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의 아픔이 있는 곳에서 정의와 평화를 외치다
이웃의 아픔이 있는 곳에서 정의와 평화를 외치다
  • 경소영
  • 승인 2016.11.10 08: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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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립 2주년 앞둔 '들꽃교회' 예배 참관기
주일 아침 들꽃교회 교인들이 윌리엄 조 평화센터에 모여 예배드리는 모습. ⓒ <미주뉴스앤조이> 경소영

[미주뉴스앤조이(뉴욕) = 경소영 기자] 버지니아 주 페어팩스에 있는 윌리엄 조 평화센터, 이곳은 정의로운 동포사회의 발전과 조국인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위한 공동체 ‘미주동포전국협회(NAKA)’가 활동하는 공간이다. 그리고 일요일 아침마다 이 평화센터는 교회가 된다. 간판도 십자가도 없다. 대신 한켠에 가지런히 놓인 주보가 교회 이름을 알려준다. ‘들꽃교회’. 주보 앞면에 이름모를 들꽃 사진도 보인다.  

들꽃교회 주보. ⓒ <미주뉴스앤조이> 경소영

예배 30분 전, 향긋한 커피 향이 예배당에 가득하다. 홍덕진 담임목사가 홀로 분주하게 움직인다. 교인이 마실 커피를 내리는 동안 홍 목사는 의자를 배치하고 있다. 빔 프로젝트를 설치하여 자막을 띄우는 것도 그의 몫이다. 교인들이 하나둘 문을 열고 들어온다. 반가운 악수로 교인을 맞이한 뒤 다시 팔을 걷어 붙인다.

그가 스피커와 마이크 점검하는 동안, 낯익은 얼굴이 단상 앞에 선다. 지난여름 백악관 앞에서 ‘한국 사드 배치 반대’를 함께 외쳤고, 15일 열린 성소수자 세미나에서 운전 봉사를 담당하기도 했던 이재수 씨다. 그는 오늘 들꽃교회 ‘장로’로서 예배 인도를 맡았다.

“오늘은 세월호 참사 916일째 되는 날입니다.”

예배의 시작을 알리는 이 장로의 첫 마디, 교회의 정체성을 조금 짐작해볼 수 있었다. ‘세월호 참사의 진실이 밝혀질 때까지 기억하고 행동하자’는 그의 말에 교인들은 모두 고개를 끄덕였다. 이어 지난 9월 태풍 피해를 입은 북한 주민들을 위한 기금 모금 현황을 알렸다. 들꽃교회도 모금에 동참했다고 한다.

평화센터 벽에는 한국 사회이슈 관련 브로셔들이 빼곡히 붙어있다. ⓒ <미주뉴스앤조이> 경소영
이재수 장로가 이날 예배 인도를 맡았다. ⓒ <미주뉴스앤조이> 경소영

백남기 농민 사망에 대한 경찰의 진심 어린 사과 촉구, 위안부 평화의 소녀상 건립을 위한 ‘어울림의 밤’ 홍보 등 한국 사회 이슈와 관련 행사를 교인과 나누었다. 이는 주보에 ‘Pray for Justice and Peace(정의와 평화를 위한 기도)’라는 제목으로 일목요연하게 정리되어 있다.

“우리는 교회입니다. 하나님을 사랑하고, 이웃 공동체와 함께하며 세상의 변혁에 동참합니다.”

모든 교인이 한목소리로 들꽃교회의 가치를 외친 후 묵도 시간을 가진다. 예배 순서가 보통 교회들과 다르다. 지역 소식을 전하고 교인들의 기도 제목을 나누는 시간이 맨 먼저인 이유에 대해 궁금증을 품고 예배를 함께 드렸다.

예배에 참석한 워싱턴 희망나비 조현숙 간사가 위안부 평화의 소녀상 건립을 위한 ‘어울림의 밤’ 행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미주뉴스앤조이> 경소영
예배당 앞에 자리한 평화의 소녀상. ⓒ <미주뉴스앤조이> 경소영

묵도 후 인도자가 예배의 부름을 선포하자 교인들이 일제히 ‘낙원가’를 낭독하기 시작한다. 낙원가는 기독학생운동가이자 동성애 인권운동가, 시인이었던 고 ‘육우당’이 남긴 시조이다. 그는 동성애를 차별하는 현실에 스스로 세상을 등졌다. 낙원가의 내용은 이렇다.

