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득권'이 아닌 ‘소수자'의 눈으로!
‘기득권'이 아닌 ‘소수자'의 눈으로!
  • 양재영
  • 승인 2016.06.15 03: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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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기윤실 주최, ‘이웃사귀기 5계명’ 강연과 패널토론 열려
다민족 사회에서 한인교회의 나아갈 방향을 고민하는 강연회가 LA 기윤실과 ReconsiliAsian 공동주최로 캘리포니아 인터내셔널 대학에서 열렸다 © <미주 뉴스앤조이>

[미주뉴스앤조이 = 양재영 기자] 다민족 사회에서 한인교회의 나아갈 방향을 고민하는 강연회가 13일(월) LA기윤실과 ReconsiliAsian(허현, Sue Park Hur 공동대표) 공동주최로 캘리포니아 인터내셔널 대학에서 열렸다.

‘이웃과 더불어 살아가기 5계명: 한인 이민교회, 어떻게 다민족 이웃과 더불어 살것인가?’ 주제로 열린 이번 강연에는 UCLA 인류학과 서대승 연구원이 발제하고, 이태후 목사, Sue Park Hur 목사, 데니얼 최 목사 등이 패널발표자로 참가했다.

서대승 연구원은 지난 3월  ‘정의 평화제작학교'에서 5차례에 걸쳐 다뤄진 ‘다문화에 대한 이해'를 중심으로 발제했다. 그는 “92년 LA 폭동이 일어난 이후 인종간, 민족간 화합의 목소리는 높아졌으나, 별로 나아진 것은 없다"라며 “한인교회들이 공동체 기능은 잘 수행하고 있지만, 좋은 이웃의 역할을 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이다. 지역사회에서 섬처럼 존재하는 교회들이 좋은 이웃의 열할을 하고 있는지는 의문이다”고 지적했다.

필라델비아에서 빈민사역을 하고 있는 이태후 목사는 패널발표를 통해 ‘아프리카 아메리칸'과의 ‘이웃사귀기 5계명’에 대해 설명했다.

이 목사는 “노예제도가 유럽과 미국 식민지의 원동력이 되고, 칼빈의 종교개혁을 온전히 따랐던 네덜란드가 노예 무역 초창기의 강자로 등장했다. 이들은 창세기 9장의 ‘함'에 대한 ‘노아의 저주'를 통해 아프리카에서 온 사람들은 노예가 되는 게 맞다고 정당화했다"고 지적하며, “미국이 강대국이 된 것은 기독교 국가이기 때문에 하나님의 축복을 받아서가 아니라, 노예노동력을 조직적으로, 잔혹하게 사용했기 때문이다. 우리는 '기득권의 눈'이 아닌 희생된 '소수의 눈'으로 수난의 역사를 공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 목사는 아프리칸 아메리칸을 이웃으로 사귀기 위해 그들의 문화에 대한 열린 이해를 추구할 것을 요구했다. 그는 “블루스, 재즈, 랩, 힙합 등의 아프리카계 미국인들의 문화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 또한, 다른 문화의 이질감에서 오는 불편함, 어색함을 당연한 것으로 여기고, 그 속에서 동질감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이웃과 더불어 살아가기 5계명: 한인 이민교회, 어떻게 다민족 이웃과 더불어 살것인가?’ 주제로 열린 강연회에서 이태후 목사가 패널발표를 하고 있다 © <미주 뉴스앤조이>

ReconsiliAsian의 Sue Park Hur 목사는 “LA처럼 인접한 곳에서 다양한 문화를 접할 수 있는 곳이 별로 없다. 아시안 아메리칸으로서 고정된 인식을 떨치고 자신만의 정체성을 찾는 게 중요하다”라며 “아시안 아메리칸의 다양한 문화와 이야기를 접하고 배움으로 다른 아시안 아메리칸을 포용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남미 최초 해방신학자 ‘라스까사스'를 연구하고 현재 과테말라에 위치한 신학교에서 교회사 교수로 재직 중인 대니얼 최 박사는 라티노 아메리칸 이웃들과 사귀기 위한 ‘5계명'에 대해 설명했다.

최 박사는 “장고한 이민의 역사 속에서 주류 백인 사회(WASP)로부터 사회적, 인종적 편견과 장애 속에서 오늘에 이른 히스패닉/라티노 이웃들에게 분명 배울 점이 있다. 하지만, 한인교회들의 히스패닉 사역과 선교를 볼 때, 일방통행적이고 단편적이며, 우월감에서 묻어나는 무례한 선교를 보게 될 때가 많다. 우리에게 요구되는 것은 말하기보다 듣는 것, 주기보다 받는 것, 그리고 가르치려하기 보다 배우고 경청하려는 자세가 아닌가 싶다"고 설명했다.

그는 ‘초청하기 보다 그들이 있는 곳을 방문할 것'을 권고하며 “많은 한인교회들이 이웃들을 바자회 등에 초대해 음식을 소개하고, 의료품이나 전자 제품을 전달할 때가 많다"라며 “이젠, 우리가 그들의 집회와 모임에 찾아가 함께 기뻐하고, 함께 슬퍼하고, 함께 고민하면서 신뢰의 관계를 만들어 갈 때 진정한 이웃과 동역자가 될 것이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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