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강석 목사를 욕하지 말자’
‘소강석 목사를 욕하지 말자’
  • 양재영
  • 승인 2017.02.12 12: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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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미국 조찬기도회 참석한 소 목사 논란에 대해
미국 국가조찬기도회에 참석한 소강석 목사(사진:새에덴교회 페이스북)

[미주뉴스앤조이(LA)=양재영 기자] 최근 미국의 국가조찬기도회를 다녀온 소강석 목사의 SNS 상의 언급이 누리꾼들의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소 목사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하나님의 은혜'로 헤드테이블에 앉아 트럼프의 연설을 3-4미터 앞에서 들을 수 있었다”고 감격해하며, “트럼프 대통령께서 ‘종교의 자유'를 역설하는 순간 ‘OK 할렐루야'를 외치며 기립박수를 칠 수 밖에 없었다"고 기술했다.  

다수의 교계신문들은 앞을 다투어 소 목사의 감동어린 소회를 토시하나 빼지않고 그대로 전달했다. 하지만, 많은 누리꾼들은 소 목사의 발언을 보며 “2년 연속 조찬기도회 화제의 인물로 등극했다"로부터 시작해, “박근혜로부터 시작해 트럼프로 이어지는 (소 목사의) 찬사를 보면 조찬기도회 영빨(?)이 장난이 아니다” 등의 비판적 시각을 보였다.

사실, 소강석 목사를 욕할 필요는 없다. 박근혜나 트럼프에 대한 찬사 정도는 조찬기도회 역사에 숫하게 존재했다.

조찬기도회를 처음 시작한 사람은 박정희 대통령이다. 재미있는 사실은 1966년 처음 조선호텔에서 열린 조찬기도회에 정작 박 대통령은 참석하지 않았다. 그의 불참 사유가 상당히 설득력이 있다.

조찬기도회 불참 사유에 대해 당시 측근은 “믿음이 있으면 은밀한 가운데 기도해야 하며 남을 도와주되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알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 원칙인데 현관(顯官·높은 벼슬)에 있는 사람들이 떠들썩하게 호화롭게 기도회를 갖는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기독교 정신에 어긋나는 것”이라고 전했다.(경향신문 1966년 3월12일자, 기도는 은밀한 가운데서)

하지만, 기독교정신 운운하며 불참했던 박 대통령도 이듬해에 열린 조찬기도회엔 참석했다. 조찬기도회가 정견을 발표하고, 여론을 호도하기에 적격인 ‘쓸만한 도구'라는 것을 간파했기 때문이다. 이후 조찬기도회는 정권에 면죄부를 주는 정치도구로 사용되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조찬기도회 하면 떠오르는 대표적인 목사가 두 분이 있다. 김준곤 목사(1925~2009)와 한경직 목사(1902~2000)이다.

1973년 10월 유신의 서슬퍼런 시절 수많은 기독교인들이 반대시위로 잡혀가던 중에 열린 조찬기도회에 참석한 김준곤 목사는 당시 설교에서 “10월 유신은 하나님의 축복을 받아 기어이 성공시켜야 하겠다... 10월 유신은 실로 세계 정신사적 새 물결을 만들고 신명기 28장에 약속된 성서적 축복을 받을 것이다”(<교회연합신보>1973년 5월 6일)라고 전해 그의 목회에 치명적 걸림돌이 되기도 했다.

한경직 목사의 1980년 조찬기도회 참석은 두고두고 신학계의 논란거리가 되고 있다.한 목사는 1980년 광주민중항쟁을 통해 정권을 장악한 신군부가 개최한 8월 6일 조찬기도회에 참석했다 . 중앙대학교 장규식 교수는 당시 조찬기도회에 대해 "광주의 숱한 인명을 학살하고 정권 찬탈에 성공한 당시 전두환 상임위원장의 장도를 축복하기 위해 '나라를 위한 조찬기도회'가 1980년 8월 6일 열렸다”며 전두환을 앞에 두고 군권찬탈에 대해 정당성을 부여하고 그의 장도를 축복한 한경직 목사 등을 비판했다.  

김준곤 목사와 한경직 목사가 누구인가? 그들은 학생선교회(김 목사)와 보수교계(한 목사)를 대표하는 한국 신앙의 거목들 아닌가? 그런 분들도 조찬기도회 앞에 마음 둘 곳을 찾지 못했는데, 하물며 소강석 목사에게 뭘 기대할 수 있겠는가?

이쯤되니, 한국에서 매년 열리는  조찬기도회 참석을 위해 오늘도 치열하게 정치싸움을 벌이고 있는 미주 한인 교계지도자들의 행보가 이해 못할 것도 없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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