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산권 싸움은 없을 것이다!"
"재산권 싸움은 없을 것이다!"
  • 양재영
  • 승인 2016.09.25 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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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나성영락교회 사태에 대한 경과와 견해들

[미주 뉴스앤조이=양재영 기자] 나성영락교회 안팎으로 진행되고 있는 사안들을 지켜보면 마치 본격적인 전쟁을 준비하는 듯한 긴박감마저 느껴진다.  

김경진 목사는 급하게 일부 교인들과 함께 '기쁜우리교회'라는 교회명으로 창립을 시작했으며, 오는 25일 첫 예배를 드릴 예정이다. 지난주 창립기도회가 열린 셰퍼드대학교 강당엔 상당수의 교인들이 칩거를 거두고 모습을 드러낸 김 목사와 함께하겠다는 의지를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그동안 김 목사에 대한 지지를 보여왔던 회복운동 내부에서도 이번 창립에 대해 반대하는 목소리도 들려온다.  

회복운동의 한 관계자는 "갑작스런 창립에 대해 내부적으로도 반대의 목소리가 없는 것은 아니다. 교단탈퇴 등에 대한 공동의회 소집도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너무 급한 게 아닌가 하는 의견도 있다"라며 창립에 대한 반대 의견이 있음을 인정했다. 

김경진 목사 역시 창립취지를 설명하는 자리에서 이번 창립이 2주만에 결정될 만큼 급하게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당회는 김경진 목사 창립에 대해 말을 아꼈다. 다만 과거 김 목사의 개척을 지원하겠다는 소견은 접은 듯 "소송이 진행되고 있는 지금 상황에선 어떠한 지원도 있을 수 없다."고 못박고 나왔다.      

"왜 창립을 서둘렀을까?" 

나성영락교회 안수집사들은 회복운동을 주도한 은퇴장로들과 집사 등 5인에 대한 징계를 요청하는 고발을 당회에 올렸다. 물론, 민감한 시기에 교인 치리에 부담을 느낀 당회는 소속 노회에 위탁을 의뢰했다.  

총회 내부적으로는 "지금까지 회복운동이라는 이름으로 교회 내에서 벌여온 일들을 봤을 때 징계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어느 정도의 수위에서 이뤄질 것인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다"고 분석했다. 

김경진 목사 후임 청빙에 대한 소문도 적지 않다.  

지난달 22일부터 박형은 목사(동양선교교회), 백정우 목사(남가주동신교회), 최운형 목사(세계선교교회), 이정현 목사(만남의교회)가 설교자로 진행된 특별새벽기도회는 후임 선정을 위한 '맞선' 자리였다는 분석부터, 미국 장로교단의 K 목사 청빙이 이미 내정됐다는 소문까지 이미 나성영락교회 후임에 대한 소문은 고삐풀린 듯 쏟아져 나오고 있다. 

당회나 총회 모두 이러한 소문에 대해 "청빙위원회도 구성되지 않았다. 현재 나오는 소문은 말 그대로 소문일 뿐이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여운이 없는 것은 아니다. '후임자는 예장 통합 또는 미국 장로교에서 나올 것이다', '나성영락교회 위상에 어울리는 목회자를 찾겠다', '공개 청빙이 아닌 추천에 의한 방식이 될 것이다' 등의 언급에서 그들의 의중을 어느 정도 읽을 수 있다.  

"재산권 싸움은 없을 것이다"  

우려했던 사회법정 소송은 본격적으로 시작된 느낌이다.  

회복운동 측은 '교단탈퇴를 위한 공동의회 개최' 등의 3가지 주요 안건을 요구하며 이미 소송을 시작했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당회는 제직회를 통해 변호사 선임 비용을 교회에서 지원받기로 결정했다.  

회복운동이나 당회 측 모두 소송에 대해 크게 우려할 필요는 없다고 말한다. 하지만, 교계의 반응은 달랐다. 이렇게 몇몇 사안으로 시작한 교회 소송이 향후 걷잡을 수 없이 크게 비화될 것이라는 점에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  

법정 싸움을 경험해 본 목회자들은 "교회 소송은 결국 변호사만 배불리게 된다"는 한결같은 우려를 쏟아 내고 있다.  

남가주에서 교회 소송을 수 차례 경험한 한 목회자는 "교인들의 바람과는 달리 소송은 결국 변호사의 의중대로 진행될 것이다. 나성영락교회처럼 덩치가 큰 교회는 더더욱 그렇다. 몇 년  후 소송이 끝나고 나면 남는 건 후회 뿐이다"며 소송의 무의미성을 강조했다.  

일부에선 "교회에선 이미 소송이 유행이 되어버렸다. 자신의 명예를 지키기 위해 교회 돈으로 소송을 남발해 온 목사들의 공이 크다"는 비아냥의 목소리도 들린다.  

회복운동 측의 한 관계자는 이러한 교계의 우려를 인식하고 있는 듯 "많은 분들이 우려하는 재산권 싸움은 없을 것이다. 교단탈퇴를 위한 공동의회개최 여부가 마지막이 될 것이다. 공동의회 개최 여부가 결정되면 소송은 마무리될 것이다. 교회를 파탄으로 몰고가진 않겠다"고 설명했다.   

나성영락교회 사태는 미주 한인교계의 최대의 화두이며, 향후 결과는 미주 한인교계 분쟁의 중요한 바로미터가 될 것이다. 당회와 총회, 회복운동 측은 이러한 점을 고려해 좀더 신중한 결정과 행보를 보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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