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노동자의 대부' 김해성 목사 성추문 의혹
'이주노동자의 대부' 김해성 목사 성추문 의혹
  • 구영식
  • 승인 2016.09.10 0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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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목사는 성관계한 여직원에게 거액 갈취당했다고 고소

'이주노동자의 대부'로 불려온 김해성 중국동포교회 담임목사(현 지구촌사랑나눔 대표)가 성추문에 휩싸였다. 

<오마이뉴스>가 취재한 내용에 따르면, 최근 중국동포교회의 집사인 A씨는 김 목사가 지난해 5~6월께 네 차례에 걸쳐 자신을 성추행했다고 한 기독교 시민단체에 제보했고, 김 목사는 지구촌사랑나눔에서 활동했던 B씨가 10년 전 성관계를 미끼로 2억8000만 원을 갈취했다고 경찰에 고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집사 성추행하고 직원과 성관계... 김 목사 "2억8천만원 갈취 당해" 주장 

중국동포교회의 집사인 A씨는 최근 진보성향의 기독교 시민단체인 교회개혁실천연대(공동대표 박득훈.방인성.백종국.윤경아)의 문을 두드렸다. 중국동포교회에서 일하고 있는 S씨의 스토킹문제를 상담하기 위해서였다. S씨가 A씨를 오랫동안 스토킹해와서 당회에 문제를 제기했지만 해결되지 않아 시민단체를 찾아온 것이다.

그런데 A씨는 상담하는 과정에서 김해성 목사와 관련된 '충격적인 내용'을 털어놓았다. 지난해 5-6월께 김 목사에게 네 차례나 성추행을 당했다고 고백한 것이다. 교회개혁실천연대의 한 관계자는 "김 목사도 A씨와 한 전화통화에서 네 차례의 성추행 가운데 두 차례는 인정했다"라고 전했다.     

교회개혁실천연대는 김 목사를 직접 만나 성추행(A씨) 사실을 확인한 뒤 중국동포교회쪽에 두 차례 공문을 보내 ▲ 성추행 등을 공개사과할 것 ▲ 모든 직책에서 물러날 것 ▲ 치유와 회복을 위해 2년 이상의 자숙기간을 가질 것 등 세 가지를 요구했다. 

또한 <오마이뉴스>의 취재 결과, 김 목사가 10년 전 지구촌사랑나눔에서 근무하던 여직원 B씨와 성관계를 맺은 뒤 오랫동안 B씨에게 협박을 당했고, 심지어 총 2억8000만 원을 갈취당했다며 최근 경찰에 고소한 사실도 확인됐다. 김 목사는 B씨에게 건넨 2억8000만 원의 출처와 관련해 "생활비, 사례비, 강사비를 모아서 줬다"고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B씨는 지난 8월 29일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모르는 일이다, 말도 안되는 소리다"라고 부인했다. 다만 B씨는 "김해성 목사에게 받은 돈이 2억 원인데, 그 가운데 1억 원은 (단체) 분리독립할 때 (지원금 명목으로) 받은 것"이라고 말했다. 

김 목사는 지난 2008년 8월께 성남 등 7개 지역센터와 다문화복지센터, 중국인센터 등 10개 기관을 포함해 총 10개 기관을 분리독립시킨 바 있다. 당시 분리독립하는 기관들의 건물보증금, 집기, 비품과 차량 등도 무상으로 양도했고, 각 센터에 연결된 후원도 양도했다. 

하지만 B씨는 '나머지 1억 원'의 출처와 성격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는 답변하지 않으면서도 "제가 그런 인생을 사는 사람이 아니다"라고 항변했다. B씨의 법률대리인도 "B씨가 성관계를 미끼로 김해성 목사에게 돈을 갈취한 적이 없다"라고 '결백'을 주장했다. 

김 목사 "참회하고 있다... 시간적 여유를 달라"

<오마이뉴스>는 김 목사의 해명과 반론을 듣기 위해 5일 10여 차례 전화와 문자메시지로 연락했지만 통화할 수 없었다. 6일에는 김 목사가 입원하고 있다는 K병원에까지 직접 찾아갔지만 이미 병원을 옮긴 뒤였다. 지구촌사랑나눔의 한 직원은 "목사님이 병원을 옮겼다"라고만 전했다. 하지만 김 목사가 옮긴 것으로 알려진 Y병원에서는 "김해성이라는 이름으로 입원한 환자는 없다"라고 밝혔다.  

20년간 김 목사와 함께 사역활동을 펼쳐온 이선희 목사(현 지구촌사랑나눔 부대표)는 5일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이것이 언론에 보도되면 엄청난 사회적 파장을 가져올텐데 무슨 얘기를 할 수 있나?"라고 아주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다만 이 목사는 A씨건(성추행 의혹)에는 "잘못 전달된 것 같다"라고 말했고, B씨건(성관계 이후 2억8000만 원 갈취 의혹)에는 "(김 목사가 B씨를) 고소한 사실은 알고 있다"라고만 답변했다.

