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정길 목사님께 드리는 공개편지
홍정길 목사님께 드리는 공개편지
  • 이욱종
  • 승인 2016.11.23 18:02
  • 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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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정길 목사님, 그건 아니지요.
<미주뉴스앤조이>는 SNS를 통해 최순실 국정 농간 사태에 대해 박근혜 대통령의 하야를 주장한 홍정길 목사의 글에 대한 클레어몬트 대학교 박사과정에 재학중인 이욱종 목사의 글을 소개한다.-편집자 주

나는 홍정길 목사님께 편지를 쓰고 싶습니다. 

"그때 김준곤 목사님께 독재자를 옹호하고 도와주는게 복음전도자로서 할짓입니까. 나는 더이상 당신을 스승으로 모실수 없습니다" 라고 하셨어야 오늘날 이런 싸구려 복음이 만연하고 이웃의 고난을 외면하고 약자의 생명조차 짓밟는 괴물 교회가 조금라도 덜 생겼겠지요.

목사님께서는 김준곤이라는 당시 목회길의 중요한 끈, 그리고 그의 제자들인 복음주의 차세대 리더들과의 커넥션이 끊어지는것에 대한 두려움도 작용하진 않으셨는지요?

박근혜를 이용해서 부조리를 저지른 세력이라고 하셨는데, 박근혜는 이용당한 사람이 아니라 최태민 최순실과 공범이고 그들의 우두머리죠.

예전에 자신이 평생 해왔던 제자훈련이 참 제자를 만들어 내지 못했다고 회개하셨는데, 저에겐 그 고백이 참 의미있는 것이었습니다.

일주일에 한번 교회 나오기도 어려운 교인들에게 성서를 가르치고 신앙생활에 관심을 가지게한 목회현실도 있겠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예수의 제자라고 하기엔 너무 소원하고 사실 제자훈련이라고 하는 맹신을 만들어 낸 역효과가 너무 컸다는 생각이 들어서요.

예수의 길을 따라가는것이 진정한 제자가 아니겠습니까? 예수의 길을 가지못한 사람들이 어찌 그분의 제자를 양성할수 있을까요. 아직도 목사님 같으신 덕망높으신 원로분들 처럼 교인들을 훈련시키는 것이 최고의 희망으로 믿는 많은 후배목사들이 있습니다.

그분들에게 "김준곤, 홍정길, 옥한흠의 길이지 예수의 길은 아니었노라"고 회개의 실천으로 열매맺는 삶을 사시는걸보고 싶네요. 잘 알지도 못하는 인간 박정희를 연민하지 말고 공정하고 엄격한 역사적 평가를 내리시던지요.

그리고 박정희, 박근혜 뿐만 아니라 목사님 같으신 교계 원로분들은 더욱더 엄격한 역사의 평가가 있을거란 사실도 함께 잊지 마시길 바랍니다. 물론, 미천한 저도 마찬가지겠구요.

먼저 위의 글은 몇 안 되는 저의 페친들과 목사님의 글을 읽고 나눈 넋두리 였고 공개할 생각은 없이 쓴 글입니다. 기자분께 제가 페이스북에 쓴 많은 글 중 어떤 것도 자유롭게 인용하시라고 하는 가운데 공개된 것이어서 부연 설명을 하겠습니다. 

저는 목사님께서 박근혜 하야를 촉구하는 공개서한에 대해 절대적으로 환영하고 거기에 논쟁의 여지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목사님의 편지는 기독교계 언론에 처음 공개하신 만큼 두부류의 독자, 즉, 박근혜, 그리고 한국교회 성도들을 염두에 두고 쓰신 글이라고 생각됩니다. 

