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는 ‘신천지'(?) (新 새, 天地 누리)
새누리는 ‘신천지'(?) (新 새, 天地 누리)
  • 양재영
  • 승인 2016.11.24 2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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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천지 신도,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 비서로 재직 확인...의혹 증폭

[미주뉴스앤조이(LA)=양재영 기자] 새누리당 대표인 이정현 의원실의 비서로 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이하 신천지) 신도가 근무했다는 사실이 밝혀지며 새누리당과 신천지와의 연계에 대한 의혹들이 제기되고 있다.

새누리당의 신천지 연루설의 핵심에는 당명 개정과 관련한 의혹이 자리잡고 있다.

2012년 2월 박근혜 의원을 중심으로 한나라당 지도부들은 ‘종교색이 강하다'는 반대의견이 있었음에도 당명을 새누리당으로 변경하면서 신천지 연루 의혹은 본격적으로 불거졌다. 새로운 당명인 새누리는 ‘새=신(新)’ ‘누리=천지(天地)’를 뜻하는 것으로, 당명 개정에 신천지의 영향력이 작용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들이 제기되었다.

“새누리와 신천지의 연루 의혹"

새누리당의 전신인 한나라당과 신천지와의 연루되었다는 의혹을 뒷받침하는 증거와 정황은 이미 여러차례 지적되어 왔다.  

2012년 신천지대책 한국기독교연대(이하 기독교연대)가 ‘기독교 사칭, 사이비 종교 신천지의 사회·종교적 폐단의 심각성을 알리는 기자회견’을 통해 폭로한 신천지와 정치권, 그중 한나라당과의 유착관계가 적지 않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당시 기독교연대는 신천지의 조직 동원력이 정치권들에게 큰 매력으로 작용했다며 “신천지는 2002년과 2007년 대선에 개입해, 1만여 명의 신도를 한나라당 당원으로 가입하도록 지시했고, 신천지 관계자가 정부기관 및 당직에 기용되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신천지가 한나라당 선거에 깊숙히 개입했다는 의혹을 뒷받침하는 문서와 영상은 적지 않았다.

기독교 연대는 신천지가 2003년 한나라당 서청원 대표의 최고의원 경선에 개입했으며, 2006년에는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인 맹형규 의원에게 투표할 것을 지시한 것이 문건으로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또한, 2007년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 당시 이명박 대통령이 “이명박이 앞장서서 신천지를 건설하겠다"라며 선거운동을 도운 신천지 신도에게 답례하는 모습과, 2009년 새누리당의 유력한 대선후보인 박근혜 의원이 이만희 교주에게 안부카드를 보낸 것을 담은 동영상을 공개하기도 했다.

박근혜 대통령과 신천지 교주인 이만희 씨와의 친분은 200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국민일보>에 따르면 “2004년 박근혜 대선후보 캠프의 이경재 기독교대책본부장은 ‘신천지 21주년 체육대회’에 참석해 축사한 영상이 인터넷으로 퍼졌으며, 2006년엔 당시 박근혜 한나라당 의원은 황장엽민주주의건설위원회가 개최한 행사 때 신천지 교주 이만희씨와 한 자리에 앉아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고 보도했다.

이정현 의원 사무실에서 근무한 신천지 신도 A 씨에 대한 증언을 보도한 CBS 영상.

“현 정부에서도 계속되고 있어…”

이러한 일련의 과정을 고려할 때 친박계의 대표주자인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 사무실에 신천지 신도인 A씨가 9급 정책비서로 최근까지 근무한 사실은 여러 의혹을 불러 일으키기에 충분했다. 일부에서는 최순실 국정 농간의 뿌리인 최태민의 ‘영생교'와의 연계 의혹도 제기하고 있다.

신천지 베드로지파 출신의 신도인 A씨가 이정현 의원 사무실에 처음 발을 들인 것은 2012년 19대 총선 시절이었으며, 올해 7월까지 9급 정책비서직을 수행하면서 신천지 활동을 계속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 의원 측은 “A씨가 선거를 돕고 의원실에서 일한 것은 사실이지만, 신천지 신도란 사실은 전혀 몰랐다"고 항변했으나, 신천지와의 연루 의혹을 잠재우지는 못했다.

신천지 측 역시 홈페이지를 통해 새누리당의 당명과 최태민의 영생교 연루 의혹에 대해 강하게 부정하고 나섰다.

신천지는 홍보부를 통해 발표한 성명을 통해 “신천지가 정치적인의도를 가지고 새누리당의 당명과 연계하려는 시도와 최태민의 영세교를 신천지와 연결 짓는 시도 역시 아무런 교리적 검증 없이 소수교단을 한 묶음으로 폄하하려는 기성교단의 전술에 의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이정현 의원 측과 신천지 측의 부정에도 불구하고 지난 10년 이상 계속된 새누리당과의 연계 의혹은 오히려 재점화될 기미를 보이고 있다.

남가주 교계의 한 중진 목회자는 “신천지가 가지고 있는 조직 동원력은 기성 정치권에 분명 매력적인 카드로 보였을 것이다”라며 “이단 사이비집단의 정치권력과의 유착 사례는 비일비재했기에 충분히 의혹을 제기할 만한 사안이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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