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죽을때까지 무신론자이다”
“나는 죽을때까지 무신론자이다”
  • 양재영
  • 승인 2016.07.17 0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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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처드 도킨스, 뇌졸중 이후 BBC와 인터뷰에서 심경고백

“누군가 망상에 시달리면 정신이상이라고 한다. 다수가 망상에 시달리면 종교라고 한다.”

지난 2월 가벼운 뇌졸중으로 쓰러진 무신론자 리처드 도킨스(Richard Dawkins)가 여전히 “나는 죽을때까지 무신론자이다"는 주장을 펼쳐 관심을 모으고 있다.

리처드 도킨스가 BBC의 '선데이 모닝 라이브'에 출연해 뇌졸중 이후의 믿음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사진:BBC)

도킨스는 최근 영국 BBC와 가진 인터뷰를 통해  ‘종교는 악의 축이다', ‘사후세계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독설을 쏟아냈다. 진화론자이자 생물학자이며, 유명한 무신론자인 도킨스는 “인간은 죽을 수 밖에 없는 존재이고, 누구나 조만간 죽을 것이며, 그것으로 우리의 여정은 끝난다”고 주장하며, “사후세계를 믿지 않으며, 이러한 믿음을 죽을때까지 지키겠다”고 말했다.

이러한 주장은 그의 책 <만들어진 신>(The God Delusion)에서 “신은 정의롭지 못하고, 자기 멋대로이며, 피에 굶주렸고, 인종차별주이자이며, 동성애 혐오와, 보복을 즐겨하며, 대량학살자이다"라는 언급과 연결선상에 있는 것으로, 수많은 종교인들과 학자들의 논란의 대상이 되어왔다.  

그는 인터뷰에서 “질병으로 죽음에 좀더 가까워진 지금, 신과 종교에 대한 과거의 언급을 변경할 생각이 있는가?”라는 질문을 받았으며, 이에 대해 “나의 믿음은 확고하며, 이 세상 어느것도 나의 의견을 바꿀 수는 없다. 아이들은 힌두교, 기독교, 무슬림 부모로부터 태어났다. 그러나 이들에게도 종교를 선택하거나 거부할 권리가 있다. 부모는 아이들에게 종교를 강요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악의 근원이 ‘종교’라고 지적하며, “만약 종교가 존재하지 않았다면, 세상엔 좀 더 많은 평화가 있었을 것이다. 중동의 이슬람 근본주의자들은 많은 사회, 경제, 정치 혼란의 원인이 되고 있다. 기독교, 힌두교, 불교 역시 인류에 해를 끼치고 있다"고 평했다.

도킨스는 이러한 믿음을 가지게 된 배경으로 9살 당시의 인식의 경험을 언급했다.

그는 “세상엔 다양한 종교가 존재한다는 것을 알게됐으며, 모든 종교가 정의로운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알게되었다”라며,  “그래서 나는 생물학을 전공하기로 결정했으며, 다위니즘을 만났고, 신에 대한 믿음이 사라졌다. 만일 당신이 종교와 신에 대한 믿음에 메여있다면, 당신은 결코 삶의 아름다움을 즐길 수 없을 것이다.”고 주장했다.

그는 심지어 종교를 ‘인간의 정신을 감염시키는 바이러스'에 비유했으며, 이성적 인간을 종교를 위해서라면 기꺼이 죽을 수도 있는 ‘교조적 기계’로 전락시켰다고 비판했다. 이런 이유로, 도킨스는 성경을 문학적 소양을 위해 읽지, 신앙을 고양시키기 위한 학문으로서 접근해서는 안된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그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나의 과거의 저술들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하지만, 더이상 반 종교적(anti-religion) 책들을 저술하지는 않을 것이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배척 이전에 반면교사로"

도킨스는 한국 개신교에도 널리 소개된 대표적 무신론 과학자이다. 그의 책 <만들어진 신>이 2007년 한국어판으 출시되면서 당시 샘물교회 소속 교인들의 아프가니스탄 피랍사건으로 들끓었던 반기독교 정서에 불을 지폈다.

<이기적 유전자>로 널리 알려져 있던 도킨스가 당시 금기시 여겨졌던 ‘과학적 종교 비판서’를 쓰게된 계기는 911테러가 결정적이었다는 후문이다. 많은 학자들은 도킨스가 이슬람 근본주의자들에 의한 테러와 부시 정권의 개신교 신앙을 배경을 펼친 전쟁 등을 보면서 “종교를 가면 두면 안되겠다"는 확신을 가지게 된 것으로 보고 있다.

도킨스의 저서에 대해 한국의 기독교 학계는 “도킨스는 근본주의자들이 이해하고 있는 신을 모든 종교의 본질로 이해하고 있다. 종교를 없애려하기보다는 참된 종교의 본연의 역할을 회복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비평을 내놓기도 했다.  

미주 한인교회의한 목회자는 “도킨스의 저서는 반 기독교 정서가 강한 한인사회에 기독교 비판을 위한 좋은 도구가 되고 있다. 무조건 배척할 것이 아니라, 그를 반면선생으로 삼아 이웃을 향한 사랑과 자비를 실천할 수 있는 계기로 삼았으면 하는 생각이다"고 전했다.  

리처드 도킨스는 영국의 진화생물학자이자 동물행동학자로, 2009년 정년퇴임할 때까지 옥스퍼트 대학교에서 강의를 했다. 지난 2월 몇몇 논쟁으로 인한 스트레스 때문에 가벼운 뇌졸중을 일으켜 치료를 받았으며, 영국 성공회는 그를 위해 기도하겠다는 트위터로 인해 곤혹을 치르기도 했다. 주요 저서로는 <이기적 유전자>(1976), <눈먼 시계공>(1986), <만들어진 신>(2006)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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