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밌는(?) '신천지 놀이'와 이중 잣대
재밌는(?) '신천지 놀이'와 이중 잣대
  • 강만원
  • 승인 2016.11.08 03:2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강만원 대표 (미주뉴스앤조이 자료 사진)

한국교회 목회자들의 비리를 고발하는 ‘인기기사들’을 보면 대부분 돈과 섹스에 얽힌 추잡한 내용들이다. 물론 그런 문제 역시 간과할 수 없지만, 기독교 언론 매체의 ‘인기기사들’(?)을 볼 때마다 자극적인 ‘현상’에 너무 얽매인 채 개혁의 ‘본질’에서 벗어났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그런 종류의 가십성 기사들에 연연하면 조회는 올라가고 인기지수는 치솟을 수 있겠지만,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듯이' 정작 교회개혁의 본질적인 사안에 대한 관심은 점점 멀어질 수밖에 없다.

목회자들의 돈과 성에 얽힌 타락을 제대로 비판하기 위해서는 그 자체의 '흥미로운 내용' 이전에 그런 악행을 가능하게 만든 근원을 먼저 살펴야 한다. 다시 말해 한국교회 목사들에게 주어진 무소불위의 권력으로 말미암아 윤리적인 제반 문제들, 이를테면 재정 비리와 성적 타락, 그리고 세습 따위 비리가 발생하지 않을 수 없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권력이 집중되면 반드시 타락한다는 것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불변의 진리가 아니던가.

목회자들의 불의를 부추기는 교만과 독선을 고발하기 위해서 이 글을 쓴다. 그리고 내가 오랫동안 몸담았기 때문에 자세한 내막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분당 H 교회 L 목사의 독선과 전횡, 그리고 내부의 비판자들을 척결하기 위해서 그가 꾸민 비루한 음모를 가차 없이 밝힌다.

<뉴스앤조이>에 보도됐던 ‘L 목사 인터콥 연루’ 기사로 H교회 내부에서 심각한 문제를 일으킨 L 목사는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자기를 비판했던 길** 장로를 신천지로 매도하며 ‘자진 사퇴’를 압박하는 치졸한 꼼수를 마다하지 않았다. 그의 독선적인 목회에 관해서 한정된 지면에 일일이 말할 수 없기 때문에 다른 문제들은 일단 뒤로 하고 오늘은 신천지 음모에 관한 내용으로 제한한다. 우선 L 목사의 설교를 일부 발췌한다.

“신천지는 한국 개신교 130년 역사에서 가장 악랄한 이단이다. 이유는, 교회 밖에서 활동하는 다른 이단들과 달리 신천지는 교회 안에 추수꾼들이 잠입해서 교회를 흔들고 순진한 교인들을 선동하며 마침내 교회를 송두리째 빼앗기 위해 암약하는 무서운 이단이기 때문이다”

토씨 하나 틀리지 않게 옮길 수는 없겠지만, 분당 H교회 L목사가 얼마 전 주일 예배 설교에서 유난히 강조했던 내용을 간단히 복기해보았다. 그렇다. 허접하기 이를 데 없는 이만희라는 지저분한 괴물을 ‘이긴 자’로, 보혜사 성령의 현신으로, 심지어 재림 예수나 그 이상으로 숭배하는 신천지는 실로 가증한 이단으로,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엄히 심판 받아 마땅하다. 예수께서 말씀하듯이 우상숭배로 하나님의 이름을 더럽히는 사악한 집단은 가차 없이 “교회에서 내쫓아야”한다.

성경에서 말하는 “교회에서 내쫓는다.”는 의미를 바울의 입을 빌려 다시 말하면 “사탄에게 내준다.”는 것으로, 이는 실로 무서운 저주를 말한다. 우리 또한 다른 사람을 감히 정죄할 수 없는 죄인이지만, 신천지처럼 교주를 신격화하는 ‘참람한’ 이단에 대해서만큼은 간단히 용서할 수 없다. 그것이 성경에 기록된 예수 그리스도의 준엄한 명령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가장 악랄한 이단이라는 신천지 이단 못지않게, 어찌 보면 그 이상으로 ‘악랄한’ 무리가 신천지를 비난하는 한국교회 내부에도 엄연히 존재한다. 신천지가 아닌데도, 심지어 신천지가 아니라는 분명한 증인과 증언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목사의 불의를 비판하는 교인들을 단지 목사에게 ‘무조건 복종’하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 교회에서 내쫓기 위해서 ‘이단 신천지’로 매도하며 제멋대로 저주하고 심판하는 자들은 신천지보다 ‘악랄한’ 무리가 아닐 수 없다.

