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파이퍼, ‘시신기증'은 되고, '화장'(火葬)은 안되?
존 파이퍼, ‘시신기증'은 되고, '화장'(火葬)은 안되?
  • 양재영
  • 승인 2016.06.09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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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과 관련한 논쟁은 진행중

베들레헴 신학교의 학장이자 블로그를 통해 신학적 입장을 활발히 발표하고 있는 복음주의 신학자 존 파이퍼 목사가 ‘기독교인은 시신기증은 가능하지만, 화장(火葬)을 해서는 안된다’는 신학적 입장을 밝혀 관심을 끌고 있다.

파이퍼 목사는 자신의 블로그(DesiringGod.org)에서 ‘화장'과 ‘시신 기증'은 분명히 구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기독교인은 자신의 몸을 불태우는 화장은 피해야만 한다. 하지만, 시신을 기증하는 것은 다른 측면에서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시신을 기증하고, 신체를 해부한다는 것은 보기와 달리 숭고한 과정으로 볼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밝히며, “치료술을 발전시키고, 의사들의 수련을 위해 자신의 몸을 기증하는 것은 숭고한 작업이다. 예수님도 고문과 채찍질 당하셨으며, 십자가에 못박혀 갈기갈기 찢기셨다. 십자가에서 돌아가신 그분의 몸은 우리의 영혼 뿐 아니라 우리의 몸까지 부활하도록 하셨다. 그분의 몸의 희생은 숭고한 일이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기독교인들이 시신을 꼭 기증해야하는 것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파이퍼 목사는 부모가 죽은 아이를 예로 들며 “어린아이에겐 찾아갈 무덤이 있다는 것은 중요하다. 자신의 부모가 대학에서 해부되기보다 부모의 장례절차를 지켜보는 것도 중요하다"라며 상황에 따라 판단을 달리할 필요가 있음을 언급했다.

“화장과 매장 논쟁은 계속되고 있다"

존 파이퍼 목사는 지난달  ‘화장'과 관련한 신학적 입장을 밝혀 논란이 되기도 했다. 그는 지난 5월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기독교인은 화장을 멀리해야 한다. 예수그리스도께서 부활하신 것처럼, 죽은 자의 몸 역시 부활을 경험한다. 화장은 사악하고 파괴적인 정죄의 불꽃을 상징하며, 인간의 육체를 불로 태우는 것은 경멸의 상징이다. 불은 지옥, 고문과 관련 있기에 우리의 삶을 불로 끝내는 것은 성경적이지 않다"고 주장했다.

그는 “매장은 죽은 자의 부활에 대한 성서적 믿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매장을 통한 저렴한 장례식 문화를 양성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파이퍼 목사의 주장과는 달리 ‘매장'과 ‘화장' 논란은 기독교에서는 '비본질적 문제'이며, '부활과 상관이 없다'는 주장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샘포드 신학교의 티모티 조지 학장은 “문제는 화장이냐 매장이냐가 아니라 장례에 임하는 우리들의 마음의 자세이다. 화장의 문제점을 지적하기 전에 현대의 장례문화가 죽음의 진실에 대해 눈가림하는 현실을 지적할 필요가 있다"라며'화장'을 '부활'과 연관짓는 것은 옳지 않다고 주장했다. 

국제신학대학원대학교의 성기문 교수는 “화장도 매장(burial)의 한 종류이다. 시신(屍身)을 불태워서 땅에 매장하는 화장과 전통적인 방법으로 관(棺)에 시신을 넣어서 매장하는 방법 모두가 결과적으로는 ‘땅에 묻는’ 동일한 결과에 이른다”라며 “가장 건전한 관점은 취사선택보다는 개인적인 상황과 선호의 문제라는 점을 명확하게 밝혀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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