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신교 특급 비밀, "칼뱅은 세습을 혐오했다"
개신교 특급 비밀, "칼뱅은 세습을 혐오했다"
  • 신성남
  • 승인 2016.09.19 10:19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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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임목사 세습은 종교적 '주체사상'
신성남 집사 (미주뉴스앤조이 자료 사진)

한국의 개신교 그 중에서도 특히 개혁주의를 표방하는 여러 교단들을 볼 때마다 나는 도저히 이해가 안 가는 의문이 몇 가지 있는데, 그 대표적인 것이 교회 세습이다.

신학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성도라면 대부분 장로교 창시자인 칼뱅의 <기독교강요>나 기타 그의 성경 주석들을 더러 읽어보았으리라 생각된다. 특히 <기독교강요>는 사실상 개신교 신학의 초석을 세운 뛰어난 걸작으로 인정받고 있다. 그런데 아무리 눈을 씻고 찾아보아도 교회가 세습을 해도 무방하다고 가르친 내용은 단 한 줄도 없다.

한국교회 세습에는 신학이 없다

반대로 칼뱅은 세습을 극도로 혐오했다. 그는 교회에서 세습 제도가 사라져야 한다고 했다. 칼뱅은 교회의 성직에 대해 "사람이 잠자는 동안에 받을 수 있는 세습적인 작위가 아니다"고 분명하게 말했고 성직자들의 저질적인 세습 행태를 신랄하게 공격하고 비판했다. 물론 한국의 세습 목사들은 이런 특급 비밀을 자기 교인들에게 절대로 말하지 않는다.

더구나 예수님의 직계 제자인 사도들 중 아무도 사도의 직분을 자식에게 물려준 제자가 없다. 단지 엉뚱한 중세의 교황들이 스스로 사도직을 계승했다고 주장하며 남몰래 숨겨두었던 자식에게 교황직을 세습한 적이 있었을 뿐이다. 최근 일부 지각있는 교단들이 교회 세습을 방지하는 강력한 규정을 만들고 이에 단호하게 대처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반면에 상당수 몰지각한 교회들은 여전히 담임목사직을 자식에게 세습하거나 또는 그것을 못 본 척 방관하고 있다. 세습을 반대하는 교단보다 그것을 옹호하거나 방조하는 교단이 훨씬 더 많다. 그렇지만 족제비도 낯짝이 있다고 차마 개신교 신학의 원조인 칼뱅의 발언까지 왜곡하여 세습을 합리화하지는 못 하고 그저 눈가리고 아웅하고 있다.

그래서 "한국교회의 세습에는 신학이 전혀 없다"고 단언할 수 있다. 오직 탐욕만이 있을 뿐이다. 성경적으로 세습을 정당화할 근거가 전무하다. 기껏해야 "구약의 레위 제사장이 세습직이었으니 신약의 목사도 세습할 수 있다"는 턱도 없는 궤변과 기만을 늘어놓고 있을 뿐이다. 그러나 혹시라도 "목사가 현대판 제사장이다"고 주장하는 목회자를 주변에서 본다면 가급적 상종도 하지 말기 바란다. 그는 십중팔구 사이비다. 신약 교회에서는 모든 성도가 다 평등한 제사장이다.

내가 고등학생이었던 시절만 해도 교회 세습이란 말은 아예 용어조차 없었다. 결국 개신교가 한때 급격히 성장하면서 신도들이 늘어나고 기득권이 커지니 욕심이 생기기 시작했다는 말이 된다. 그리고 중세 교회 역시 그 타락이 절정에 달했을 때에 비로소 성직 세습이 극심했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세습 정당화는 '주체사상'식 꼼수

그럼에도 어떤 목사들은 '합법적으로' 이루어진 교회 세습은 아주 정당하다고 주장한다. 참으로 자기 얼굴에 분칠을 하고 양심에 회칠을 하는 헛소리다. 그러면 북한의 3대 세습도 지극히 합법적으로 된 것이니 축복이라도 해주어야 한다는 말인가.  

과거 북한이 전통적인 공산주의 이론을 상당 부분 포기하고 북한식 '주체사상'을 들고 나온 가장 결정적인 이유가 바로 일인지배 수령 체제와 족벌 세습이었다. 소련식 수정주의에 대한 비판은 그저 명분일 뿐이다. 그 진짜 속셈은 자신들이 하고 싶은 일은 설사 원칙에 벗어나도 그냥 자기식대로 하겠다는 거다.

이런 면에서 보자면 작금의 한국형 교회 세습은 '개신교식 주체사상'이라고 말해도 전혀 과언이 아니다. 담임목사가 십자가 정신을 포기하고, 교인을 맹신화하고, 그리고 봉건적 수령이 될 경우만 비로소 가능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하자면 교회의 족벌 세습은 독재국가의 수령처럼 교회를 목사 맘대로 사유화하겠다는 신호탄이다.

