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행 의혹 선교사, 알고 보니 '예장통합'
성폭행 의혹 선교사, 알고 보니 '예장통합'
  • 최유리
  • 승인 2016.12.05 2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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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자니아YWAM 최재선, 1983년부터 후원받아…"황무지를 옥토로 바꾼 인물"

[뉴스앤조이-최유리 기자] 성폭행 의혹을 받고 있는 탄자니아YWAM 최재선 선교사. 그가 한국예수전도단 말고도, 주류 교단에도 소속돼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현재 최 선교사는 대한예수교장로회총회 통합(예장통합·이성희 총회장) 소속이다. 예장통합은 최 선교사에 대한 해임 절차를 밟고 있다.

예장통합 세계선교부 홈페이지와 총회가 출간하는 교회 주소록에는 최재선 선교사 이름이 등록돼 있다. 탄자니아에서 활동하는 최 선교사의 이메일 주소와 현지 전화번호도 나와 있다.

그는 1975년 예장통합 소속 교회들이 만든 '방파선교회'와도 관련 있다. 예장통합 교단지 <기독공보>는 2006년 2월, 방파선교회가 최 선교사를 후원한다고 보도했다. 2010년 방파선교회가 최 선교사에게 공로패를 전달한 내용도 보도했다.

최재선 선교사는 예장통합 김동엽 전 총회장이 시무하는 목민교회와도 인연이 깊다. 목민교회는 1983년부터 최 선교사를 후원해 왔다. 최 선교사 부부는 2013년 목민교회가 개최한 '홈커밍 선교 대회'에도 참석했다. 교회 홈페이지에서는 최 선교사를 추어올리는 내용도 찾아볼 수 있다.

"최재선 선교사는 황무지를 옥토로 바꾼 인물로 존경받고 있을 뿐 아니라 여러 교단과 선교 단체들로부터 선교 사역의 모델이 되고 있다."

탄자니아에서 사역하는 최재선 선교사가 예장통합에 소속돼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뉴스앤조이 자료 사진

12월 14일, 선교사 해임 절차 밟는다

드러난 정황과 자료만 놓고 봤을 때, 최재선 선교사가 예장통합 소속이라는 걸 알 수 있다. 그러나 교단 홍보팀 관계자는 관련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목사 안수를 주거나 파송한 적 없다는 것이다. 정작 해외 선교사를 관리하는 총회세계선교부 이야기는 달랐다.

총회세계선교부 총무 이정권 목사는, 최재선 선교사가 예장통합 소속이라고 인정했다. 이 목사는 12월 5일 <뉴스앤조이>와의 통화에서 "최 선교사는 우리 교단 소속이 맞다. 이미 (세계선교부에) 사임서를 제출했으며, 14일 해임 절차를 밟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선교사 파송 주체는 예장통합이 아닌 한국예수전도단이라고 주장했다. 이 목사는, 최 선교사는 평신도 선교사로 이름이 올라가 있고, 교단 차원에서 최 선교사를 후원한 적도 없다고 말했다.

"최재선 선교사는 목민교회에서 1983년부터 후원받았다. 선교사를 관리하는 세계선교부는 그로부터 6년 뒤에 만들어졌다. 그 이후 정식 절차를 밟지 않고 (최 선교사가 교단에) 들어온 것으로 안다. 당시에는 그게 가능했다. (최 선교사에게) 정식으로 교육받고 파송받으라고 권유했지만, 응하지 않았다. 우리는 부부 파송을 원칙으로 하는데 혼자만 (선교사로 등록)돼 있다. 이유는 모른다. 전 세계에 있는 다른 선교사들이 현지 선교회로 모여 대화하고 피드백을 하는데 최재선 선교사는 YWAM 그룹에 속해 생활했다."

"합의 상관없이 성관계 맺으면 무조건 해임"

최재선 선교사가 예장통합에 제출한 사임서 내용은, 한국예수전도단에 전달한 내용과 비슷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임 사유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이정권 목사는 "합의 유무와 상관없이 일단 성관계를 가졌으면 무조건 해임이다. 성폭행인지 아닌지는 후에 확인할 일"이라고 말했다.

이 목사는 해임을 강조했지만, 이번 사건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듯했다. 이 목사는 최재선 선교사가 한국에 있는지도 몰랐고, 직접 만난 적도 없다고 했다. <뉴스앤조이> 보도 내용과 최 선교사가 제출한 사임서만 확인한 상태라고 했다.

'성폭행'이라는 피해자 말과 달리 최재선 선교사는 '합의된 관계'라고 주장했다. 예장통합은 합의 유무와 달리 성관계만으로도 해임한다고 했다. 뉴스앤조이 자료 사진

성범죄는 장소를 가리지 않고 일어나지만, 교단은 뚜렷한 대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해외 성범죄 방지 대책을 묻는 말에 이정권 목사는 '현지 선교회의 활발한 모임'을 언급했다. 이 목사는 "교단은 선교사를 파송하기 전에 훈련시키고, 현지에서 선교회 모임도 갖는다. 선교사들이 자주 모여 협력하고 기도하면서 상황을 풀어 간다"고 했다.

선교사를 교단이 관리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주장도 나왔다. 세계선교부 부장을 지낸 심창근 목사는 "선교사가 전 세계에 1,400명이 넘는다. 한 달 정도 훈련을 시켜서 내보내고 3~5년에 한 번 방문한다. 관리를 한다고 하지만, 미연에 사고를 방지하기 어렵다. 이건 개개인의 문제로, 국가도 (관리)하기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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