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거룩함?! 거룩함이 회복한 일상의 하나님나라!
일상의 거룩함?! 거룩함이 회복한 일상의 하나님나라!
  • 유영
  • 승인 2016.12.28 15:5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킹덤 2016, 1박 2일 참관기..."일상이 고통이 된 이웃을 기억하자"
미 동부 지역 대표적 청년 집회 중 하나인 킹덤이 지난 26일부터 시작됐다. 이번 집회는 29일까지 열린다. <미주뉴스앤조이>는 1박 2일간 집회에 참가해 취재한 내용을 자세히 전달할 예정이다. 첫날 저녁 집회와 '일상'을 두고 열린 토크 콘서트, 참가자 인터뷰 등이 차례로 보도된다. - 편집자 주

[미주뉴스앤조이 (뉴욕) = 유영 기자] 사람 사이에 약속한 1년이라는 시간이 다시 막바지에 이르렀다. 2016년 마지막 월요일은 여느 날과 다르게 다가왔다. 다른 것이라고는 12월 26일, 휴일 아침으로 맞은 것뿐이다. 그래도 가야 할 길은 정해졌다. 글감을 찾아 나서야 한다. 

물론 그냥 나서는 건 아니다. 가득한 기대감으로 뉴저지에 있는 더블트리 호텔로 향했다. 동부지역 청년들의 말씀 잔치, '킹덤' 집회가 열린다. 유독 기다려진 날이다. 빼곡히 업무 일정이 적힌 달력에 몇 달 전부터 동그라미를 표해 두었다. 

부슬부슬 비가 내려 도로는 막혔지만, 기분이 나쁘지 않았다. 기대감이 큰 탓인가 속으로 물었다. 킹덤 2016년 주제는 '일상'이다. 듣자마자 바로 눈이 갔다. 컨퍼런스가 '일상'을 최대한 해석하기 위해 노력한다니 마음에 들었다. 

첫날 저녁 집회가 벌써 진행되고 있었다. ⓒ<미주뉴스앤조이> 경소영

도착하니 벌써 저녁 집회가 시작했다. 일상처럼 너무 느긋하게 왔나 싶어 자괴감이 들 뻔했다. 휴일 저녁인데도 120여 명이 모였다. 생각보다 많은 참석자 수에 놀랐다. 그 많은 참석자가 늦게 참석한 사람을 향해 더 놀랐다. 낡은 문이 '삐걱'하고 큰 소리를 낸 탓이다. 

첫날 저녁 집회 강사는 손태환 목사(세빛교회)가 나섰다. 설교는 이미 시작했지만, 스크린에 뜬 제목이 눈에 들었다. '나라가 일상에 임하옵시고.' 설교는 귀에 꽂혔다. 우리 일상은 어떠한지 돌아보도록 도왔다. 특히 고통 속에 놓인 타자의 일상을 기억하도록 격려했다. 

"고통이 일상이 된 사람이 있다는 것을 잊지 말자. 슬픔과 아픔을 일상으로 안고 사는 사람들, 평범한 일상을 빼앗겨 버린 사람들이 너무 많다.

세월호 참사 이후, 정혜신 박사는 유가족을 위한 치유 공간에서 정성스럽게 진행한 일이 있다. 밥상을 잘 차려서 유가족에게 대접하는 것이다. 도보 행진에 지치고, 경찰과 대치하고 상처받고 돌아온 날, 밥 차려 먹인다. 그럴 때 힘을 내고 치유를 받는다.

유가족들도 처음 1년 정도는 밥을 못 먹었다고 한다. 먼저 떠난 이들에 미안하고, 죄책감이 들기 때문이다. 저는 정혜신 박사의 글을 읽으며 우리에게 가장 일상적인 밥조차 대할 수 없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생각했다. 가장 일상적인 밥상이 이들을 치유하는구나. 일상을 잃어버린 이들을 치유하는 것도 결국 일상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것이 바로 '하늘 뜻이 이루어어진 일상의 힘'이다. 하늘 뜻을 이룬 일상, 아픈 이에게도 일용한 양식을 주고 일상을 찾아주는 일에 우리의 일상을 쓰게 해달라고 기도해야 한다. 어둠이 일상이 된 사람들을 위해, 그들에게 일상을 찾아주기 위해 부르심 받았다는 것을 기억하자." 

설교를 마치고 짧은 기도의 시간, 참석자들은 마음을 쏟아 기도하기 시작했다. 우리말로 영어로 기도하는 소리가 섞여 한 가지를 기도했다. '고통이 일상이 된 우리 이웃의 일상을 회복하게 하는 자로 살게 하소서.' 

설교를 마치고, 함께 기도하자고 요청한 손태환 목사. ⓒ<미주뉴스앤조이> 경소영
함께 기도하는 참석자들. ⓒ<미주뉴스앤조이> 경소영
설교 후 간증하는 김미옥 자매 ⓒ<미주뉴스앤조이> 경소영

저녁이 되고 아침이 되니

1박 이상 참여한 컨퍼런스는 2011년 성서한국 이후 처음이다. 당시에는 대전에 있는 침례신학대학교 기숙사에서 잤는데, 이번에는 숙소가 무려 호텔이다. 편안한 잠자리에 감사해 하며 감격하는 것을 보니, '불혹'이 코앞이라는 현실을 슬프게 느낀다. 그래도 푹신한 침대에 행복한 잠을 청한다. 