“어서오라 평화로운 세상이여. 어두컴컴 암흑세계 잡아먹고 어서오라. 은하수가 흐르듯이 꽃잎 타고 흘러 오라. 평등, 평화 아름다운 세상이여. 어서오라. 동성애자 보호받고, 장애인도 존중받고 흑인 또한 사람 대접받는 세상, 낙원이여. 그런 날이 온다면 모든 이가 밤낮없이 덩실덩실 춤을 추며 기뻐할 것이다.”

이어 ‘사랑이 이기네’라는 노래가 흐른다. 찬양 사역자 이지음 씨가 성소수자 차별 철폐를 위해 작사, 작곡한 찬양이다. 이 곡은 교인들과 처음 나눈다고 했는데, 모두 자연스럽게 흥얼거리며 따라 부른다. 은혜로운 가사에 눈을 감고 찬양을 듣기만 하는 교인도 있다.

찬양 사역자 이지음 씨가 성소수자 차별 철폐를 위해 작사, 작곡한 '사랑이 이기네'의 가사가 띄워진 PPT 화면. ⓒ <미주뉴스앤조이> 경소영

찬양이 끝나고 홍덕진 목사가 단상에 나와 공동 기도를 이끌었다. 함께 예배할 수 있음에 감사하는 기도를 드린 후 이어진 기도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이 땅의 부조리와 부정을 보시고 함께 아파하실 하나님, 우리도 고통받는 자들과 함께 아파하고, 세월호 참사의 진실을 규명하고자 행동에 나서고자 합니다. 힘을 낼 수 있도록 도우소서.

전 세계 곳곳 재난이 많습니다. 특히 북녘땅이 수해로 고통받는 가운데, 많은 이들이 돕고자 합니다. 연민의 마음을 갖고 동참할 수 있도록 도우소서. 아이티에도 동일한 어려움으로 900여 명이 사망했다고 합니다. 콜레라까지 돌고 있다고 하는데, 선한 일꾼들이 가서 돕고, 이겨낼 수 있도록 도우소서.

이 땅을 사랑하고 생명을 사랑하는 백남기 농민의 사망으로 유가족이 슬픔에 빠졌습니다. 그들의 슬픔에 동참하고, 백남기 농민의 뜻을 이어 불의에 맞서 싸울 힘을 주소서.

또한 종교적 편견으로 고통당하는 우리의 이웃이 있습니다. 한 형제, 한 가족인 그들을 기억하소서. 사랑으로 극복하여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 나갈 수 있도록 도우소서.”

홍 목사에 이어 교인 송승호 씨가 ‘특별 소리’를 통해 기도를 이어갔다. 구슬프고 애절하게 “주님이여, 닫힌 눈을 열어주시고 볼 수 있는 믿음을 주시옵소서”라고 간구하는 ‘소리’에 저절로 눈을 감고 묵상을 하게 되었다.

묵도 전 나누었던 사회 정의를 위한 기도 제목, 낙원가 낭독, 찬양 ‘사랑이 이기네’, 홍 목사의 기도와 특별 소리까지 하나로 연결되는 메시지, 그것은 바로 ‘소외된 이웃에 대한 사랑’과 ‘정의를 향한 실질적인 행동’이었다. 

홍덕진 담임목사가 공동기도를 이끌고 있다. 이땅에 어려움을 겪는 이웃을 위해, 정의를 위한 행동을 놓고 기도했다. ⓒ <미주뉴스앤조이> 경소영

이날은 강남순 교수(브라이트신학대학원)가 초대되어 ‘하늘뜻 펴기’ 순서를 맡았다. ‘삶의 패러독스: 행복은 어떻게 가능한가’를 주제로 설교했다. 강 교수는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성경’을 새롭게 읽어내기 위해서는 삶의 정황에서 그 심오한 의미를 파악해내는 정도까지 이르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수의 산상수훈 또한 새로운 관점으로 볼 필요가 있는데, 산상수훈은 결국 ‘행복’에 관한 내용이라고 그는 말한다.

