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언론포럼 발표, 2016년 교계 ‘10대 이슈’
기독교언론포럼 발표, 2016년 교계 ‘10대 이슈’
  • 이병왕
  • 승인 2016.12.13 01: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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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단사이비로 자중지란, 연합기구 통합 난항, 정치참여 헛발질 등

한국기독교언론포럼(이사장 김지철 소망교회 목사)은 8일 '최순실 국정 농단' 등 '한국기독교 선정 2016 10대 이슈'를 발표했다.

포럼은 종교, 정치, 통일, 경영경제, 사회문화, 교육, 언론 등 분야별로 10대 이슈를 발표했다. 한국사회의 핵심 키워드로는 '불안사회' '갈등사회'를 꼽았다. 다음은 포럼이 선정한 종교분여 10대 이슈 및 선정 이유다.

1. 종교개혁 500주년 준비를 고뇌하다

2016년 한국교회는 종교개혁 500주년이 되는 2017년을 준비하기 위해 바쁜 한 해를 보냈다.

현재 루터회를 비롯하여 예장고신, 예장통합, 예장합동, 기장 교단에서 종교개혁500주년기념사업위원회가 설치되어 있고, REFO500 기관이 활동하고 있다.

또한, CBS와 국민일보가 공동으로 한국교회 24개 교단과 5개 연합기관, 기독교대학 및 신학교 등 주요 기관이 참여한 슬로건인 ‘나부터 □’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각 교단의 기념사업을 비교해 보면 거의 교단과 교회 내에 국한되어 있어서 종교개혁의 정신을 사회에까지 광범위하게 이어가기 위한 노력으로는 너무 제한적이라는 인상을 지울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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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이단사이비로 인해 자중지란이 일어나다

2016년 한국교회는 이단 문제로 자중지란이 일어났다고 할 수 있다. 예장통합 교단은 올해
9월 12일 특별사면 형식으로 ‘이단 해제’를 결정했다가 총회 현장에서 거센 반발에 부딪혀
철회했지만, 한국교회를 대표하는 공교단이 ‘이단 해제’를 결정했다는 것은 큰 논란을 일으켰다.

이 와중에 이단사이비들은 대규모의 집회와 시위를 통해 공개적으로 자신의 세력을 과시하는 등 전략적으로 움직였다.

하지만, 가장 큰 사건은 역시 ‘최순실 게이트’가 불거지면서 등장한 온갖 기독교 이단들이다. 한국교회는 최순실 씨의 아버지 최태민의 ‘목사’라는 호칭에 대해 매우 예민한 반응을 보였지만, 최 씨가 예장종합총회에서 신학 교육 없이 목사 안수를 받았다는 보도 이후 힘을 잃고 있다.

3. 목회자 윤리문제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올해도 목회자의 성추행 소식은, 사람과 공간만 새로울 뿐 계속 일어날 수밖에 없는 일상적인 일이라는 사람들의 다소간의 편견에 확신을 심어주는 꼴이 되었다.

특히 청소년사역단체 대표 목사의 성추문뿐만이 아니라 선교사의 성적 비리, 그리고 일일이 열거하기도 힘든 재정 비리는 교회의 거룩성을 훼손하고 바닥으로 내동댕이쳤다. 목회자의 윤리문제는 자신뿐만 아니라 교회의 대사회적 이미지 추락, 그리고 사회 전체에 엄청난 충격을 가져온다는 점에서 결코 일어나서는 안 될 일이다.

4. 이슬람의 거센 도전 앞에 서다

2017년의 한국교회는 교회 밖에서는 이단사이비와 싸우고 교회 안에서는 윤리 문제로 내홍을겪으며 약점이 노출된 상태에서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했던 이슬람과 맞닥뜨리고 있다. 교계 언론과 공교회의 대표자들은 하나같이 잘못하다 보면 유럽처럼 될 수 있기에 이슬람이 한국에 뿌리 내리지 못하도록 대처해야 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하지만, 이슬람에 대한 전문성 있는 연구자를 미처 길러내지 못한 한국교회는 확인할 수 없는 괴담 수준의 정보들로 성도들에게 공포감만 조성하고 있다. 이슬람이 급속하게 성장하고 있는 이때에, 한국교회는 이슬람의 교리와 제도, 문화 전반에 걸친 정확한 정보를 성도들에게 제공하고, 설득력 있게 이슬람을 바라볼 수 있는 기독교인 전문가들을 길러내어 그들의 말을 경청하고 전략적으로 움직여야 할 것이다.

