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 체벌은 인정하지만, 성폭행은 부인
소년 체벌은 인정하지만, 성폭행은 부인
  • 이용필
  • 승인 2016.06.07 00:1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그알' 나온 목사 교회 사임, 신변 정리…주변 목회자들 증언
그것이 알고 싶다 '소년 잔혹사-그 여름, 18년 만의 고백' 편에 나온 목사가 교회를 사임했다. 그는 지인들에게 "체벌은 인정하지만, 성폭행은 하지 않았다"고 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18년 전 미국 코네티컷에서 발생한 15살 소년 학대 및 성폭행 사건 중심에 선 목사가 교회를 사임한 것으로 확인됐다. 목사는 2009년 충북에 있는 A교회 위임목사로 부임했다.

A교회 목사는 5월 28일 SBS 그것이 알고 싶다 '소년 잔혹사-그 여름, 18년 만의 고백' 편에서 세 명의 가해자 중 한 명으로 등장했다.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팀은 소년이 학대당한 구체적인 자료까지 제시했지만, 목사는 자신과 무관하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미국에서 발생한 사건과 관련 없다던 목사는 방송 직후 자신의 신변을 빠르게 정리했다. 방송 다음 날인 5월 29일 오전 예배만 하고 교회를 떠났다. 다음 날 소속 교단에 교단 탈퇴서를 제출하고, A교회 담임목사직도 내려놓았다. 수년간 출강한 B대학교에 강사 사임서를 내고, 교회 안에서 운영해 온 비인가 신학교도 중단했다. 6월 5일 일요일, A교회 교인들은 새로운 목사와 함께 예배했다.

그것이 알고 싶다 방송 직후 <뉴스앤조이>는 목사의 입장을 듣기 위해 수차례 연락을 취했지만 닿지 않았다. 대신 목사를 만난 사람들에게서 그의 입장을 간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방송에서 밝힌 것과 달리 목사의 주장에는 변화가 있었다. 같은 지역에서 목회하는 C 목사는 6월 3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목사가 체벌 사실은 인정했다고 말했다.

"방송이 나가고 3일 만에 만났다. 목사는 과외하면서 체벌한 적은 있지만, 성폭행은 절대 하지 않았다고 하더라. 미국에서 기소돼 재판받은 사람 때문에 자신이 피해를 입고 있다며 소송도 준비 중이라고 했다.

(미국에서) 사건이 터지고 난 다음 영국에서 피해자 어머니를 만났다고 했다. 아이 어머니가 미국에서 재판을 받다 도망친 배 씨(가명)의 신병을 확보해 달라고 요청했는데, 들어주지 않았다고 했다. 그래서 목사 자신도 (가해자로) 엮인 것 같다면서 곤혹스러워했다."

같은 교단에 소속된 D 목사 이야기도 다르지 않았다. D 목사는 "가르칠 때 엄격한 편이어서 어느 정도 체벌했다고 인정하더라. 하지만 성폭행은 안 했다고 부인했다"고 말했다.

18년 전 발생한 사건은 인터넷을 뜨겁게 달궜고, 누리꾼의 분노를 샀다. 미국 백악관 신문고 사이트에는 방송에 나온 가해자를 미국으로 인도해 달라는 청원 글까지 올라 왔다.

이용필 기자 / <뉴스앤조이>
본지 제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