“여러 영어 번역본 주석들은 산상수훈의 ‘복이 있도다(blessed)’라는 말을 ‘행복하다’라는 뜻으로 해석한다. 타인을 위해 애도하고 자비를 베푸는 자, 정의를 향해 목마른 자는 행복하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 일은 늘 즐겁지만은 않다. 다양한 좌절감과 만나기도 해야 한다. 때론 굉장한 고통과 핍박이 뒤따르는 것인데, 예수는 왜 그런 삶을 사는 자들이 행복하다고 했을까.

타인을 사랑하고 환대하는 것은 낭만적인 일만은 아니다. ‘낭만화’의 위험성은 늘 상기해야 한다. 누군가를 사랑하는 것은 아름다운 부분만 사랑하는 것이 아니고, 그 사람 존재를 몽땅 사랑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낭만화’는 어두운 부분을 안 보려고 하는 데에 문제가 있다. 치열하고, 어둡고, 무거운 것들과 함께하는 것이 진짜 사랑이다. 타인의 고통을 함께하는 연민, 연대가 바로 그것이다.

연민의 낭만화는 사랑의 왜곡을 가져온다. 투쟁과 씨름하는 가운데에 진정한 행복이 있다. 행복은 문제를 해결할 때 오는 것이 아니고, 문제의 한가운데에서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행복이 존재하는 것이다. 행복은 필연적으로 늘 타인과 연계되어 있다.”

하늘뜻펴기, 즉 설교 시간에는 ‘삶의 패러독스: 행복은 어떻게 가능한가’를 주제로 강남순 교수가 강연했다. ⓒ <미주뉴스앤조이> 경소영

강 교수는 산상수훈을 그만의 고유한 언어로 해석한다. 자신의 유한성과 이기심을 느끼고 자기 너머의 존재(신)에 기대어 사는 사람, 의로운 삶이 무엇인지 고민하는 사람, 평화를 위해 노력하는 사람, 손해 보고 고통스러워도 옳은 것을 위해 일하며 흔들리지 않는 사람, 삶의 작은 귀퉁이에서 정의롭고 평등한 사회를 위해 애쓰는 사람, 소외당하는 사람과 함께 살고자 하는 사람. 그들이 바로 성경에서 말하는 진정 행복한 사람이라고 그는 강조했다. 

들꽃교회 교인들은 소외받는 이웃을 사랑하고 실질적인 행동을 중요하게 여긴다. 강 교수가 말하는 행복한 사람, 바로 이들이 아닐까 하는 생각에 예배에 참석한 교인 한 사람 한 사람 얼굴을 천천히 둘러보게 되었다.

예배 후 교인들이 모여 점심 식사를 하며 교제를 나누고 있다. ⓒ <미주뉴스앤조이> 경소영

예배 후 모든 교인이 일제히 일어나 점심 만찬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긴 책상 세 개면  20여 명의 교인이 둘러앉아 삼삼오오 음식과 대화를 나누기에 충분하다. 개인사부터 최근 한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많은 일까지, 교인들 사이 이야기의 범위는 매우 넓다. 식사 중에 오는 16일에는 들꽃교회가 설립 2주년을 맞이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마침 홍덕진 담임목사와 이재수 장로와의 담소에 함께해, 교회에 대해 이야기를 더 나눌 기회를 가졌다.

들꽃교회가 올해로 2주기를 맞았다고 들었어요. 교회가 처음 세워졌을 때 사연이 궁금해요.

홍덕진 목사(이하 홍 목사) : 2년 전, 4월 16일 세월호 참사가 일어났죠. 지역에서 함께 인권, 평화활동을 하던 지인들과 분향소를 운영하고 추모제를 진행하면서 자연스럽게 교회 개척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어요.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그 주는 부활주일이었는데, 예배 때 세월호와 부활절의 의미를 연계해 설교하는 목사가 없었다는 거예요. 주위 분들이 ‘세월호를 이야기 할 수 있는 교회가 있어야 하지 않겠습니까’라고 힘주어 말씀하셨어요. 마침 제가 목사라는 직분이 있어서 교회 시작을 준비하게 됐어요. 