5. 인공지능(AI) 시대에 신학적 담론을 요구받다

2016년 3월, 알파고(AlphaGo)가 이세돌 9단과의 대국에서 승리하면서 한국사회에서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 AI)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 보다 높았던 한 해였다. 이 과정에서 한국교회의 목회현장과 목회자들에게는 AI는 큰 관심의 주제가 되었다.

AI와 관련한 논의의 초점은 AI에게 감성, 창조성, 예술성이 가능한가의 수준이 아니라, 이 모든 것을 가진 AI가 과연 자유의지나 양심이나 도덕성까지도 지닐 수 있는가에 대한 윤리적 담론으로 옮겨갔다.

특히 간과할 수 없는 것은 AI 프로젝트의 최종 지향점이 인공지능을 통한 영생하는 신으로서의 AI인 것을 감안한다면, 이러한 담론을 형성시킬 수 있는 분야 중 하나는 분명 신학적 담론이기에 한국교회는 어떻게 응답하고 대안을 제시해야 할 것인가 깊이 고민하지 않을 수 없는 한 해였다.

6. 목회자 공급 과잉은 한국교회가 공동으로 풀어야 한다

금년 총회에서 각 교단의 교세 현황이 보고되었다. 교단마다 교회와 교인은 감소하는데 목회자는 증가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는데, 수요와 공급이 엇갈리는 상황 속에서 신학교 구조조정은 현실적인 어려움으로 뚜렷한 대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비인가 신학교’에서 자질과 역량이 검증되지 않은 수많은 목회자들이 배출되고 있는 반면에 신대원 지원자 수는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이는 신학교 운영에 어려움을 초래하고 교육의 질을 저하시켜 목회자 윤리 문제와 일탈 행위를 발생시킬 것이며, 한국교회 신뢰도는 계속해서 하락하게 될 것이 불 보듯 뻔하다.

7. 한국교회 연합, 실질적 방안을 고민하다

교단장회의는 올해 7월 26일 한기총과 한교연 대표회장을 배석시킨 가운데 ‘한기총과 한교연통합협의회’를 출범시키기로 결의하고 ‘선 통합 선언, 후 추진’의 원칙을 세우고 통합절차를 밟기로 했다. 이후에 출범한 ‘한국교회연합추진위원회’는 각 교단 총회에 이를 상정하고, 10월과 11월에 통합 정관 등을 협의한 뒤 12월에 통합총회를 갖기로 결의한 바 있다.

하지만 이단 문제와 내부 반발로 통합 논의가 진통을 겪으면서 11월 30일 통합 선언의 시기를 넘겼다. 지금도 난항 중이다.

8. 노년세대 증가가 교회 사역에 새로운 방향성을 묻다

지난해에 60대에 진입한 6.25 전쟁 이후 태어난 베이비부머 세대들은 유년 시절 한국교회 부흥을 이끌었고, 중장년 시기에는 한국교회의 양적 성장을 견인했던 이들이 다. 이들이 중장년층이 되면서 경제적으로 부요하고 건강한 교회의 핵심활동 연령층으로 자리잡고 있다.

반면에 출산율의 저하로 인한 인구절벽 현상과 맞물린 전국적인 교회학교의 감소는 다음세대를 낙관할 수 없게 하고 있다. 다음세대를 살리기 위한 각 교단의 다양한 시도에도 불구하고 아직 해답을 찾지 못하고 있다.

9. 통일에 대한 관심 부족을 보이다

지난해 광복 70년을 맞아 그 어느 때보다 통일 논의가 활발했지만 올해 2월 충분한 절차와
합의 없이 감행된 개성공단의 폐쇄와 함께 남북 대화의 돌파구는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

게다가 동북아시아를 둘러싼 미국과 중국, 러시아의 견제와 대립의 틈바구니에서 생존과 번영을 고민해야 할 중대한 시점에 국정 농단의 혼돈에 놓인 국내 정치 상황은 통일 문제를 입에 담기에도 부족한 상황이다.

10. 한국교회의 정치 참여는 대개 헛발질이었다

과거 한국교회는 구국기도회나 집회, 조찬모임을 통해 사회적 안정과 질서 유지에는 도움을
주는 방식으로 정치참여를 했으나, 때로는 그런 정치적 행보가 보편적 가치와 인권이 유린된 관료적 권위주의 정권을 지속시킨 힘으로 작용해서 정치적 민주화를 지연시킨 과오를 범하기도 했다.

한국교회는 광장에 나타난 상처받은 민심을 위로하고 한국사회가 당면한 정치적 민주화와 경제적 불평등의 해소는 물론 평화 통일의 시대적 과제를 수행하기 위해 기존과는 다른 새로운 관점에서 예언자적인 역할을 수행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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