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진 목사, 또 하나의 악재 만나
김경진 목사, 또 하나의 악재 만나
  • 양재영
  • 승인 2016.05.13 12:1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공동의회 소집 해석 논란에 이어 표절 시비 일어

김경진 목사(사진출처:나성영락교회 홈페이지)

[뉴스 M / 미주 뉴스앤조이=양재영 기자] 나성영락교회 범수습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가 발의한 ‘공동의회 소집 논란’에 이어 최근 김경진 목사의 '설교 표절' 논란이 불거져 파장이 예상되고 있다.

대책위는 지난 8일(주일) 교회 내규에 근거해 ‘300명 이상의 제청에 의한 공동의회 소집’을 주장했으며, 주보를 통해 15일(주일) 오후 4시 30분 본당에서 임시공동의회를 개최함을 알렸다.  이에 대해 당회장인 김경진 목사는 공동의회 의장직을 수행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하지만, 당회나 해외한인장로회(KPCA) 측은 ‘당회의 결의 없는 공동의회는 헌법에 반한다’는 유권해석을 내놓았다. 당회와 협의 없이 공동의회를 개최하는 것은 논란의 소지가 있음을 분명히 한 것이다.  

당회의 한 관계자는 “공동의회 개최가 결국 당회원 장로들을 내보내려고 하는 것 아니겠는가? 그 의도를 잘 알고 있지만, 우리는 기도하면서 지켜볼 것이다. 하지만, 공동의회의 적법성 여부는 적법한 절차를 통해 분명히 밝히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대책위 측은 “총회법이나 교회 내규에 대한 해석은 사람에 따라 다를 수 있다. 공고한 공동의회는 15일에 강행될 것이다”고 주장했다. 

 “또 하나의 악재, ‘표절’ 논란”

또한, 11일(수) 나성영락교회의 한 제보자를 통해 김경진 목사의 부활절 설교가 표절이라는 제보가 접수되었다.

‘표절’ 논란이 된 설교는 한국의 대구성서아카데미(dabia)의 정병선 목사의 2008년 칼럼인 ‘엘리 엘리 라마 사박다니’(2008년 11월 18일 ‘정병선의 길찾기’)로, 김경진 목사가 2014년 4월 18일 같은 제목으로 설교를 했다.

김경진 목사의 ‘설교 표절’을 제보한 교회의 한 관계자는 “안수집사를 통해 이 자료가 공유되었다. 더 많은 (표절) 사례가 있는지는 알아보고 있는 중이다.”고 전했다.

본지는 나성영락교회 홈페이지에 올라온 2014년 4월 18일 특별설교인 ‘엘리 엘리 라마 사박다니’와 정병선 목사의 같은 제목의 칼럼을 비교해 봤으며, “사람은 누구나 죽는다. 모든 생명은 예외 없이 죽는다”로 시작하는 정 목사의 칼럼의 도입부분과 본문 시작 부분이 상당부분 인용됐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김경진 목사 역시 기자와의 전화통화를 통해 지적된 설교가 상당부분 표절됐음을 솔직히 인정했다.

김 목사는 “제가 (소문을 듣고 설교를) 다시 한 번 들어봤는데, 뒷부분에 가면 좀 틀리지만 많은 부분을 (표절)했음을 인정한다. 제 기억으로는 그때가 고난주간 특별새벽 기간이었고, 시간도 너무 없고 몸도 좋지 않은 상황이었다. 준비할 시간이 부족해 많은 부분들을 인용하고 사용하지 않았는가 생각한다. 설교에서 중요한 결론 부분은 전적으로 저의 의견임도 생각해 주길 바란다”며 설교의 상당부분이 표절됐음을 인정했다.

그는 또 다른 ‘설교 표절’이 있었는지 여부에 대해 “전혀 없다. 그때는 시간이 없어 인용한 것 같다. 그 외에는 없다”고 강조했다.

김경진 목사 설교 내용의 원저자인 정병선 목사는 한국의 말씀샘교회 담임으로 대구와 서울의 샘터교회를 담임하는 정용섭 목사의 대구성서아카데미의 필진으로 사역하고 있으며, 저서로는 <어느 목회자의 고백>(대장간, 2006), <병상에서 부르는 노래>(대장간, 2012)등이 있다.

"설교표절을 바라보는 교계의 온도차"

한편, 김경진 목사의 ‘설교 표절’에 대한 학계와 교회 관계자의 반응은 우호적이지 않았다.

김경진 목사의 설교를 분석한 학계의 한 관계자는 “표절이라고 보기보다 거의 그대로 읽었다고 봐야 할 것 같다. 사실은 표절 이상이지만, 달리 표현할 방법이 없다”고 진단했다.

그는 “(표절로) 확인된 것은 하나이지만, 사안이 심각하다. 당시 심신이 너무 피곤했다면, 다른 분의 말씀을 소개하겠다고 미리 언급했어야 했다. 목회자에겐 설교 준비를 못할 상황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반드시 (출처를) 밝혀야 했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김경진 목사의 '설교 표절'을 확인했다는 나성영락교회의 한 교인은 '4천명의 교인을 이끌어갈 리더의 자질'이라는 측면에서 이번 사태를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 자료를 보며 눈물을 흘릴 수밖에 없었다. 43년의 전통을 가진, 4천명 가까운 교인들을 이끌어갈 영적 지도자가 이 정도라면 누가 그를 보고 따라가겠는가?”라고 성토했다.

하지만, 한 번의 표절로 리더십의 모든 부분을 평가해서는 안된다는 온정론도 적지 않았다.

교계의 한 중진 목회자는 "설교 표절은 분명 문제가 있다. 하지만, 당사자가 깨끗이 인정했고 한 번 뿐이었다면 이를 빌미로 사태를 확산시키는 것은 교회 차원에서도 좋지 않을 것이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목회자는 이번 일을 계기로 현 목회자의 과도한 설교 횟수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으면 하는 바람을 피력했다.

그는 "미주 한인교회는 한국교회에 비해 양호하다지만, 목회자의 과도한 설교빈도는 크게 다르지 않다. 이러한 환경에선 표절 시비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 목회자는 얼마 되지 않을 것이다. 어떻게 하면 충분한 성찰과 준비의 시간이 보장될 수 있을 지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고 전했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