저도 편지가 공개된 만큼 한국교회 성도들을 목사님과 함께 독자로 두고 편지를 씁니다. 제가 제기하는 문제는 김준곤 목사님에 대한 목사님의 소고입니다. 박근혜 게이트의 핵심은 박정희 독재가 한국사회에 만연하게 만든 정경유착과 거기에 따른 뇌물과 사법, 언론 기관들의 무력화 입니다. 정경유착과 더불어 몇몇 개신교 거물들이 박정희 독재를 옹호하고 지지하는 도덕적 승인을 해줌으로서 정. 경. 교 유착으로 완성된 한국사회의 불의가 박근혜 정권에서 계승 발전 되었고 이 병폐를 저항하는 것이 현재 시민저항운동의 핵심입니다. 

목사님께서는 이러한 현안을 외면하시고 오히려 박정희 독재 시절 자신이 하신 일을 넌지시 정당화 하시는 듯해서 실망스러워 편지를 올립니다. 박정희 독재를 지지하여 세를 확장하였고 오늘날 친 권력, 친 거대자본, 소수자들의 인권을 무시하는 권력 지향적 교회는 바로 박정희의 정경유착을 토대로 성장한 것입니다. 그리고 그 중심에 김준곤 목사님이 계셨습니다. 최태민을 사이비 목사라고 하지만 독재를 지지하며 성장한 그와 본질적으로 무엇이 다른지요. 열매로 그 본질을 안다하신 예수의 말씀이 있습니다. 

박정희 독재의 정경유착 권력과 그 유산인 박근혜 게이트는, 바로 정. 경. 교 유착으로 성장한 김준곤 목사님과 (단지 한 영혼을 위로하기 위해 독재자를 찾은 것뿐입니까?), 그분의 영향력으로 성장하신 목사님 자신과 복음주의계 원로 목사님들, 그리고 그분들의 영향력으로 개인구원만 바라보고 이웃의 고난과 사회의 죄악에 침묵했던 저의 지난 신앙생활이 키워낸, 엄청난 죄와 허물의 복합결과물이 아닐까요? 

그때 김준곤 목사님의 사실 여부를 알 수 없는 박정희의 눈물은 그가 공해가 아닌, 죽을 때까지 시바스 리갈과 산해진미를 드셨기에 거짓으로 판명되었습니다. 아니, 사실이라 할지라도 그 말 한마디로, 그리고 목사님이 과거 스승에게 한번 대든 것으로 교회도 정경유착의 공범이라는 준엄한 역사의 평가를 피할 수 있을까요? 박근혜 게이트가 한국사회에 뿌리 깊게 자리잡은 것은 정경유착을 지지해온 보수 기독교가 공범으로 함께 해 온 책임도 있다고 믿습니다. 

저는 세월호 참사 이후에 40여 년간 몸담았던 보수기성교회를 떠났습니다. 사회적 공범의식 때문입니다. 보잘것없는 목회자 이었지만 지금도 광장에서, 강단에서 부끄러운 신앙생활을 했다고 고백하고 용서를 구하고 있습니다. 

목사님의 침묵을 깨고 불의를 선포하신 행동은 지지합니다. 하지만, 자신의 치부를 도려내는 역사적 성찰이 없는 소고나 회개는 정경유착으로 성장한 공범 개신교회를 개혁해내지는 못할 것입니다. 목사님, 역사적 판단을 남에게 미루어서는 안 됩니다. 우리도 역사의 주체이고 역사적 성찰의 주체입니다.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라하신 예수의 길을 뼈아픈 자기성찰을 하라는 말씀으로 알고 함께 걸어갔으면 해서 감히 주제넘게 글을 올립니다.