(분당) H교회 길** 장로가 만약에 신천지라면 응당 치리 받아 마땅하며, 교회에서 내쫓는 것이 당연하다. 반면에 그가 10여 년 전에 ‘잠깐’ 신천지였었다는 과거의 허물을 마치 지금도 그런 것처럼 현재진행형으로 진실을 왜곡하며 L 목사가 그를 치리하는 명분으로 이용했다면, 그것은 인터콥에 연루된 자신의 그릇된 행동을 비판했던 길 장로에 대한 추악한 보복인 동시에 더없이 치졸한 음모가 아닐 수 없다.

길 장로의 신천지 연루에 가장 유력한 증인은, 길 장로가 누구인지조차 모르는 이단대책연구소의 진** 목사가 아니다. 그의 말은 단지 두루뭉술하게 ‘신천지 식별방법’을 설명하는 정도의 ‘참고인 진술’에 지나지 않는다. 반면에 신천지에서 총회교육장이라는 ‘최고계층’으로 활동했다가 이만희에 맞서 반란(?)을 일으키고 탈퇴해서 지금은 누구보다 열심히 반신천지 활동을 펼치고 있는 신천지 대책위원회 대표 신** 목사의 말은 단지 참고인 진술이 아니라 생생한 증언이 아닐 수 없다.

신 목사는 분명히 말했다.

“길 장로와 그의 아내는 결코 신천지 교인이 아니다. 그들 부부는 한때 신천지에 가입했던 적이 있었지만 나와 함께 신천지를 탈퇴했을 뿐만 아니라 신천지 교인들을 수십 명 탈출시키면서 오히려 반신천지 활동에 앞장서고 있다. 그들 부부는 나와 함께 탈퇴했기 때문에 나는 그들이 신천지가 아니라고 분명히 증언할 수 있다.”

이것이 엄연한 사실인데 L 목사는 의도적으로 신 목사의 분명한 증언을 외면하고, “담임목사를 비판하는 자는 신천지로 볼 수 있다”는 진 목사의 애매한 진술을 마치 유일한 증언처럼 내세우고 있다. 왜 그럴까? L 목사는 눈엣가시 같은 교인들을 신천지로 매도하면서 이미 재미를 톡톡히 보았었고, 앞으로도 재미를 보아야 되기 때문이다.

세상에 의인은 없다. 그리고 하나님은 죄를 미워하시기 때문에 죄인은 결코 그 상태에서 구원을 받을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구원을 받을 수 있는 유일한 근거는 죄에서 돌이켜 회개하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회개한 죄인은 구원받을 수 없는 ‘영원한 죄인’이 아니라 의롭다고 칭함을 받은 자로서, 믿음으로 말미암아 구원을 받을 수 있는 신자이다.

신천지는 가증한 이단으로 그 상태에서는 결코 구원에 이를 수 없는 죄인이다. 그러나 신천지에서 완전히 탈퇴해서 교회로 돌아왔다면 과거에 죄인이었을망정 더 이상 버림받은 죄인이 아니다. 반면에 자신의 잘못을 덮고 허물을 가리기 위해서 음모를 꾸며 ‘회개한 죄인’을 저주받은 죄인으로 매도하며 정죄하는 자는... “한 형제를 실족하게 하는 자로서” 참람한 죄를 저지르고 있는 것이다.

‘이중 잣대’로 교인들을 자의적으로 판단하는 부당한 행동은 저울을 속이는 악행과 티끌만큼도 다르지 않다.

이중 잣대

“2008년에 (분당) H교회에 등록한 여신도 한 명의 이름과 주소가 신천지 명단과 일치하지만 지금은 열심히 신앙생활을 하고 있기 때문에 문제 삼지 않고 있다.”

L 목사의 말이다. 기독교 신앙의 기본은 화해와 용서에 있다. 화해와 용서 없이 기독교의 절대 계명인 사랑을 알 수도 실천할 수도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L 목사의 이 말은 ‘참 목자다운’ 발언이 아닐 수 없다. 신천지에 가입했었다 한들 신천지를 떠난 지 이미 10년 가까이 시간이 지났고, 10년의 긴 세월 동안 신천지 활동을 전혀 하지 않은 채 오히려 교회에서 열심히 봉사하며 성실하게 신앙생활을 하고 있다면 당연히 과거의 ‘전과’를 문제 삼지 말아야 한다.