이재수(이하 이 장로) : 저도 교회 창립 때부터 함께했어요. 세월호 참사로 가슴앓이하는 수많은 사람이 있는데, 그들과 함께 공동체를 만들어서 세월호를 잊지말고 기억했으면 하는 마음이 있었어요. 세월호 사건 진상 규명이 될 때까지, 안전한 나라가 될 때까지, 유가족들의 마음이 진정 위로받을 수 있을 때까지 모이기를 원했죠.

세월호 참사가 낳은 교회라고 볼 수 있네요. 교회의 가장 중요한 가치가 명확해 보입니다.

이 장로 : 교회가 교회 안에만 머무는 것이 아니고, 교회 밖 이웃의 고통과 아픔에 동참하고 함께하기 위해 세워진만큼, 나아가는 방향은 명확하죠. 사실 2년이 흘렀지만 세월호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았고, 처음에 모였던 교인 중에 떠난 분도 많아요. 그러나 창립 때 세월호를 기억하자는 의지는 변함없이 이어지고 있어요. 교회의 가치에 공감하는 새로운 교인도 모이고 있고요.

‘세월호’는 상징적인 거예요. 저희는 사회에서 소외된 여러 종류의 소수자들과 함께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 운동을 교인들과 꾸준히 해오면서 성숙한 교회로 나아가고 있다는 자부심이 있어요.

홍덕진 목사는 '들꽃교회는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모인 사람들이 주축이 되어 세워진 교회'라고 말한다. 세월호를 기억하고 유가족들과 함께하며, 더 나아가 사회 정의를 실천하는 교회다. ⓒ <미주뉴스앤조이> 경소영

홍 목사 : 이름도 ‘들꽃교회’잖아요. 들꽃은 이름없이 들에 피는 약한 꽃이지만, 힘든 이웃에게 힘을 주고 결국 그것이 세상에서 중요한 역할을 감당할 수 있을 거라는 의미가 있어요. 

사실 저는 ‘사회 정의’와 개인 영성을 위한 ‘순수 복음’은 교회에서 양 축을 이루고 있다고 생각해요. 한 축만 있으면 굴러가지 않아요. 제자리 걸음만 하죠. 두 축이 잘 굴러가기 위해서는 운전자가 조정을 잘 하는 것이 중요해요. 둘 중에 한 쪽만 타이어를 새것으로 갈아주면 다른 한 쪽은 펑크가 나거나 바퀴가 맴돌아서 전진을 할 수가 없죠.

교회에서 개인 영성만 강조하면 정체될 수 밖에 없어요. 교회 안에 모여있기만 하면 안된다는 거죠. 내부에서, 외부에서 무언가를 해야해요. 그것이 사회 정의를 위한 활동이 될 수도 있고, 복지나 정치활동으로 이어질 수도 있는거죠. 교회는 정치에 관여하면 안된다고 하지만, 이미 우리 모두는 정치를 하며 살아가고 있는 걸요.

이 장로 : 오히려 교회가 ‘그들만의 정치’에 예수를 이용하고 있지 않나요. 기독교가 제도화된 종교가 되면서 교회의 생존을 위해 예수를 차용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봐요. 자본주의 사회 안에서 교회도 그 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자꾸 예수를 박제화시키는 것이 문제라고 생각해요. 

예수는 이 시대의 고난의 현장에 존재하고 있어요. 예배가 끝나면 고통받는 이웃이 살고 있는 세상으로 달려가야 합니다. 교회 안에서 가만히 앉아 눈 감고 예수를 기다릴 것이 아니예요. 예수는 헐벗고 굶주리고 박해받는 사람이 곧 ‘나’라고 했어요. 그들과 동일시 한 거죠. ‘우리가 백남기다’라는 구호와 일맥상통해요. 교회로 오라고 할 것이 아니라, 내 이웃이 아픔이 존재하는 ‘갈릴리로 가라’고 목사들이 말해야 하는데 그 얘기를 안하는 거죠.

