절이 아니라고 했음에도, 두 사람이 계속 의혹을 제기해 신용에 심각한 손상을 입게 됐고, 특히 학생들을 가르치는 처지에서 돌이킬 수 없는 명예 실추를 당했다는 이유에서다.

   
▲ 논란이 되고 있는 송병현 교수의 <엑스포지멘터리> 시리즈 중 '창세기' 표지

지난해 4월부터 두 달여 간, 신표 그룹(이때 당시는 이름을 바꾸기 전이므로 ‘번역이네 집’) 특히 이성하 목사와 맹호성 이사는 송병현 교수의 저서 <엑스포지멘터리> 시리즈의 표절 문제를 제기했다.

그러자 송 교수는 해명 글을 올려 <엑스포지멘터리> 시리즈에서 문제가 될 만한 부분은 인용 원칙이 서로 다르기 때문에 생긴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국에서 공부할 때 은사들에게 배운 원칙을 바탕으로 인용 여부를 결정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누구나 알 수 있는 기정사실이라든지, 이미 학계에서 보편화된 지식 등은 따로 인용표기를 하지 않았다고 그는 해명했다.

한편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신표 그룹에는 ‘소송비 마련에 동참하겠다’는 의사의 글들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이병왕 기자 / <뉴스앤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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