성경의 위인들을 통틀어 ‘과거’ 죄와 허물이 없는 자가 어디 있던가. 오히려 하나님은 죄와 허물이 많은 자, 그래서 감히 자기 의를 드러내지 못하고 하나님께 온전히 의지할 수밖에 없는, 지극히 겸손하며 비천한 자를 선택하셔서 그들에게 귀한 사역을 맡기신다. 이것이 바로 온전히 하나님의 영광이 드러나게 하시려는 ‘하나님의 뜻’이다. 그래서 바울은 “내가 약할 때에 가장 강하게 역사하시는 주님”을 소리 높여 찬양했으며, 그래서 성경은 믿는 자는 아무것도 가진 게 없는 자 같으나 (사실은 주님이 함께하시기 때문에) 모든 것을 가진 자라고 말하는 것이다.

문제는, L 목사의 이 말에도 다른 말, 말들과 마찬가지로 거짓과 꼼수가 여지없이 숨어있다는 것이다. ‘2008년도 신천지 명단에 여 권사의 이름이 있지만, 지금은 열심히 신앙생활을 하고 있기 때문에 전혀 문제 될 게 없다’는 것이 L 목사의 생각이며 잣대라면 그 잣대는 다른 교인들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돼야 한다. 성경에 이르기를 “저울을 속이는 자는 반드시 죽이라”고 하지 않았던가. 저울은 물론 무게를 측량하는 도구이지만 상징적인 의미에서 죄와 허물을 판단하는 잣대를 말한다. ‘이중 잣대’로 교인들을 자의적으로 판단하는 부당한 행동은 저울을 속이는 악행과 티끌만큼도 다르지 않다.

(분당) H교회 길 장로는 2008년도 신천지 명단에 이름이 있다는 이유로 교회에서 졸지에 쫓겨났다. 그렇다면 길 장로는 앞에 말했던 권사와 달리 신앙생활을 열심히 하지 않았기 때문인가? 솔직히 말하자. “자기에게 맡겨진 사역에 관한 한 길 장로만큼 열심히 봉사했던 장로를 본 적이 없다”는 것이 그와 함께 사역했던 교인들의 일관된 증언이다. 길 장로가 너무 열심히 했기 때문에 심지어 규정까지 바꿔가면서 그를 장로로 추천했고, 마침내 장로로 세웠다고 주장했던 자가 바로 L 목사였다.

그리고 장로가 된 다음에도 길**은 누구보다 열심히 봉사했다. 그런데 L 목사가 느닷없이 2008년도 신천지 명단을 들이대며 길 장로는 축출하고 어떤 권사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하지 않는 이유는, L 목사가 말한 것처럼 열심히 봉사하는 것이 ‘착한 교인의 잣대’가 아니라 L 목사에게 몸과 마음을 바쳐 맹종하는 것이 착한 교인의 기준이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L 목사의 ‘인터콥 연루’를 장로들 가운데 가장 앞장서서 비판했다는 죄와 허물(?)로 인해 길 장로는 악한 교인으로 매도당해 교회에서 쫓겨난 것이다.

L 목사... 목사는 이른바 ‘주의 종’ 아닌가. 그리고 종이라면 목사가 있을 자리는 지극히 낮은 자리가 아닌가. 예수께서 제자들을 야단치시며 우리에게 남기신 말씀을 L 목사에게 전한다.

“세상의 권력자들은 권력으로 세상 사람들을 지배하지만, 너희들은 그렇지 않다. 너희들 가운데 크고자 하는 자는 작은 자가 돼야 한다. 섬김을 받으려면 섬기는 자가 돼야 한다. 나는 너희를 섬기기 위해서 생명까지 바치며 대속제물이 되기 위해서 세상에 온 것이다.”

마지막으로 한 마디 덧붙인다. 자신의 유익을 위해서 거짓말을 일삼는 자는 결코 주의 종일 수 없다. 왜냐하면, 거짓의 아비가 바로 사탄이기 때문이며 거짓의 영에 사로잡힌 자는 영락없이 사탄의 자녀이기 때문이다.

강만원 / '아르케처치' 대표, <그것은 교회가 아니다> 저자, <루나의 예언> 역자, 종교 칼럼니스트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