이욱종 목사 / 현재 클레어몬트 박사 과정에서 미국교회사를 연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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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후미 2016-11-27 10:45:43
소신있게 페이스북 글만 남기시지, 무엇이 두려워 부연설명을 이리도 하십니까. 그것이 글쓴이 역시 자유롭지 않은 소시민이라는 것을 밝히기 위함입니까? 더 예수의 길을 가십시오

어린 양 예수 2016-11-26 04:56:39
사실 "김삼환 조용기 김진홍 김장환 김홍도 김국도 그리고 홍정길 목사님" 그리고 그 외에 "다수 유명 대형교회 목사님들" 이런 분들이 과연 나단 선지자 같은 역할을 했는지 궁금하네요, 행여라도 역사에 "발람 선지자"같이 돈에 미쳤거나 아니면 "하나냐" 같은 자기 욕심을 위해 정치권에 기생충처럼 붙어서 하나님을 팔아먹은 목사라는 소리가 하늘책에 기록 되는 목사님도 있겠지만...
모든 주권을 다스리는 왕의 왕이신 어린 양 예수께서는 다 아실텐데...

이욱종 2016-11-26 02:51:42
박근혜 게이트는 박정희가 세운 정경유착을 통한 국정농단이 핵심입니다. 박정희 권력의 조력자 김준곤 목사님과 그의 영향력의 수혜자인 홍목사님과 그분들의 영향력으로 성장한 교회에서 자기안락에 젖어산 저도 모두 공범입니다. 그런데 홍목사님은 이 엄중한 공범죄를 매우 낭만적으로 간과하셔서 하야서한은 절대 지지함에 불구하고 펜을 듭니다. 설명이 약해서 기자분께 추가분 보냈습니다. 홍목사님 글은 박근혜에게 보여지면 되고 한국교회성도들에게 공개한만큼 내부성찰도 필요하다 봅니다. 박정희 독재의 조력자로서 이런 말씀으로 넘어가면 곤란합니다. 그리고 삼손은 또 뭐죠? 삼손은 믿음의 사람입니다. 박근혜가 퇴진하고 정경유착 권력과 망하면 한국교회 원로들도 같이 쓰러지고 박근혜는 믿음의 선진이 되나요? 비유가 참 부적당하다고 봅니다. 박근혜 하야하라는 공론을 표현하신것은 높이 평가하나 한국교회 성도로서는 매우 아쉬운 부분이 많다는것을 논하고 싶어서 결례를 무릅쓰고 드립니다

류워선 2016-11-25 10:00:47
도대체 뭐가 아니라는 건지 잘 모르겠네요... 박용주님의 글에 많이 동의합니다. 누구나 한계를 가지고 살아가는 가운데 최선을 다하고 후회도 하고 그리고 그 한계 안에서 자기를 해석하고 반성하는 것인데, 도대체 위에 이욱종님이 무슨 생각으로 그건 아니라고 하는지 도대체 이해가 잘 되지 않네요. 저도 이욱종님께 한마디 드리면 "그건 아니지요." 생각이 다르다고 이야기하는 것과 아니라고 이야기하는 건 다르지 않을까요? 자신도 다 이해하지 못하면서 남에 대해 다 이해하고 판단한다는 이러한 목사분들의 글을 보면 기성세대의 보수적인 목사님들과 다를바없어 보입니다. 개인적 생각과 공개적 판단은 구분하시길...

박용주 2016-11-25 09:02:01
저는 이욱종님이 지적하는 바에 대해서 일견 동의하는 바입니다. 하지만 그들이 그들의 신학적 이해의 한계, 그 시대성의 한계 안에 있었음을 일견 이해함이 좀 더 진지한 비판의 기초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들이 생각했던 제자훈련, 그 들이 했던 모든 것을 지금의 자리에서 비판하고 완전히 부정하고, 그들에게 입을 다물라고만 말하는 것이 한 편 너무 잔인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가 바라는 바, 과거의 김준곤 목사를 따랐던 것을 공개적으로 회개하기 전에는 아무런 말할 자격이 없다고 한다면... 이게 말할 사람이 한 사람도 없겠다 싶습니다. 제 생각에 '좀 많이 아쉽다. 이러 이러했으면 좋았을 것을. 하지만 이렇게라도 말하니 고맙다'는 수준으로 봐도 좋겠다 싶습니다. 물론 이런 저의 태도는 저의 경향성이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