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장합동, 60억 손해 ‘쿨’하게 결의
예장합동, 60억 손해 ‘쿨’하게 결의
  • 이병왕
  • 승인 2016.07.15 0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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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장합동 실행위, ‘납골당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팔아라’ 허락
예장합동 실행위, ‘납골당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팔아라’ 허락

60억 원, 내 돈이라면 그렇게 쿨하게 포기할 수 있을까? 그것도 은퇴 목회자들 은급금(연금) 종자돈인데. 그것도 100회기 자신들이 총회에서 결의한 내용을 어겨가면서까지 말이다. 예장합동 총회 실행위원회 얘기다.

예장합동 총회실행위원회는 13일 오전 총회회관 2층 여전도회관에서 이번 회기 제3차 모임을 갖고 그동안 논란이 돼 왔던 벽제중앙추모공원(이하 납골당)을 은급재단이 동업자인 최 모 권사에게 27억 원에 매각하는 것을 허락했다. (관련기사 보기)

이날 회의에 참석한 일부 총실위원들은 납골당을 최 모 권사에게 넘겨주는 역사적 사명을 띠고 이 땅에 태어난 사람들 같았다.

이들은 지난 100회 총회의 결의 사항를 어겼다는 이유로 일부 총대의 총대권을 박탈한 것과는 모순되게도 납골당 관련 자신들이 지난 100회 총회에서 결의한 내용은 무시하고 과거 회기의 결의 사항을 내세워 ‘손해가 나도 매듭지어야 한다’고 총실위원들을 압박했다.

지난 100회 총회 결의 사항은 ‘소송 종결 후, 공신력 있는 감정평가 기구에서 평가를 받아 매각한다’며, 98회 총회 결의 사항은 ‘2009년 충성교회와 체결한 납골당 매각계약 절차를 투자 손실이 예상되더라도 매듭짓도록 한다’였다.

한 총실위원이 이에, 소송이 종결되지도 않았을 뿐 아니라 재판도 총회에 유리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보고도 받았는데 어떻게 매각을 총실위에서 결의할 수 있느냐며 오는 9월 예정인 차기(101회) 총회로 넘길 것을 제안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은급재단 돈 60-70억 정도가 손해(이날 사회를 본 박무용 총회장의 발언)남에도 누구에게 책임을 물을 것인지, 손해를 보진할 방법은 없는지, 구상권 행사는 가능한지 등을 밝혀야 하지 않느냐는 일부 위원의 발언도 마찬가지였다.

‘돈 한 푼 안 받고 준 관리권을 35억 원씩이나 주고 돌려받아 놓고도 (최 모 권사 측의 방해로) 현재 남아 있는 납골기수가 몇 기인지도 알지 못한 상태에서 27억 원을 받고 끝내는 것이 최선인지 알 수 없는바, 좀 더 연구해서 처리하자’는 주장 또한 허공의 메아리였다.

이 과정에서 박무용 총회장은 자신이 은급재단 임원들과 함께 실사를 위해서 방문도 했으나 폭력배 같은 사람들이 막아서서 들어가 보지도 못했다며 자신들의 무능함과 무기력함을 자랑(?)하듯 드러냈다.

은급가입자회의 한 간부는, 최 모 권사가 알박기를 해 둔 땅(관련기사 보기)에 대한 권리행사를 하면 진입로가 3미터가 되지 않아 허가가 취소되고, 유가족들이 손해배상 청구하면 300억 원 밖에 남지 낳은 기금으로 감당할 수 있을 것 같으냐며 책임질 수 있으면 (납골당 처리 문제를) 맡으라고 목소리를 높이기까지 했다.

이에 의장인 박무용 총회장이 거수로 찬반 의견을 물으니 106명(위임 21명 포함)이 출석한 가운데 찬성 74명(위임 21명 포함), 반대 5명, 나머지는 기권하여 ‘매각 허락’ 안이 최종 결정됐다.

이날 회의를 지켜 본 한 참관인은 “자기 교회 돈, 아니 자기 개인 돈이라면 60억 원이라는 큰돈을 저렇게 쉽게 포기하는 결정을 할 수 있겠느냐”며 안타까움을 피력했다.

이어 이 인사는 “개인적으로는, 지난 총회에서 한 총대가 최 모 권사로부터 받은 뇌물이라며 단상에서 흔든 돈 2천만원을 비롯, 다른 위원들이 받은 각 2천만 원씩의 돈은 어떻게 처리됐는지도 궁금하다”고 덧붙였다.

이병왕 기자 / <뉴스앤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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