그러므로 특히 칼뱅 신학을 지지하는 '합동', '고신', 그리고 '합신' 교단의 지도자들에게 먼저 묻고 싶다. 그대들 양심엔 교회 세습이 정말 타당하다고 생각하는가. 아니면 세습만 좀 봐주면 나머지 다른 것은 성경적으로 아주 잘하겠다는 건가. 바른 신학과 바른 교회를 하겠다고 교단을 만들었으면 최소한의 보편적 상식이라도 지켜야 하지 않냐는 물음이다.

비록 제네바의 목회자 칼뱅처럼 평생 가난하고 검소하게 살지는 못 하더라도 적어도 교회 세습이란 반기독교적 범죄는 거부해야 옳지 않냐는 말이다. 대체 전세계의 어느 나라 교회가 한국처럼 이렇게 무더기로 세습하고 있는지 부끄럽지 않은가.

개신교 금수저 모두 퇴출시켜야

심지어 어느 목사는 "전체 교회에서 세습 교회가 얼마나 된다고 이 난리냐"고 따지며 적반하장으로 큰소리친다. 갈수록 태산이다. 이는 마치 전체 국민에 비해 강도범의 수가 그리 많지 않으니 그냥 두자는 말과 같다.

기독교인으로서 교회 세습이 큰 죄악임을 알면 즉시 고쳐야 마땅한 도리이지 고작 이게 할 소리인가. 아니면 한국의 대다수 교회가 모두 세습을 완료할 때까지 충분히 기다리다가 그때 가서 비판하자는 말인가. 당연히 아니다. 세습 목사들은 당장 교계에서 모두 퇴출시켜야 옳다.

지금 한국 개신교가 쇠퇴하고 있는 진정한 이유는 예배나 기도회나 신도나 건물이나 헌금이 부족해서가 아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정신을 상실해서다. 상당수 개혁 교회들은 상식만 잃은 게 아니다. 이들은 무속적 무당이 되었고, 종교적 마피아가 되었고, 그리고 세속적 금수저가 되었다.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유명한 대형 교회들 중에 마치 개인 사업처럼 자식에게 담임직을 세습한 교회가 결코 하나 둘이 아니다.

'교회세습반대연대' 방인성 목사가 "대형 교회가 불을 지핀 세습이 한국교회 전체로 번지고 있다"며 "아버지 목사의 권력과 부를 아들에게 대물림하는 교회 세습은 교회법뿐 아니라 사회윤리 측면에서 볼 때도 범죄 행위나 마찬가지다"라고 강하게 비판한 것은 매우 당연한 일이다.

한국 개신교는 비밀이 많다. 믿음의 비밀이 아니다. 툭하면 연봉을 숨기고, 강사비를 숨기고, 심방비를 숨기고, 장부를 숨기고, 표절을 숨기고, 건축도면을 숨기고, 그리고 진실을 숨긴다. 재정 장로가 자살해도 숨기고, 성추행이 발각되도 숨기고, 헌금 횡령이 드러나도 끝까지 숨긴다. 그러니 세습을 정면으로 반대한 칼뱅의 가르침도 그냥 숨기면 된다고 생각한다. 하기야 예수도 배신한 자들이 칼뱅인들 배신 못 할까.

사실상 아버지 목사의 알량한 후광을 빼고 나면 별로 자랑할 게 없는 위인들이 금수저 세습 목사들이다. 그런데 아버지의 가업을 날로 삼킨 이 애송이 무당들은 시작부터 사기인 종교 영업권을 신나게 흔들며 주마다 높은 강단에서 예수의 이름을 팔아 복과 성공을 노래한다. 그리고는 열심히 돈을 걷는다. 아마 이런 게 진짜 신성모독이 아닐까. 게다가 거기에 아멘을 복창하며 환호하는 맹신 집단은 차마 제 정신이라고 보기 힘들다.

그래서 요즘 "혼자 미치면 정신병이고, 단체로 미치면 종교다"는 말이 계속 나오는 거다.

"사제직은 마치 개들에게 던져서 사냥하게 하는 사냥감과 다름없다고 할 수 있다. 그들이 '목자'라고 부르는 사람들은 적에게서 빼앗은 전리품에 덤벼들 듯이 교회의 재산에 덤벼들었으며, 또는 소송을 해서 교회를 얻었고, 또한 돈으로 샀다. 어떤 자들은 추악한 아첨으로 얻기도 하고, 또 어떤 자들은 말도 할 줄 모르는 어린아이 때에 이미 아저씨나 친척에게서 유산으로 받기도 했다. 사생아가 아버지에게서 유산으로 받은 교회도 있다. 이런 자들을 그들은 '목자'라고 부르니 차마 이것을 들을 수 있는가!" - 장 칼뱅(Jean Calvin), 기독교강요(Institutio Christianae Religionis).

신성남 / 집사, <어쩔까나 한국교회>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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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쩔께나 신성남님 2016-10-16 05:02:19
기독교 강요를 몇 번 읽었기에 "아무리 눈을 씻고 찾아보아도 교회가 세습을 해도 무방하다고 가르친 내용은 단 한 줄도 없다." 이런 표현을 하는가? .

오랜 만에 들어와 봤는데 또 자기가 잘 알지 못하는 것을 아는 것 처럼 포장해서 쓰셨네.
어쩔께나 신성남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