아침이 되니, 집회로 둘째 날 일정이 시작된다. 3박 4일 일정 중 둘째, 셋째 날 아침 집회는 박성일 목사(기쁨의교회)가 강사로 나선다. 박 목사는 전도서 3장 1~15절 말씀을 본문으로 '하나님의 선물로 주신 일상'을 설교했다. 

둘째 날 아침 예배에서 설교하는 박성일 목사. ⓒ<미주뉴스앤조이> 경소영

박 목사는 일상을 어떻게 규정하며, 그 일상이 우리에게 어떠한 의미인지 나누었다. 일상은 최소한의 순간, 우리가 살아가는 매 순간이다. 그저 그렇게 흘러가는 시간이 아니다. 그리고 하나님은 영원한 존재이다. 순간을 살아가는 우리가 영원을 사모하는 이유다. 

결국 우리의 순간이 영원과 어떻게 이어지는지가 중요하다. 단순하게 죽으면 천국에 가니, 오늘은 의미가 없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모든 순간이 하나님의 아름다우심, 선하심과 의도 안에서 모든 순간이 연결되어 있다. (자세한 내용은 아래 상자에서 요약한 설교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하나님의 선물로 주신 일상

"전도서를 통해 매 순간을 함께 이야기하고 싶다. 범사에 기한이 있다고 한다. 모든 일은 시작과 끝이 있다. 태어날 때가 있고, 죽을 때가 있다. 결혼을 할 때가 있고, 결혼이 끝날 때가 있다. 설교도 시작할 때가 있고, 끝날 때가 있다. 모든 일에는 정해진 기한이 있다. 

다른 하나는 때, Time이라는 것이 있다. 무료하게 지내는 시간을 흘러가는 시간, 크로노스라고 한다. 그 순간(The moment), 그 사건(The event) 등 순간으로 포착되는 시간을 카이로스라고 한다. 여기서 때는 카이로스를 이야기한다. 

우리에게 중요하고 엄청난 이야기다. 대부분 인생을 무료하게 산다. 때를 기다린다. 연애할 때를 기다리고, 직장을 잡게 되면, 결혼을 하게 되면, 공부를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가게 되면, 유산을 받게 된다면 등. 대부분의 생각이 카이로스를 기다린다. 대신 직면한 순간을 놓친다. 인간의 딜레마라고 할 수 있다. 

시간은 간다. 허무한 인생 앞에 우리는 어떻게 할 것인가. 쾌락주의자는 오늘 먹고 마시자. 어차피 내일이면 죽는다. 그렇게 살 수도 있다. 어떤 이는 실존주의적으로 살 수 있다. 내게 주어진 기대치를 다 깨고, 내 존재를 확인하는 방법이다. 

내가 스스로 존재할 수 있는 힘과 같은 무모한 도전을 할 수도 있다. 가난한 학생이 웨이트리스로 일하다가 갑자기 실존을 알고 유니폼을 벗어 던지고 일을 그만두고 뛰어나갈 수도 있다. 설교자에게 많은 청중이 기대하는 바도 여기에 있다. 나는 내가 결정하는 주도권 아래에 있다고 깨달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생각하는 주체가 '나'라는 것을 존재하게 하고, 나를 규명한다. 

기독교는 어떠한가. 바로 이 순간, 여러분이 할 수 있다는 것이 있다. 거기에는 의미가 있다. 인간에게 하나님은 시간의 흐름에서 살도록 하셨다. 하나님의 영역은 다르다. 두 가지 중요한 것이 나온다. "하나님이 모든 것을 지으시되 때를 따라 아름답게 하셨다." 하나님은 아름답고 모든 것을 아름답게 하신다. 미적인 이야기만이 아니다. 진리와 감성, 모든 말씀도 아름답다. 

전도서 저자의 선언이 여기에 있다. 해 아래 새것이 없지만, 그 일상에 하나님을 넣으면 아름다워진다. 쉬지 말고 기도하라, 범사에 감사하라는 말씀을 왜 하나님께서 하실 수 있을까. 하나님 안에 나라는 존재가 규명된다. 우리는 하나님 없이 존재가 불가능하지만, 하나님은 우리 없이도 존재하실 수 있다. 전체적으로 의존적인 관계일 수밖에 없다. 

하나님을 부정하는 사람은 아버지 품에 안긴 아기가 아버지 뺨을 친다고 벤틀리라는 변증가는 이야기했다. 그렇다가 아버지가 놓으면 아기는 떨어진다. 