교회 창립멤버인 이재수 장로는 교회가 밖으로 나가 고통받는 이웃과 함께해야한다고 강조한다. ⓒ <미주뉴스앤조이> 경소영

그것이 바로 교회의 기본, 목적이라는 생각이 드는데요. 아무리 한국 교회가 기본으로 돌아가자고 외쳐도 그것이 교회 안에서만 맴도는 메아리가 될 수 밖에 없는 이유가 있는 것 같네요.

이 장로 : 새벽기도, 말씀 묵상이 기존 교회가 강조하는 ‘기본’이라는 것인데, 조직화된 종교가 만들어 낸 기조일 뿐이라고 생각해요. 종교화 되기 전의 예수, 신으로서 그리스도가 되기 이전의 예수를 만나려고 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홍 목사 : 그 예수를 만나기 위해 들꽃교회가 사회 참여를 하는 것입니다. 실천없는 믿음은 죽은 믿음이니까요. 남들은 우리 교회가 진보적이라서 그렇다고 하지만, 사실 그것이 복음의 핵심이기 때문에 사회 정의를 외치는 것입니다. 신앙의 실천은 기도만으로는 안됩니다. 몸을 써야 합니다. 하나님도 일방적으로 역사하시는 일은 없어요. 인간이 무언가 해야 하나님도 함께 하십니다. 

예배는 굉장히 중요한 전통이기 때문에 드리고, 예배를 통해 우리의 공동체성, 동질성, 성경안에서 말하는 것들을 느낄 수 있지요. 그러나 성경에서 배운 것들을 실천하는 다양한 활동이 분명히 있어야 해요. 실천을 종교적 양심 안에만 가둬두기만 하고, 세속과 거룩을 구분짓는 것이 문제입니다. 삶을 단순히 이원화시키는 것을 교회는 막아야 합니다.

예배의 첫 순서를 사회적 이슈를 나누는 시간으로 정한 이유와 연결이 되는 것 같습니다.

홍 목사 : 그렇죠. 먼저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를 나누고 그것을 마음에 담고 예배하고 기도하기 위해서 그렇게 순서를 정했어요. 사회적 문제들이 복잡해보여도, 예배 가운데 그것을 가지고 들어가면 자연스럽게 마음이 정리되고, 그 문제에 대해 어떻게 행동해야할지 기도할 수 있거든요. 가끔은 설교가 없을 때도 있어요. 영상만 볼 때도 있고, 서로 이야기만 나눌 때도 있고, 목사만 설교하는 것도 아니고요. 교인들이 마음을 열고 자신의 삶을 나눌 수 있도록 스토리텔링 시간을 자주 가집니다.

마지막으로, 앞으로 들꽃교회가 나아갈 방향성과 계획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홍 목사 : 서로 결이 다르고, 삶의 궤적이 다른 사람들이 모였으니 한 공동체를 이루고 마음을 맞추는 데에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방법 중에 하나로 다양한 서적을 함께 읽는 독서모임을 계획 중입니다. 보수적인 신학교에서 제가 공부하며 배웠던 것을 살려서 순수 복음, 사회 윤리에 대한 서적을 소개하고 다양한 관점으로 함께 읽어나가고 싶어요. 일년에 네 권 정도 읽는 것이 목표입니다.

이 장로 : 교인도 좀 더 많이 모였으면 좋겠어요. 오늘 예배 기도 끝에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에 덧붙여 ‘이땅에서 아파하는 이웃이 있는 곳, 예수님이 울부짖는 곳에서 모든 고난받는 사람의 이름과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라고 확장한 것처럼 들꽃교회가 앞으로도 하나님 사랑을 이웃사랑으로 실천해내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예수의 뜻을 정의로운 행동으로 펼쳐내는, 작지만 모범이 되는 교회로 성장했으면 좋겠습니다.

지난 6일 워싱턴 주미한국대사관 앞에서 박근혜 퇴진과 민주주의 회복을 위해 피켓을 들고 나온 들꽃교회 교인들의 모습. 이들은 이곳에서 예배를 드렸다. 홍 목사는 들꽃교회가 진보적이기 때문이 아니라, 불의한 것을 불의하다고 말하는 것이 복음의 핵심이기 때문에 행동한다고 말한다. (사진/ 홍덕진 목사 페이스북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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