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조세 회피의 종착지"
"미국이 조세 회피의 종착지"
  • 유영
  • 승인 2016.04.07 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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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언론들, 파나마 페이퍼스에 미국인 없는 이유 분석

[뉴스 M / 미주 뉴스앤조이 = 유영 기자] 최근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가 공개한 조세 회피처 폭로 자료 '파나마 페이퍼스'로 전 세계가 들썩인다. 파나마 페이퍼스에는 200개국 이상 부자들의 조세 회피 흔적이 담겼다. 스페인 왕실과 유명 축구 선수 리오넬 메시, 세계 정치 경제 인사들과 함께 한국인도 190여 명 이상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미국 출신 인사가 눈에 띄지 않아 새삼 눈길을 끈다. 세계 최고의 경제 대국이면서 세계적 부호가 많은 미국 정·재계 인사는 조세 회피를 하지 않는 의미일까. 미국 언론도 이런 사실에 의문을 제기하면서 흥미로운 분석을 내놓았다. 

NBC 방송은 미국 내에서 얼마든지 조세 회피가 가능한 탓에 굳이 해외 로펌을 고용해 해외에 자금을 빼돌릴 이유가 없다고 분석했다. 미국령 버진 아일랜드, 델라웨어·네바다 주 등은 규제가 느슨하고 세율이 낮은 것으로 유명하다고 설명했다. 

조세정의네트워크가 발표하는 금융투명성지수에서도 미국은 스위스, 홍콩에 이어 세 번째로 조세 회피가 쉬운 나라로 분류한다. 이 단체는 "미국이 전체 역외금융서비스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히 큰 데다 국제사회의 협력과 개혁 노력에도 순응하지 않기 때문에 더욱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워싱턴포스트>도 비슷한 평가를 했다. 이 신문은 "미국이 '역외' 금융의 최대 종착지가 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특히 "미국은 익명의 페이퍼 컴퍼니를 세우기 가장 쉬운 국가 중 하나라고들 한다"는 금융 투명 NGO인 '글로벌 위트니스'의 마크 헤이스가 한 지적을 강조했다. 

2012년 발표된 대표적 컨설팅 업체 매켄지 보고서도 이러한 사실을 뒷받침한다. 네바다, 델라웨어, 몬태나, 사우스다코타, 와이오밍, 뉴욕 주 등은 조세 회피처로 잘 알려진 케이맨 군도나 바하마보다도 페이퍼 컴퍼니 설립에 관대하다. 심지어 일부 주에서는 신분증이 없어도 페이퍼 컴퍼니를 설립할 수 있다. 

다른 경제 강대국보다 세금이 적어 조세 회피처로 나갈 필요를 느끼지 못한다는 분석도 있었다. 한 국제 금융 전문가는 "미국은 다른 선진국에 비해 세금이 적어 미국 부자들이 (납세로 인해) 잃을 게 적다"고 설명했다.

한편, 미국 법무부는 현재 미국인 관련 여부 등에 대한 공식 조사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피터 카 미국 법무부 대변인은 현재 이 보고서를 검토하고 있다면서 "미국의 금융 시스템과 관련된 역외 부패 혐의가 발각될 경우 심각한 사법 조치가 취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조세 회피를 목적으로 하는 거래를 비판했다. "세계적으로 불법적인 자금의 흐름이 항상 있다. 그런 행위가 쉽게 일어나도록 해서는 안 된다. 세금을 회피할 목적의 거래를 정당화해서도 안 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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