인간은 영원을 사모하는 마음을 주셨다. 시간 안에 살아가는 존재이지만, 시간을 초월하는 묵상을 허락하셨다. 시간 밖에 일을 묵상하게 하셨다는 말씀은 모순된 것처럼 보인다. 하나님은 영원부터 영원까지 있다. 우리는 시간대에서 몸부림친다. 오늘 아침에 경험한 죄와 고통에 힘들어 한다. 

내 모든 일상이 하나님 삶에 캡처되어 있다. 하나님의 마음속에 여러분이 다 캡처되어 있다. 하나님 입장에서는 내가 몸부림치는 것을 다 안다. 나는 이 순간의 죄 때문에 고민하지만, 하나님은 영원 속에서 나를 보신다. 나는 순간을 보지만, 하나님의 전체적인 시각 안에 우리는 연결되어 있다. 

일상 속에 벌어지는 모든 순간에 좌절하지 말라. 하나님이 여러분을 지으시고, 부르시고, 의롭다 하시고, 영화롭게 하셨다. 에베소서에 보면, 우리를 이미 하나님 보좌 옆에 앉히셨다. 우리는 이것을 믿고 산다. 그래야 우리에게 일상이 의미가 있다. 그래서 우리는 지금 하나님께 반응할 수 있다. 

회개해야 한다면, 지금 이 순간에 해야 한다. 바로 이때가 아름답게 하는 시간이다. 매 순간에 의미가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모든 순간이 하나님의 아름다우심, 선하심과 의도 안에서 모든 순간이 연결되어 있다. 하나님을 경외하고, 너의 삶을 즐겨라. 이게 전도서의 결론이다. 우리 일상의 결론이다." 

세미나와 강의를 진행할 강사 소개 시간. ⓒ<미주뉴스앤조이> 경소영

일상의 사람이 모인 토크 콘서트

컨퍼런스 둘째 날 백미는 '킹덤은 일상을 싣고' 순서였다. 킹덤 이사장 김종필 박사와 윤은혜 교수(템플대학교)가 진행하고, 킹덤에 참여한 20대부터 50대까지 참석자를 대표한 이들이 일상을 나누었다. 

약대에서 공부하며, 고단한 20대를 보내는 최유선 자매, 대학 졸업 후 취업해 누구나 생각할 일상을 사는 김현혁 형제, 음악을 전공하고 찬양으로 작은 교회를 섬기며 기뻐하는 강은혜 자매, 유학 온 남편을 따라 미국에 와서 삼시 세끼 밥상을 차리며 통일을 꿈꾸는 이다솜 자매, 청년인 딸을 따라 킹덤에 참석하기 시작한 김일환 집사, 참석한 목회자를 대표해 자리에 앉은 킹덤의 산 역사 이진석 목사 등 8명이 다양한 논의를 이어갔다. 

각자에게 일상은 무엇인지, 일과 영성은 어떠한 의미인지, 연애와 결혼 등 특별한 만남과 우정, 가족과의 관계, 킹덤 컨퍼런스 등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진솔한 이야기가 오갔다. 일상은 기쁨과 눈물, 믿음과 불신앙이 뒤섞였지만, 우리를 하나님나라로 이끄는 길이었다. (자세한 내용은 이어질 기사에 게재할 예정이다.) 

이번 집회에서 야심차게 준비한 '킹덤은 일상을 싣고'. 일상과 하나님나라를 이야기하며 함께 웃고, 많은 것을 느끼며 고민한 시간이었다. ⓒ<미주뉴스앤조이> 경소영

일상을 두고 고민하는 일상

둘째 날 오후 활동까지 마치고 나니 많은 생각이 들었다. 취재하며 많이 배우고, 배우면서 참가자들을 만났다. 짧은 일정을 보내며, 새로운 고민도 생겼다. 일상이 어떠한지 정확하게 정의하는 일에 도움을 받았다. 

우리는 어떠한 공부를 하고 싶은지, 어떠한 직업을 가지고 싶은지, 누구를 만나고, 누구와 울고 웃고 싶은지, 고민한다. 이는 실제 어떠한 일상을 살고 싶은지 고민하는 것과 같다. 우리가 지내고 경험하고, 만나고 교제하는 모든 순간이 일상인 탓이다. 결국 일상을 두고 고민하는 일상을 보낸다. 

우리는 일상을 회복해야 한다는 설교를 자주 접한다. 그런데 회복해야 할 일상이 주로 교회 활동과 맞추어져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이런 이유로 한 참석자와 인터뷰하면서 들려준 이야기가 가장 크게 남았다. 

"일상의 거룩함을 이야기하지만, 정작 필요한 건 거룩함이 일상을 회복해야 하는 것은 아닐까."  

부모를 따라온 아이들은 친구가 되어 함께 어울리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미주뉴스앤조이> 경소영
오후 시간에는 1시간 30분씩 두 번에 걸쳐 선택 세미나를 진행했다. ⓒ<미주뉴스앤조이> 경소영
집회를 마치고 일상을 어떻게 마주할 지 진지하게 고민하며, 강의 내용을 받아적는 참가자들. ⓒ<미주뉴스앤조이> 경소영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