이 목사는 '김 목사와 가장 가까운 분이니 김 목사에게 해명을 받아서 전달해 달라'는 기자의 요청에 "못한다, 안 한다"라며 "제 처지에서 이 건을 얘기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 김 목사의 법률대리인도 두 차례에 걸친 <오마이뉴스>의 사실확인 요청에 "알지 못한다, B씨에게 물어보라"라고만 답변했다. 

지구촌사랑나눔의 한 관계자는 "목사님이 심장이 많이 아픈데 아픈 사람하고 어떻게 인터뷰하나?"라며 "퇴원 시기도 모르겠다"라고 말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성추문 의혹에 대해 "처음 듣는 얘기"라며 "목사님은 그런 분이 아니다, 믿기지 않으니까 뭐라고 말할 수 없다"라고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이선희 목사에 따르면, 김 목사는 한달 전쯤 자택에서 쓰러져 K병원에 입원했다. 이 목사는 "김 목사가 자택 화장실에서 협심증으로 쓰러져 의식을 잃었다"라며 "중환자실도 안들어가고 바로 (스텐트를) 시술했다"라고 전했다. 이 목사는 "김 목사가 쓰러지면서 턱도 다쳐서 턱도 수술했다"며 "몸이 아프고, 병이 많다"라고 말했다. 

그러던 중 지난 6일 오후 9시 55분께 김 목사가 <오마이뉴스> 기자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와 "여러 번 전화하고 문자를 줬는데 (연락을 못받아) 미안하다"라며 입을 열었다. 그는  "(교회개혁실천연대가) 고백하라고 해서 다 자백했는데 그것을 (외부에) 공개하겠다고 해서 심장 통증으로 쓰러졌다"라며 "협심증으로 심혈관이 좁아져서 K병원에 가서 심혈관을 넓히는 것을 시술했다"라고 말했다.

김 목사는 "심혈관이 좁아져 피가 안 들어가니까 서 있다가 졸도했는데 허리와 목도 큰 충격을 받았다"라며 "심혈관 시술하고 척추병원에 가서 두 번 수술했다"라고 전했다. 그는 "30년 전부터 간이 안 좋아서 30년 넘게 약을 먹고 있고, 15년 전부터는 당뇨와 고혈압이 왔다"라며 "콩팥도 전립선도 문제다"라고 덧붙였다. 

이어 김 목사는 성추행, 성관계 미끼 거액 갈취 등과 관련해 "제가 목사인데 이런 일 당하고 나니 하나님 앞에 범죄를 저지른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어려움이 있다, 심각하게 참회하고 고민하고 있다"라고 토로했다. 그는 "치료하는 시기에 얘기하는 것은 부적절하고, 지금은 기도하는 과정이니 시간적 여유를 달라"라고 부탁했다.

그런 가운데 교회개혁실천연대의 한 관계자는 "김 목사가 이번주 안에 교회 예배를 통해 (성추문과 관련해) '자기고백'할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전했다. 이에 따라 김 목사는 오는 11일 중국동포교회 주일예배 때 고백과 공개사과 등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94년부터 이주노동자 상담·지원 활동... 국민훈장 석류장도 받아
 

지난 2009년 재중동포 고(故) 이월자씨의 삼남매가 중국으로 돌아가기에 앞서 김해성 목사를 찾은 모습.

'이주노동자의 대부'로 불리는 김해성 목사는 1961년 전북 익산에서 태어났다. 3대가 장로인 기독교 집안에서 자라나 지난 1979년 한신대학교 신학과에 입학했다. 이듬해 5·18 광주민주화운동이 일어났고, 절친했던 유동운 열사가 전남도청에서 계엄군에 의해 사살된 일이 그의 인생을 바꿔놓았다. 

1986년 목사 안수를 받고 경기도 성남시에 개척교회인 '산자교회'를 세우고 노동.인권운동을 펼쳐왔다. 1994년 성남 주민교회 내에 외국인노동자의 집과 중국동포의 집을 각각 설립해 본격적인 이주노동자 상담.지원 활동을 벌였다. 

2000년 4월 중국동포들이 밀집한 서울 구로구 가리봉동으로 거처를 옮겨 '(사)지구촌사랑나눔'을 설립했다. 2008년 8월 10개 지역센터와 52개 사업을 분리시킨 김 목사는 서울 외국인노동자의집·중국동포의집, 외국인노동자전용의원, 광주외국인노동자의집·중국동포의집과 한국외국인근로자지원센터 위탁사업에 전력해왔다. 

2011년 국내 최초의 초등교육과정 대안학교인 '지구촌학교'를 설립해 현재 교장을 맡고 있다. 2003년 12월 국가인권위원회 '제1회 인권공적상'을, 2007년 10월에는 국민훈장 석류장을 받았다. 2008년에는 스리랑카 정부가 수여하는 대통령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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